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로이트안진이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바닥재 전문기업 녹수 매각에 숨은 도우미로 활약했다. 해외 마케팅에 집중한 매각주관사를 대신해 회계자문사 역할과 함께 국내 마케팅에도 일부 참여하며 유력 원매자 확보에 기여했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TPG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녹수 경영권 매각을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거래 대상은 TPG가 보유한 녹수 모기업 모림의 지분 65%다.

TPG가 녹수 경영권을 인수한 건 2017년 말이다. 이후 2022년 하반기부터 매각을 추진해오다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최종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TPG는 2022년 첫 매각 추진 당시 모간스탠리를 녹수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원매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하우스라는 점을 고려한 행보였다.

하지만 약 1년이 지난 뒤 BNP파리바 홍콩으로 매각주관사를 변경했다. 녹수가 높은 해외 인지도를 갖춘 만큼 해외 전략적투자자(SI) 위주로 마케팅을 진행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녹수는 럭셔리비닐타일(Luxury Vinyl Tile·LVT)로 불리는 고급 폴리염화비닐(PVC) 바닥재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사업자로 평가된다.

다만 TPG는 국내 네트워크가 약한 BNP파리바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국내 마케팅 일부를 매각 회계자문을 담당하는 딜로이트안진에게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정식 매각주관사 지위를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원매자들과 소통을 일부 담당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TPG의 ‘투트랙’ 전략은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최종 원매자로 확보하며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딜로이트안진과 TPG의 신뢰 관계는 상당히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TPG가 화장품 용기업체 삼화를 인수하는 거래에서도 인수 회계자문을 담당했다.

딜로이트안진은 녹수 매각이 완료될 경우 대규모 회계자문 실적을 추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녹수 매각 협상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제안한 4000억원 중반대를 최소 가격으로 설정하고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딜로이트안진이 올해 1분기 완료한 회계자문 거래 규모의 80% 수준에 해당한다. 딜로이트안진은 더벨 리그테이블 완료 기준으로 올해 1분기 약 6231억원 규모의 거래에 회계자문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