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친환경식품기업 '포프리'를 두고 식품업계 굴지의 두 대기업인 하림과 hy(옛 한국야쿠르트)가 인수합병(M&A)를 추진하다가 막판에 중단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투자은행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림과 hy는 최근 포프리 인수 및 투자를 저울질했지만 각각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포프리 투자에 나선 것은 하림이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직접 포프리를 실무진에 소개해 투자 검토에 착수했다는 후문이다.

종합식품기업 변신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김 회장은 일반 소비자대상거래(B2C)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이다. 개인 소비자를 겨냥해 '더 미식'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라면, 밥, 간편식 등 대중적인 메뉴의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번 포프리 인수 추진도 B2C사업 확장을 꾀하는 김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출발한 하림에게 계란은 생소하지 않은 상품인데다 친환경방식은 하림의 프리미엄 전략과도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하림은 김회수 포프리 대표이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검토했다. 포프리에 대한 기업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포프리 측이 희망했던 가격과 실사 후 하림에서 평가한 기업가치가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포프리 측이 희망한 기업가치는 12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실사 후 하림이 책정한 기업가치는 포프리 측이 희망한 가격보다 한참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하림은 포프리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 그 사이 유통전문기업 hy도 포프리에 관심을 보이며 투자 검토에 착수했다. 대신 hy는 인수가 아닌 전략적 투자 또는 제휴 차원로 접근했다.

거래 관계자는 "하림이 포프리 인수 중단 쪽으로 기울고 있을 때 hy가 관심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hy가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우는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배달하는 품목으로 포프리 주요 제품들을 흡수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포프리는 친환경 상품들로 프레딧 배송대행 서비스 프리미엄 상품 강화효과도 기대됐다.

하지만 hy 역시 최근 투자 검토를 중단했다. hy 측은 "포프리 투자 검토를 진행한 것은 맞다"면서도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투자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포프리가 취급하는 상품 중 다수가 프레딧 상품과 중복돼 시너지가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전라남도 화순에 위치한 농업회사 포프리는 2000년 설립됐다. 친환경식품기업으로 사명 포프리는 'Four Free'의 의미로 비유전자 조작곡물, 무항생제, 무바이러스, 비린내가 없는 계란사업 등을 주업으로 한다. NON-GMO 순수 곡물 사료를 먹고 사양 관리를 받은 닭을 통해 얻은 계란을 집란 후 24시간 내 즉시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계란을 시작으로 두부, 콩나물, 쌀, 김, 포프리밥, 도토리묵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해 정기 구독을 통한 '1일 배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