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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지주 CFO가 짊어진 '황금알' 활용법 [thebell note]

이민호 기자공개 2023-03-20 07:28:1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오션의 위상 변화는 상전벽해라고 할 만하다. 팬오션은 10년 전 회생절차에 진입했던 회사다. 2015년 하림그룹으로 편입된 직후에도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는 못했다. 반등이 본격화된 것은 2021년부터다. 2000억원 안팎이던 영업이익(연결)이 2021년 5730억원이 되더니 지난해 7896억원으로 뛰어올랐다.

결실은 배당으로 나타났다. 하림그룹 편입 이후 2020년에서야 267억원의 첫 결산배당을 실시했다. 2021년 535억원이었다가 지난해 802억원으로 확대됐다. 하림지주는 지분율(54.72%)대로 다음달 수취할 배당수익만 439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배당수익(458억원)과 비슷하다. 늘어난 팬오션 지분가치는 담보로서의 활용도도 높였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하림지주가 담보로 제공한 팬오션 주식은 2억467만2079주로 전체 보유분의 70%에 육박한다.

팬오션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림지주가 팬오션을 인수할 때 일으킨 인수금융만 5680억원이다. 이 여파로 팬오션 인수 직후인 2015년말 하림지주 부채비율(별도)이 200% 턱밑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하림지주는 인수금융 전액을 불과 2년 만에 모두 털어냈다. 인수금융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조명받은 인물이 그룹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고 있는 천세기 경영지원팀장 전무다.

천 전무의 지금까지의 성과는 인정받을 만하다. 인수금융 조달 직후인 2016년 하림지주가 보유하고 있던 일부 계열사 지분을 자금여력이 충분한 선진 등 다른 계열사가 사들이는 방식으로 일부 상환자금을 마련했다. 이어 2017년 6월 하림지주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켜 공모자금으로 남은 인수금융을 모두 상환했다. 하림지주가 차입부담을 털어내는 동안 팬오션은 장기운송계약과 LNG 운송사업 확대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갔다.

다만 올해라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하림그룹 우량 계열사로 하림지주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선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이 전년 대비 감소했고 팜스코는 적자전환했다. 엔에스쇼핑은 엔에스지주 분할을 기점으로 재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년과 달리 하림지주의 자금부담을 우량 계열사들에 전가할 여력이 줄었다는 뜻이다.

팬오션으로부터 거둬들인 단비 같은 결실을 천 전무가 어떻게 활용할지가 올해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양재 물류단지를 개발하는 하림산업이나 가정간편식(HMR) 플랫폼 글라이드, 외식업체 엔바이콘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한 하림지주의 자금지원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그룹 내 자본재분배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온 천 전무의 또 한 번의 묘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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