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기조' 동화약품, 1000억 실탄 M&A 정조준 120여년 역사, 2020년 메디쎄이 '첫 인수'…사업 다각화 목적 M&A 추가검토
임정요 기자공개 2023-03-16 12:42:45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0: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외부 자금 조달을 최소화한 '무차입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동화약품이 1000억원 남짓의 실탄을 가지고 추가 M&A를 노리고 있다.1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타법인 인수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자체 보유한 현금 및 예금이 충분하고 이미 논의를 진행 중인 인수건이 있어 연내 M&A 소식이 들릴거란 관측이다.
◇126년 역사 '최장수 제약사'…1300억원 웃도는 유동성
동화약품은 1897년 설립된 국내 최장수 제약사다. 까스활명수(소화제), 판콜(감기약)을 주요 품목으로 연간 3000억원대 매출과 3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유동성은 1300억원대였다.

동화약품은 오너 3세인 윤도준 회장이 등장한 2000년대 후반부터 외부 자금 조달을 최소화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무차입 경영을 지향하는 만큼 작년 3분기 말 총차입금은 89억원에 그쳤다. 단기차입금은 35억원, 장기차입금은 4억원이었다. 순차입금은 최근 5년간 마이너스(-) 1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내역은 없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415억원, 예금까지 합하면 1000억원 남짓의 실탄을 보유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동화약품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좋은 브랜드와 탄탄한 캐시카우를 키웠다"며 "자체 보유 현금으로 사업 확장을 위한 M&A를 시도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메디쎄이 인수로 쏘아올린 M&A 신호탄, 오너 4세 드라이브
동화약품은 매출의 50% 이상이 일반의약품(OTC)에 쏠려 있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게 숙제다. 제로베이스에서 신사업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M&A를 통한 발빠른 진출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동화약품은 2018년부터 타법인 지분투자가 활발해졌는데 이는 오너 4세인 윤인호 부사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된 시기와 맞물린다.
윤 부사장 체제 하에 집행된 투자 중 동화약품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메디쎄이다. 동화약품 120여년 역사 가운데 첫 M&A 사례다.
메디쎄이는 2003년 설립된 척추 임플란트 회사로 2020년 동화약품에 인수됐다. 당시 인수가는 196억원이었다. 작년 3분기말 기준 동화약품이 메디쎄이 지분 60.82%를 보유하고 있다.
본래 척추 임플란트 시장은 미국의 스트라이커(Stryker), 메드트로닉(Medtronic)이 과점하고 있었다. 메디쎄이는 국내에서 카피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기술력을 쌓으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키워 주목 받았다.
동화약품이 인수를 결정할 즈음에는 국내 1위 척추 임플란트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메디쎄이는 창업주인 고(故) 장종욱 전 대표의 별세로 인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동화약품은 메디쎄이 인수로 '의료기기' 사업에 단숨에 뛰어들었다. 기존에 미미했던 해외매출도 메디쎄이를 통해 100억원대 규모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동화약품 2022년 연매출은 34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33% 늘었고 순이익도 215억원으로 10% 증가했다. 동기간 메디쎄이는 매출 244억원, 영업이익 34억원, 순이익 40억원으로 연결실적에 기여했다.
M&A를 통해 실효를 본 동화약품이 다음 기업인수로 어떤 매물을 살필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알에프세미, 진평전자 LFP 배터리 국내판권 평가·이전 마쳐
- [건축자재 기업 돋보기]암울한 시멘트·레미콘업체, 기댈 구석 '가격인상뿐'
- [i-point]바이브컴퍼니, 한국형 생성 AI 언어모델 'VAIV GeM' 공개
- [2023 BIO USA]바이오 최대 박람회 D-1, 삼성바이오로직스 韓 유일 스폰서
- [On the move]전고체 승부수 준비하는 SK온, 수율도 잡는다
- 동국제강그룹 분할 출범 3사, 이사진 살펴보니
-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성공시켜라...인사전략 '주목'
-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HL만도, 준수율 같았지만 달라진 내부통제정책
- [지속가능경영 리뷰]HD현대오일뱅크, 전기차 충전 사업 '축소'...다음 스텝은
- 현대미포조선, 흑자전환 과제 '저가물량 해소'
임정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의 신약 꿈, 에피스의 고민]신약과 IPO,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보완적 관계
- [삼성의 신약 꿈, 에피스의 고민]1조 임상개발비 '본전회수' 촉각…암초 피해가기
- [삼성의 신약 꿈, 에피스의 고민]신약연구 수행 선행개발본부, 강소조직의 은밀한 움직임
- [삼성의 신약 꿈, 에피스의 고민]바이오사업, 제2 반도체로 육성...시밀러만으로 어렵다
- '신약에 진심' 일동제약, L/O 성과 낼까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케미컬의약품 위주 R&D 종근당, '당뇨'에 포커스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초기물질 많은 한미약품, 무형자산 인식은 '아직'
- 종근당, 9월 특허만료되는 자누비아 왜 L/I했나
- [바이오코리아 2023]일진의 신약개발 의지, 바이오텍 만난 허진규 회장
- SK바이오팜, '직판' 전략 3년…엔데믹에 꽃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