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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재무 점검]베트남만 남은 롯데시네마 해외사업⑤4개국 진출했지만 홍콩·인니 차례로 철수…중국 산둥성 법인 청산 진행 중

고진영 기자공개 2024-04-23 14:46:47

[편집자주]

팬데믹 이후 영화관업계는 바싹 타는 가뭄이 무던히 길었다. 엔데믹 선언, 천만영화 등장과 함께 회복세에 들어서긴 했지만 메마른 건기를 보낸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 멀티플렉스의 시대가 이제 저무는 게 아니냐는 우려 역시 숨통을 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위기.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의 재무적 현황과 생존 전략을 더벨이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멀티플렉스업계는 CJ CGV와 롯데시네마(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 3개 회사가 과점하는 구조다. 국내 극장시장이 정체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해외 진출에 눈을 돌렸는데, 롯데컬처웍스도 마찬가지 시도를 했다.

하지만 팬데믹 시기 CJ CGV가 부진을 무릅쓰고 해외사업 외형을 사수한 반면, 롯데컬처웍스는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해외법인을 차례로 정리했다. 애초 4개 국가에 진출했지만 마지막 남아있던 중국법인이 최근 청산절차를 밟으면서 베트남만 남게 됐다.

◇CJ CGV에 밀린 베트남 전략

롯데컬처웍스는 2008년 베트남, 2010년 중국, 2016년 홍콩, 2017년 인도네시아에 차례로 진출했다. 회사가 2018년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부에서 물적분할로 떨어져나오기 전의 시절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국내 극장사업자 1위인 CJ CGV보다 롯데컬처웍스가 한 발 빨랐다.


문제는 CJ CGV가 2011년 7월 베트남 현지 1위 극장사업자였던 메가스타(Megastar Media) 지분을 인수하는 강수를 던졌다는 점이다. 당시 CJ CGV는 메가스타 지분 80%를 인수해 CGV로 브랜딩하고, 워너브라더스와 유나이티드인터내셔널픽처스(UIP) 등 글로벌 영화제작사와 배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입지 확대에 나섰다.

이후 베트남에서 CJ CGV는 압도적 1위 사업자로 떠올랐다. 반면 롯데컬처웍스는 상대적으로 경쟁에 밀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베트남 현지 스크린수를 보면 CJ CGV가 477개, 롯데컬처웍스는 221개로 그 절반에 못 미친다.

롯데컬처웍스 베트남법인은 설립할 때부터 실적이 좋지 않았다. 롯데컬처웍스가 2019년 롯데쇼핑으로부터 해외법인 지분을 넘겨받았을 때도 베트남법인은 527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2019년 베트남법인의 영업손익에 감가상각 내용연수 기준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264억원)이 포함된 탓이 컸다. 이후에도 매년 적자를 봤으며 작년까지 5년간 베트남법인의 누적 순손실 규모는 1642억원에 이른다.

◇홍콩·인니·중국, 순차적 철수

홍콩과 인도네시아법인 역시 순손실 기조는 마찬가지였다. 2019년 각각 16억원과 9억원, 2020년 3억원과 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 매출이 각각 1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규모도 작았기 때문에 롯데컬처웍스는 2021년 홍콩법인은 청산하고 인도네시아법인은 4억원에 매각해 부실사업을 털었다.

이중 인도네시아의 경우 롯데컬처웍스가 2018년 총 5개 관 759석 규모를 오픈하고 2020년까지 20개관을 더 개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관도 확장하지 못하고 2년 만에 폐업 절차를 밟았다.

두 지역을 단숨에 정리한 것과 달리 중국사업 철수는 상대적으로 서서히 진행됐다. 앞서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쇼핑 시절인 2010년 중국 심양(瀋陽)시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2011년과 2012년 후베이성(湖北省)과 산둥성(山東省)에도 현지법인을 세웠다.

이 가운데 심양시법인(Shenyang SL Cinema Investment Management) 지분(17.93%)은 롯데쇼핑이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가 2022년 매각했다. 또 후베이성 법인(Hubei XL Cinema) 지분(49%)과 산둥성(Shandong Longzhile Cinema) 법인(49%) 지분은 각각 52억원, 53억원을 받고 2019년 롯데컬처웍스에 팔았다.

하지만 지분을 넘겨받은 이후 산둥성 법인과 후베이성 법인은 매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롯데그룹 전반적으로도 중국사업 철수 기조가 있었다. 결국 롯데컬처웍스는 후베이성 법인을 2022년 6월 매각한다. 산둥성 법인의 경우 현재 청산작업을 진행 하고 있다. 산둥성 법인은 지난해 38억원을 손상처리하기도 했다. 이제 롯데컬처웍스의 해외사업은 베트남만 남게 된 셈이다.


현재 롯데컬처웍스의 상영관 사업의 스크린 수 비중을 보면 한국이 약 82%, 베트남이 18% 수준이다. 경쟁사 CJ CGV의 경우 한국이 35% 뿐이고 중국 25%, 튀르키예 18%, 베트남이 12% 등을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롯데는 국내사업 의존도가 높다. 2021년에는 롯데컬처웍스가 베트남에서 2개 영화관의 문을 닫기도 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베트남법인 실적이 회복세라는 데 있다. 2021년 168억원까지 줄었던 매출이 2022년 392억원으로 반등, 지난해엔 448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 역시 480억원에서 163억원, 다시 106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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