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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다크호스' 된 에어인천, 경영 방향타 쥔 소시어스인수 이후 이사회 재구성…산업은행 출신 다수, 배후 영향력도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4-04-22 14:25:43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인천은 201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화물운송 전문 항공사다. 쉽게 말해 여객시장이 아닌 항공화물 시장에 특화된 저비용항공사(LCC)로 보면 된다. 당시 자본금 50억원과 보잉 737-400SF(최대 적재용량 18t) 1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대형 화물기보다 기동성과 가격 측면에서 효율적인 중소형 화물기를 활용, 대형항공사들이 소화할 수 없는 화물 시장을 빠르게 공략했다. 노선도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으로 확대하며 화물열차나 육상운송 수요를 흡수했다.

탄탄한 성장세를 구가했다. 에어인천은 2016년 매출 179억원에서 2021년 567원으로 늘었고 화물 운송 수요가 급증한 2022년는 1080억원을 기록했다. 수십억원 수준이던 자산총계는 300억원을 넘어섰고 1대에 불과했던 화물 전용기도 4대까지 늘었다.

자연히 사모펀드(PE)가 투자를 선호하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2022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소시어스는 에어인천 최대주주인 박용광 창업자 지분 88.9% 중 51%를 약 750억원에 인수했다. 시장은 에어인천의 전체 지분 가치를 1500억원으로 매겼다.

소시어스는 경영참여를 위해 에어인천 이사회도 재구성했다. 에어인천 새 대표이사에 항공기금융 전문가인 이승환 대표를 앉혔고 기타비상무이사엔 이병국 소시어스 대표, 김락구 부사장 등을 선임했다. 감사로는 한대우 전 KDB산업은행 상임이사를 지명했다.


기존 에어인천 인사로는 박용광 창업주만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남았다. 소시어스가 특유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요 의사 결정을 전담하면서도 박용광 창업주가 이사회에 남아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방지하는 구조가 짜인 셈이다.

소시어스가 경영의 방향타를 잡은 뒤 많은 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최근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예전 같았다면 에어인천의 '자금력'으로는 말이 안 된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의 가격을 5000억원 정도로 본다.

에어인천의 작년 말 자산총계는 290억원에 불과하고 보유 현금은 99억원 수준일 만큼 재무가 취약하다. 에어인천이 수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해도 총 11기의 화물기를 보유한 화물 사업부를 인수하는 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일 수밖에 없다.

소시어스가 '든든한 뒷배'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화물 사업부 인수는 에어인천의 기업 가치를 가장 빠르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시어스는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는 전략적 투자자(SI) 인화정공과 함께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소시어스는 화물 사업부 인수를 위해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이하 한투파PE)를 재무적 투자자(FI)로 확보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투파 PE본부는 대형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소시어스의 자금 조달 능력을 충분히 보완해 줄 것으로 평가된다.

에어인천은 국내 유일의 화물운송 전문 항공사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물려받아 경영하기에도 가장 무리가 없는 후보로 꼽힌다. '자금력'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사업적 연관성이 가장 높은 에어인천의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특히 에어인천 기타비상무이사인 이병국 소시어스 대표는 경북대 법학과를 거쳐 산업은행에서 일했다. 한대우 감사 역시 산업은행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만큼 화물 사업부 인수전 배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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