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SI 진출 스토리]롯데쇼핑, '기업사냥 본능' 전략투자도 M&A 연장선'한샘·중고나라' 지분출자 승부, 기업가치 제고 '시너지 창출' 모색
이윤정 기자공개 2023-03-14 08:09:39
[편집자주]
국내 주요 유통사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벤처업계 큰손으로 등장했다. 신사업 발굴과 맞물려 본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업종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략적투자자(SI)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각 유통기업에 진출한 SI 현황과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투자전략은 비교적 명쾌하다. 협력 관계 구축 보다 최종 인수를 전제로 투자에 나선다. 그룹 계열사와 조화를 이루고 전략적으로 상호보완이 가능한 기업을 투자 후보로 낙점한다. 스타트업과 초기기업 보다 중기를 넘어선 기업들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투자 횟수가 많지 않지만 딜(Deal) 규모가 큰 편이다.2021년 중고나라에 이어 2022년 대형 딜로 꼽히는 '한샘' 투자에 참여했다. 한샘에 투자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이들과 협업을 확대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예정이다.
◇ M&A 염두 투자, 대규모 실탄 투입 기업가치 제고 적극
롯데쇼핑 관계자는 "우리는 전략적투자를 활발하게 하는 기업이 아니다"며 "대신 인수를 전제로 지분 투자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롯데쇼핑은 증권사와 사모펀드 등 금융투자회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롯데쇼핑은 2021년 국내 1위 온라인 중고거래업체인 중고나라를 인수했다. 전체 거래금액은 1150억원으로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가져갔다. 전체 거래대금 1150억원 중 200억원을 책임졌다.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롯데쇼핑은 다른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로 향후 중고나라 인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2022년에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손을 잡고 가구회사 한샘에 투자를 단행했다. 기구 및 리빙 산업 진출 필요성이 커지자 한샘을 낙점했다. 하지만 대주단에 담보로 제공한 한샘 주식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추자 담보 제공 상황이 발생했다.
롯데쇼핑은 내년 6월까지 LTV 테스트 면제 등을 요구하며 IMM PE와 함께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이어 한샘을 완전히 인수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포트폴리오에서 가구 및 리빙 부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경쟁 유통사들과 비교하면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까사를, 현대백화점은 현대리바트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만 가구및 리빙 사업이 없다. 한샘 인수로 이 부분을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한샘·중고나라' 시너지 논의 속도, 계열사들과 정기회의
롯데쇼핑은 올해 이들 투자기업과 협업을 강화한다. 중고나라의 경우 투자 3년차가 됐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너지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나라는 지난해 중고거래 플랫폼 '라이트브라더스', 유·아동복 리세일 업체 '코너마켓'에 투자를 단행하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중고나라 지분 인수 후 롯데쇼핑과 중고나라는 상호 시너지 협업 방안을 모색해 왔다. 결과물이 최근 선보인 '세븐픽업' 서비스다.
올해 1월 중고나라와 세븐일레븐은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인 세븐픽업을 출시했다. 세븐픽업은 중고거래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세븐일레븐 점포를 통해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지역의 주요 250여개 점포에 2주간 시범 운영됐다.
시험 운용기간 250여곳 점포에서 1000개 이상의 상품이 등록되자 세븐픽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그룹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활용해 중고나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샘에 대해서도 다양한 협업이 논의되고 있다. 롯데쇼핑 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접점이 많은 만큼 중고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협업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샘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그룹 유관 계열사들과 매월 정기회의를 통해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올해 오프라인 매장 확대, 온라인 리빙 컨텐츠 강화, 가전-가구 콜라보 매장, PB 공동상품 개발 등이 중점 사업으로 설정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한샘과 시너지 창출에 나설 예정이다"며 "고객 데이터 등을 활용한 협력 등 중장기 관점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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