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하나은행]글로벌 교두보는 '소수지분' 투자 방식베트남투자개발은행 지분 15% 보유 …장부금액·지분법이익↑
박서빈 기자공개 2023-09-12 07:42:53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의 글로벌 투자 방식엔 차별화된 공식이 있다. 바로 소수 지분(Minority) 인수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투자가 대표적인 예다. 하나은행은 BIDV 소수 지분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BIDV의 지분 가치(장부금액)가 5년 새 4700억원 가량 뛴 데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BIDV '1조 딜'…지분 15% 인수
하나은행은 2019년 7월 22일 BIDV 지분 15%를 1조24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BIDV가 신주를 발행하면 하나은행이 이를 인수하는 계약 방식이었다.

당시 하나은행이 BIDV 소수 지분 투자로 BIDV에 들어간 배경엔 여러 방면에서의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 현지 은행을 인수해 법인 라이선스를 확보하더라도, 지점만 수백 개에 달하는 대형 현지 은행들을 이른 시일 내에 따라잡는 건 쉽지 않다고 바라본 것이다.
현지 법인 라이선스 확보하는 방법을 통해 베트남에 진출할 시 부실은행을 인수·합병(M&A) 한다는 부담도 소수 지분 인수를 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당시 베트남 정부가 46개에 달하는 은행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부실은행 M&A를 권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수 지분으로 글로벌 진출을 진행할 경우 추후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캐피털 게인(Capital Gain)은 물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라는 기대효과도 누릴 수 있다. 당시 하나은행이 BIDV 지분 인수에 나선 데에는 비은행이익 확장 의도가 깔려 있다. 5대 전략추진국가로 낙점한 곳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이다.
◇장부금액·지분법이익 상승…배당수익도 거둬
결과적으로 하나은행의 셈법은 통했다. BIDV의 장부금액이 성장세를 나타냈다. 2019년 말 기준 1조2730억원이던 장부금액은 2020년 말 1조1941억원, 2021년 말 1조4417억원, 2022년 말 1조6414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말에는 1조7402억원으로 늘어났다.
하나은행이 인식한 BIDV 지분법이익 역시 2020년 말 204억원, 2021년 말 1200억원, 2022년 말 1607억원으로 매해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말에는 334억원을 거두었다. 이는 같은 기간 하나은행이 올린 지분법이익(555억원)의 약 60%에 달하는 수준이다.

배당수익도 챙겼다. 하나금융은 2019년 실적에 대한 배당으로 2020년에 228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그다음해인 2021년에는 62억원의 배당금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점쳐진다.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경우 해외 자본의 자국 기업 투자 한도를 산업별 분류해 제시하는데, 은행업의 경우 외국인 지분한도(Foreign Ownership Limit)를 최대 30%로 제한하고 있다.
이때 외국계 금융기관 한 곳이 소유할 수 있는 지분은 20%까지다. 베트남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구주 내지 증권시장 거래 지분을 5% 매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셈이다. 물론 하나은행의 추가 지분 취득 계획은 아직 미정인 상태라고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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