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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진검승부]빨라지는 인재 수혈, 불붙는 사업 확장④자문역 대신 현업 부서로 배치, 군함·신재생에너지 '드라이브'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24 08: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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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팔기 위해 따져야 할 것도 너무 많다. 이익률은 어떻게 높일지, 호황은 언제 끝날지, 경쟁자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를 고민하는 순간 머리가 바로 아파온다. 특히 시장에 경쟁자가 단 두 명이라면 결국 상대보다 앞서야 하는 수밖에 없다. 치열한 기술·수주 경쟁은 피할 수 없다. HD현대와 한화가 사사건건 부딪히는 이유다. 더벨은 최근 조선업계와 증권가의 관심을 끌고 있는 두 회사의 맞대결 구도를 다방면으로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조선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는 '인재 영입'이다. 과거에도 경영상의 자문을 이유로 핵심 인사들을 모셔 조언을 구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들을 사외이사는 물론 다양한 현업 부서에 직접 배치하며 활용하고 있다.

군함과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장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들을 통해 주요 현안과 사정을 보다 밀접하게 파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법률 리스크나 대외 협력을 사전에 예방·지원하는 차원도 있다.

◇육군 출신도 영입…군함·신재생에너지 사업 드라이브

지난 1년간 조선업계는 거물급 인재 영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특히 군함 시장 내 양강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의 고위 인력 충원이 눈에 띈다.

작년 하반기 정승균 전 해군교육사령관(중장)이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장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게 대표적이다. 군함 전문가인 데다 미국 해군사관학교까지 졸업한 인물이라 그의 영입은 회사의 해외 방산 수주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HD현대중공업도 비슷한 시기 김종배 예비역 육군 중장을 특수선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HD현대중공업이 육군 중장 출신을 영입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군함 운용에서도 육해공 통합 방위 개념의 중요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됐다.

군함뿐만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성장 전망을 고려한 외부 인사들의 합류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은 계열사의 각종 에너지 인프라 사업과 상선 부문을 연계해 해상풍력발전,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화오션 해양사업부는 올해 4월 네덜란드 엔지니어링 업체인 SBM오프쇼어 출신 필립 레비를 사장으로 맞은 뒤 HR 담당 줄리 팬 로즈 이사와 엔지니어링 책임자 브램 반 칸 상무를 차례로 영입했다. HD현대중공업은 그보다 앞선 3월 조선해양 전문가인 신동목 울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직급 높아지고 자문역 대신 현업 부서로 배치

조선업계는 이전부터 외부 인사를 영입한 사례가 많았다. 국방부를 상대하는 군함 사업 특성상 해군 출신 대령급이나 일부 장군급을 영입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 양상은 주목할 만하다. 중장 출신 등 영입 인사의 직급이 최고위급으로 높아졌고 배치 범위도 자문·고문·상담역에서 실제 현업 부서로 확대됐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강화와 맞닿은 분야에서도 외부 인재의 영입이 두드러진다.

이는 양사의 사업 확대 기조와 맞물린다. 현재 바다를 둘러싼 패권 다툼이 심화되면서 각국의 해양 군사력 중요성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이에 따라 인사이트와 전문성을 활용해 군함 사업을 지원하는 외부 인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군함 도입은 국방력과 직결되는 만큼 신뢰성이 중대한 분야다. 핵심 인재의 상징성이나 네트워크가 결정적이란 얘기다. 올들어 HD한국조선해양이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을 사외이사로, 고흥 전 검사장을 준법경영실장으로 각각 선임한 이유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조선사들에겐 아직 '비전공' 영역이다. 기술·전략 부문에서 전문성을 가진 외부 인재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특히 해상풍력과 수소 분야는 국내보다 해외 투자가 활발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해외 인재들에게 문이 열리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KDDX 사업같이 대규모 발주를 앞둔 상황에선 대외 협력이나 리스크 관리에 능한 고위 관계자들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외부 고위급 인사들의 합류로 인수합병(M&A) 등도 적극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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