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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계, 5G 중간요금제·금융사 진출 '이중고' 이통사와 가격 변별력↓ 신규 사업자 저가 공세…eSIM 시장 잡아 위기 돌파할까

이장준 기자공개 2022-08-05 09:33:29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3일 08:15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통신사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알뜰폰(MVNO)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는 주요 고객층의 일부 이탈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KB국민은행에 이어 토스까지 신규 사업자로 저가 공세에 나설 예정이라 알뜰폰 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팍팍한 업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음 달 시작될 이심(eSIM, embedded SIM) 서비스를 통해 '세컨 폰'에 대한 니즈가 있는 고객을 유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통사 5G 중간요금제 출시, '메기' KB·토스 등장 악재 겹쳐

SK텔레콤은 오는 5일 신규 5G 요금제 5종을 출시한다. 5G 일반 요금제 3종(4·5·9만원대)과 온라인 전용 요금제 2종(3·4만원대) 등 총 5종이다. 정부가 SK텔레콤이 제출한 요금제를 수리하면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데이터 10기가바이트(GB)에 해당하는 요금제 다음으로 110GB 데이터를 지급하는 요금제가 있었기에 공백 구간을 보다 촘촘하게 채우게 됐다. 중간요금제를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이른 시일 내에 5G 중간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비슷하지만 SK텔레콤 요금제보다 조금 저렴하거나 데이터를 더 지급하는 식으로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5G 중간요금제가 도입되면 기존 5G 이용 고객이 더 저렴한 요금제로 갈아타려는 움직임과 기존 LTE 고객이 비슷한 가격으로 5G 시장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함께 나타날 전망이다. 전자는 이동통신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Average Revenue Per User)을 떨어트리지만 후자의 경우 ARPU를 되레 개선할 수 있다.

*출처=SK텔레콤

알뜰폰(MVNO) 사업자들도 여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렴한 통신비를 원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그동안 알뜰폰 사업자들도 5G 요금제를 제공했다. 요금 격차가 줄어든 만큼 고객 접점이 많고 편리한 이동통신사 요금제로 갈아타려는 기존 LTE 및 5G 알뜰폰 고객의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주 고객층이 연령대가 점점 내려가 셀프 개통도 손쉽게 하는 MZ세대가 주축이 됐다"며 "5G 중간요금제가 나오면 몇천 원 더 내더라도 유통망이 많고 고객센터가 잘 갖춰져 편리한 이통사 서비스로 옮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통 3사 고객은 대체로 단말기 약정에 묶여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알뜰폰 시장에서 아직 5G가 주력이 아니다 보니 가입자가 많지 않다"며 "단말기를 새로 구입하는 고객을 제외하면 영향이 클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사업자에게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금융업종에서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며 '메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과 금융은 빌링 시스템(Billing system)이 유사해 이를 결합했을 때 고객 록인 효과가 크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4월 금융권 최초로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 M)'을 선보였다.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에 재지정되며 내년까지 알뜰폰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기존 LG유플러스 외에 SK텔레콤과 KT로 망 제휴를 넓히기로 했다.

리브엠은 영업손실을 감수하는 시장 파괴적인 요금제를 제공하면서 알뜰폰을 본업으로 삼은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달 토스가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머천드코리아가 20년간 쌓은 노하우를 그대로 흡수하며 시행착오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토스 역시 "가계 통신비 절감 마중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저가 공세에 나설 것을 암시했다.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도매대가에 못 미치는 요금제를 유지하면서 출혈 경쟁을 이끌고 있다"며 "후발주자인 토스 역시 파격적인 요금제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9월 eSIM 서비스 열려, '1폰 2번호' 시대 기회

다만 알뜰폰 사업자에게 새로운 기회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1일부터 국내 스마트폰 이심(eSIM)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7월부터 이통사, 제조사, 유관기관과 이심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이심 도입 방안을 마련했다. 이심은 유심(USIM)과 동일한 역할을 하지만 단말기에 내장된 칩에 이용자가 QR코드 등을 활용해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는 형태의 모듈을 말한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를 활용하면 하나의 단말기에 듀얼심(eSIM+USIM)을 쓰는 게 가능해진다. 휴대전화 하나에 2개의 번호를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일상용·업무용, 국내용·해외용 등 용도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으니 단말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휴대전화 보급률은 99%에 이르는 만큼 세컨 폰(second phone)을 쓰는 경우도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듀얼심을 활용하면 복수의 통신사를 이용할 수도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 고객이 단말기를 추가로 구입하지 않아도 알뜰폰 사업자의 이심을 다운받아 저렴한 요금제로 또 다른 번호를 개통해 이용할 수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심을 활용하면 세컨 폰을 이미 쓰고 있거나 수요는 있지만 단말기 비용이 부담된 고객을 흡수할 수 있다"며 "알뜰폰 시장도 이들 고객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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