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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신사업 점검]'하림지주→글라이드→에코캐피탈' 활발한 CP 거래 눈길창업주 2세 김준영 '올품' 기반 에코캐피탈 지배, '배당금' 실탄 활용

이우찬 기자공개 2023-02-15 09:52:52

[편집자주]

1978년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하림그룹이 육류가공은 물론 유통, 물류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랜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모펀드와 파트너십을 비롯한 인수합병(M&A), 자본 출자 등 방법과 영역을 가리지 않고 변신을 모색 중이다. 여전히 하림은 성장에 목마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공격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하림그룹의 현주소와 남은 과제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정간편식(HMR) 등 온라인 플랫폼사업을 하는 글라이드는 초기 단계로 모기업에서 운영자금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기업이 에코캐피탈이다. 하림그룹의 여신전문금융회사로 2010년 4월 설립됐다. 지주회사의 지배를 받는 기업이 아니지만 글라이드를 포함해 하림그룹 계열사에 지속적으로 기업어음(CP)을 매도해 상당 부분의 자금을 운용한다.

◇글라이드, 모기업 유상증자 받고 에코캐피탈 CP 매수

2019년 6월 설립된 글라이드는 D2C(Direct to Consumer) 모바일 플랫폼이다.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으로 외부 차입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사 자금 거래로 사업 확장을 꾀한다. 엔에스쇼핑 자회사였으나 작년 지배구조 개편 후 하림지주 종속기업으로 바뀌었다.

글라이드는 1월 13일 모기업 하림지주에서 140억원을 수혈했다. 이 자금으로 3일 후 에코캐피탈에서 50억원짜리 CP를 6개월 만기로 매수키로 결정한다. 할인율은 5.5%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10일 에코캐피탈에서 40억원을 7.7% 이자로 차입했다. 요약하면 은행에서 7.7% 이율로 돈을 빌렸고 유상증자로 자금을 모기업에서 받아 다시 같은 곳에 5.5% 예금을 든 셈이다.

글라이드의 매출은 2019년 1600만원에서 2020년 6억원, 2021년 41억원으로 늘었지만 순손실은 2019년 8억원에서 2020년 32억원으로 불어났다. 2021년 순손실은 81억원에 이른다. 작년 9월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43억원, 72억원이다. 지속되는 적자에도 모기업에서 지원받은 자금 상당 부분을 계열 여신전문금융사에 투자하는 셈이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글라이드 자금 운용에 관해 "모기업에서 유상증자로 자금을 유치해 투자 단계에 따라 당장 필요하지 않은 자금을 예치해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엔에스쇼핑도 지난달 에코캐피탈에서 150억원의 1년짜리 CP를 매입했다. 할인율은 5.5%로 동일했다. 작년에도 계열사의 에코캐피탈 CP 매입은 활발했다. 주원산오리, 하림푸드, 하림펫푸드, 한강식품 등이 60억~130억원의 CP를 매입했다. 할인율은 3~5.3%로 3개월짜리부터 1년짜리 등 다양했다. 2021년에도 8차례 계열사 CP 매입 거래가 있었다.

재무안정성이 부족한 계열사도 CP 매입에 나선다. 하림펫푸드 등이 해당한다. 2017년 4월 제일사료의 반려동물 식품사업부문이 물적 분할해 설립된 곳이다. 2020년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21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처음 흑자를 달성한 업체였다. 2021년 말 누적 결손금은 241억원이다. 2021년과 지난해 각 60억원짜리 CP를 에코캐피탈에서 매입했다.


◇에코캐피탈 배당성향 60%, 오너2세 지배 회사 재원 활용

여신전문금융사인 에코캐피탈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아들 준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의 100% 종속기업이다. 작년 3월말 기준 차입부채는 발행원금 기준 1806억원이다. CP 1096억원(60.7%), 금융기관 차입금 510억원(28.3%), ABCP 150억원(대출채권 담보), 회사채 50억원으로 구성됐다. 조달 구조상 CP와 금융기관 차입금 비중이 크다. CP 발행액 중 346억원을 계열사를 통해 모집한다.

에코캐피탈은 하림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축산업 관련 법인·개인사업자 대출, 대부업체 대출 등을 취급한다. 사업으로 벌어들인 자금은 배당을 거쳐 준영 씨 소유의 올품으로 간다. 계열사 CP 거래를 포함한 에코캐피탈의 자금 운용 등 사업으로 생긴 이익은 준영씨가 지배하는 올품의 핵심 수익원으로 분석된다.

에코캐피탈은 2021년 순이익 74억원 중 45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60.8%다. 2020년에는 순이익 59억원 중 4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배당성향은 67.8%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6월 보고서에서 "배당성향이 높아 이익 적립에 따른 자본확충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라고 평가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에코캐피탈은 그룹 계열 주요 사업과 연관된 축산대출을 주로 하는 곳으로 지속가능성이 필요하고 계열사 CP 매도는 서로 이익이 되는 거래"라며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한 공시 사항이며 금융당국에서 철저히 감독하는 사항으로 문제 없는 거래"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하림지주 관계자는 "지주 밖에 있는 에코캐피탈의 자금 거래에 관해 잘 알지 못한다"며 "자금 운용은 각사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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