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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 "키워드는 욕망을 보는 창"KB은행·아모레에 '리스닝마인드-허블 솔루션' 제공…50억 시리즈A 투자 유치

김진현 기자공개 2023-03-23 08:30:43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검색 키워드 안에는 사람의 욕망이 담겨져 있다. 검색어의 80%가 두 단어로 이뤄진다. 앞에 오는 키워드는 욕망의 대상이고, 뒤에 오는 키워드는 알고싶은 관심사를 드러내준다. 예컨대 '휴대폰 가격'을 검색하는 경우 '휴대폰'은 욕망의 대상이고, '가격'은 현재 관심사를 알려준다. 짜장면은 욕망의 대상이고, 맛집은 내가 알고 싶은 키워드를 보여준다. 검색 키워드를 통해 사람들의 속마음, 욕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허블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다."

어센트코리아가 운영하는 인텐트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허블'은 우주망원경인 허블에서 이름을 따왔다. 우주망원경 허블은 칠흑같은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기구다.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사진)는 인간의 내면 속 '딥 스페이스(deep space)'를 탐구할 수 있는 솔루션이란 의미로 '허블'을 차용했다.

어센트코리아는 최근 신한벤처투자, 다올인베스트먼트, 티인베스트먼트 등을 통해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박 대표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리스닝마인드-허블 솔루션을 활용해 다양한 고객 풀을 확대함과 동시에 솔루션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마케팅 솔루션 협업 중 창업 아이디어 얻어 '플립'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어센트코리아 본사에서 최근 만난 박 대표는 마케터로 활동하며 데이터 비대칭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으며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제일기획, 라이코스(SK커뮤니케이션즈), 넥슨 재팬 등을 거치며 광고 총괄, 마케팅 등을 담당했다. 넥슨재팬 등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지훈 이사와 공동창업을 해 어센트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어센트코리아는 피봇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은 회사다. 박 대표와 김 이사는 2006년 일본 도쿄에서 '어센트네트웍스'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엔 모바일 기기 관리(MDM) 서비스를 출시해 사업을 하고 있었다.

어센트코리아가 현재의 사업 모델을 찾게 된 계기는 삼성전자와의 협업 덕이었다. 제일기획 출신의 박 대표에게 삼성전자 일본 사업부를 통해 마케팅 협업 제안이 오면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을 찾던 게 '리스닝마인드-허블'의 출발이 됐다.

그는 "삼성이 2013년경 갤럭시S3를 일본에 출시하면서 마케팅 협업 제안이 왔다"며 "당시 일본에는 모토로라, 소니, 애플 등 다양한 휴대폰 브랜드가 이미 어느 정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키워드를 통해 그 안에 공통적인 니즈(수요)가 무엇인지 확인하려 했다"고 말했다.

당시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의 발달이 더뎠던 시기였기 때문에 박 대표는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구글, 야후재팬 등 키워드를 모두 수작업으로 수집해 모았다. 이 과정에서 매핑을 하고 키워드 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구글, 네이버 등 검색엔진들이 파워를 가진 건 다수의 욕망을 모두 샅샅이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들이 가진 정보를 활용하면 기업들에게도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박 대표는 "그때부터 데이터를 모아야겠다고 생각해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일에 착수했다"며 "점점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현재의 리스닝마인드 허블 솔루션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을 준 인물이 줌인터넷 대표를 지낸 박수정 라이브데이터 대표다. 박 대표는 '이글루스'라는 블로그를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는 줌닷컴, 현대카드 디지털 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지낸 뒤 현재는 인공지능 기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브데이터를 창업했다.

박 대표는 친분이 있던 박수정 대표와 만나 어센트코리아가 하려는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던 중 인터넷 포털, 블로그 등을 개발할 당시 알던 인력들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고급 개발 인력을 충원하게 되면서 어센트코리아의 솔루션 개발에는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는 "박 대표를 2000년대 초반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런 사업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더니 아이템이 재미있다며 함께 일했던 멤버 중 프로덕트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인재들을 추천해줬다"며 "회사가 투자 유치를 위해 플립을 하면서 거버넌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센트코리아는 2006년 어센트네트웍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해당 법인은 일본 도쿄를 본점으로 설립됐다. 2013년 한국 법인인 어센트코리아를 설립해 2021년 지배구조를 바꾸는 플립을 진행했다. 현재는 어센트코리아가 어센트네트웍스를 100% 지배하는 구조로 탈바꿈했다.

◇마케터가 궁금해하는 유입경로, 시각 데이터로 '한 눈에'

어센트코리아의 리스닝마인드-허블 솔루션은 키워드간의 연결성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컨대 '탈모샴푸'를 검색하면 어떤 키워드를 시작으로 탈모샴푸까지 유입됐는지 경로를 보여주기 때문에 마케터들이 궁금해할만한 키워드 타깃팅이 가능해진다.

어센트코리아, 리스닝마인드-허블 솔루션

고객의 욕구를 알고 싶어하는 중대형 광고대행사, B2C 소비재 기업 등이 어센트코리아의 주요 고객이다. 이노션, 펜타클, BAT, 와일리 등 광고사 외에도 KB국민은행, 삼성생명, 아모레퍼시픽, YG엔터테인먼트, 매일유업 등 기업도 어센트코리아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그는 YG엔터테인먼트를 예로 들며, 새로운 그룹을 출시할 때 고객들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거나 현재 데뷔한 그룹들의 이미지를 대중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툴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안과의 경우 리스닝마인드 허블 솔루션을 활용한 뒤 라식수술 건수가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며 "사람들이 어떤 키워드를 검색하다가 라식, 라섹 수술 결정을 내리는지 솔루션을 통해 확인하면서 관련 키워드를 넣은 콘텐츠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소셜미디어(SNS) 키워드를 활용한 마케팅 분석보다 키워드 분석을 통한 마케팅이 더 효과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SNS 상에선 적당히 꾸미며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만 키워드에는 가감없이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최근 경조사 모임 참석이 불편한 사람들이 '축의금 얼마'와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SNS상에서 잘 하지 않는 이야기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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