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 30년만에 두발로 선 '곽훈'의 의미 첫회 작가 중 유일한 생존 작가, 30년 전 출품작 보전해 재조명
서은내 기자공개 2024-04-24 14:17:5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La Biennale di Venezia)'에 참여한 한국 작가들 가운데 유독 뚜렷이 조명된 인사가 있다. 30년 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1회 초대 작가들 중 유일한 생존 작가로, 이곳을 재방문한 곽훈(82) 화백이다. 30년 전 이곳에서 전시한 자신의 작업을 다시 한번 전시했다는 것 역시 그를 주목하게 만든 힘이다.베니스 비엔날레는 전 세계 문화 엑스포라고 할 수 있는 축제 행사다. 글로벌 문화의 흐름을 대표하는 세계 각 나라들이 참여해 각자의 비용으로 각자의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다. 2년에 한 번씩 개최된다. 올해는 지난 18일 개막식을 진행했으며 본전시를 비롯해 관련 전시들에 각국 미술계 관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이 3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다. 이에 맞춰 베니스 비엔날레 연관 행사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한국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시를 기획했다. 그동안 한국관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다시 소개됐다. 그 중 1995년 1회 전시에 참여했던 곽훈 화백은 직접 이곳을 찾아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한 미술계 인사는 "한국관 1회에 윤형근, 김인겸, 전수천, 곽훈 등 4명의 작업이 전시된 바 있다"며 "그 중 유일한 생존 작가가 곽훈 화백이며 그가 두 발로 이 자리에 다시 선다는 것은 의미가 매우 깊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곽훈 화백은 30년 전 1회 전시에 출품된 작업이 보존된 유일한 작가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인 곽훈 작가의 작업은 30년 전 한국관에 전시됐던 퍼포먼스 작품 '겁/소리 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곽훈은 자신의 집에 가마터를 짓고 토기를 만든 다음 그것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20여명의 비구니들과 해금연주자가 그 앞에 앉아 악기를 연주하는 퍼포먼스 형태 작업이다.
곽훈은 한국 최초 디아스포라 작가로 알려져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다가 그곳에서 등단한 우리나라 1호 작가다. 보통 한국에서 유명해져서 외국으로 옮겨가는 작가들의 사례는 많으나 그 반대는 드물다. 곽훈은 과거 정치적인 이슈로 작업 활동에 제약을 받게되면서 도망치듯 해외로 옮겨가 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울대 미대 회화과 출신인 곽훈은 또다른 베니스 비엔날레 1호 작가 고(故) 윤형근 화백의 제자이기도 하다. 서울대 교수였던 윤형근 화백과 정창섭 화백은 대학 시절 곽훈에 대해 애정을 두고 이끌어 준 것으로 전해진다. 곽훈은 대학 졸업 후 그는 이화여고에서 미술 교사로 처음 부임했다.
곽훈 화백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그를 고(故) 박서보 화백과 대척점에 선 인물로 소개하기도 한다. 곽훈이 서울대 출신이라면 홍대 미대 학장을 지낸 박서보는 홍대 출신 최고 인사다. 한국에서의 활동을 기반으로 명성을 얻은 작가가 박서보라면 미국에서의 활동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이는 곽훈이다.
◇ 한국 미술계 곽훈 작가 재조명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전시는 국내 예술문화계의 정치적인 이슈와도 맞물린 내막을 지니고 있다. 그 흐름은 미술계에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한국관 전시에 내보낼 국내 작가를 선정하는 과정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켜왔다. 수년 전 문재인 대통령 정권 당시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감독이나 작가들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 한쪽으로 성비가 쏠리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작가 선정은 미술계 전체로 볼 때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그 30주년 기념행사에서 곽훈 작가는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와 유일하게 남아있는 첫 회 참가자로 서 참가했으며 현장에서 응원과 관심이 아주 뜨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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