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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로젠, 1년간 지배구조 개편으로 M&A 포석 작년 적자 사업 분할, 바이오 사업 통합

최은진 기자공개 2022-08-18 10:23:44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08:3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에이프로젠은 지난 1년여 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오 사업 외 제철설비 등이 한데 모여 운영되는 조직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적자 사업을 떼어내는 작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비상장기업이던 에이프로젠은 우회상장을 하게 됐고 그룹 내 수백억원에 달하던 적자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이프로젠은 17일 공시를 통해 '경영권 변동도 수반할 수 있는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달방식은 3자배정 유상증자가 유력하게 꼽힌다.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의 신속한 글로벌 임상 및 품목허가 진행,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등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에이프로젠이 약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이프로젠그룹은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정리 작업을 추진해 왔던 점은 이번 거래의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로 양분 돼 있던 주력 계열사를 단일화 시키는 절차를 밟았다. 이를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에이프로젠은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했다.

당초 에이프로젠은 김재섭 회장이 최대주주인 지베이스라는 회사를 모기업으로 비상장 기업인 에이프로젠과 상장기업인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로 구분됐다.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는 금속가공사업을 담당했다.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의 경우 지베이스를 통해 2017년 인수한 회사다. 에이프로젠의 상장을 추진하다 좌절되자 우회상장을 염두에 두고 추진한 건이다. 주력 사업은 하드페이싱(Hardfacing)·원자력 특수보온 등 단열공사 사업이다. 하드페이싱 사업의 경우 국내 1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연간 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꾸준한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당초 목표와는 다르게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를 통한 우회상장은 4년간 추진되지 못했다. 합병비율 및 주주가치 제고 등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와 에이프로젠의 합병비율 및 기업가치 산정 문제에서 금융당국과의 입장 차가 있었다. 결국 2020년 말 양사 합병 철회를 공식 선언했다.

그 사이 에이프로젠은 영업적자로 전환됐고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는 수백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이 필요한 에이프로젠은 전환사채(CB) 발행과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에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식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에이프로젠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단행하면서 비로소 우회상장의 과제를 풀게 됐다. 작년 6월 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가 보유하고 있던 단열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해 에이프로젠아이앤씨라는 이름의 자회사로 삼았다.

단열사업은 2019년까지만 해도 연간 약 80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였지만 지난해 절반가량 축소됐고 1억원 규모의 적자도 냈다. 신규거래처 발굴에서 난항을 겪은 탓이다. 잘 안되는 사업을 따로 떼어내고 핵심사업인 하드페이싱과 신사업인 바이오만 남겨둔 데 따라 사명을 에이프로젠메디신으로 변경했다.

작년 9월부터는 에이프로젠메디신을 통한 에이프로젠의 흡수합병 안을 추진했다. 수년 전 합병을 추진할 당시만 해도 에이프로젠의 몸값을 1조6000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이번엔 9300억원으로 절반가량 몸값을 낮췄다. 적자실적을 내고 있는데다 신약파이프라인에 대한 실패 가능성, 경쟁이 치열해지는 업계 분위기 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합병은 지난달 완료됐다. 합병사명은 에이프로젠이다.


지배구조 정리를 통해 에이프로젠그룹은 손실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반기 기준으로 많게는 수백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적자사업 분할 및 바이오사업 통합 등으로 경영 효율성을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프로젠(구 에이프로젠메디신)은 올해 상반기 437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이며 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19억원으로 예년 수준대비 큰폭으로 축소됐다.

따라서 업계는 지난 1년간의 지배구조 개편은 투자자를 찾기 위한 포석을 갖추는 행보였다고 평가한다.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캐시카우 사업을 연결해 손실폭을 줄이는 한편 중복비용을 축소하는 방안이었던 셈이다. 또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감안해 에이프로젠을 상장사 지위로 올려놓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도 보인다.

에이프로젠그룹 고위 관계자는 "투자자를 찾기 위한 과정을 추진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한 것"이라며 "바이오 시밀러 및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고 이를 위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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