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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모기업발 숙제' 엔씨다이노스, 당분간 긴축 불가피국내 최초 IT기업 산하 야구단, 적극적 투자 눈길…올해부터 감량 운영

황선중 기자공개 2024-04-24 14:17:45

[편집자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은 대기업이다. 프로스포츠단을 직접 운영하며 투자와 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인기 종목인 4대 스포츠는 물론이고 비인기 종목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기업의 프로스포츠 사업 방향에 따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더벨은 대기업들의 프로스포츠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로야구단 '엔씨다이노스'는 무거운 과제를 받아들었다. 최근 모기업 엔씨소프트가 경영효율화를 목표로 전사적인 비용절감 기조를 내세우면서다. 비영업자산인 프로야구단에 대한 지원금 감축이 예고된 상황이다. 엔씨다이노스는 당분간 부득이하게도 자생력을 확인하는 시간을 보내게 됐다.

◇엔씨다이노스, 엔씨소프트 오프라인 진출 거점

엔씨다이노스는 경남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이다.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2011년 3월 결성했다. 국내 최초의 IT 관련 기업 산하 프로야구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 창단 이래 20년 넘게 이어졌던 프로야구 8구단 시대를 깨고 9구단 시대를 열었다는 수식어도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엔씨다이노스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국내 1세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주요 활동무대는 단연 온라인이었다. 국내 최고 인기작으로 꼽히는 게임 <리니지>로 온라인 시장을 거침없이 개척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영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태생적인 약점이었다.

사실 국내에서는 게임사가 프로야구단을 운영한다는 것이 익숙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일본만 하더라도 이야기는 다르다. 일본 대표 게임사인 '닌텐도'는 한때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시애틀 매리너스'를 보유했다. 또 다른 일본 게임사 '디엔에이(DeNA)'는 일본 프로야구단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를 운영하고 있다.


◇공룡 대기업 사이에서도 적극적인 투자

국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공룡' 대기업들이다.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 모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매출(연결)은 25조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엔씨소프트 매출은 1조7000억원이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맏형'이지만 프로야구에서는 주눅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모기업별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9곳 중 7위였다. 엔씨소프트보다 매출이 크지 않은 곳은 'LG트윈스'를 지배하는 LG스포츠(820억원)와 'KT위즈'를 지배하는 KT스포츠(662억원)였다. 지주사가 아닌 스포츠 운영 자회사다. 만약 두 구단 모기업을 지주사인 LG와 KT라고 가정하면 엔씨소프트가 마지막 순위로 밀려난다. 평균 매출과의 격차도 더 커진다.

그런데도 엔씨다이노스 운영비 규모는 경쟁구단에 비해 밀리지 않는 편이다. 지난해 엔씨다이노스가 운영비로 지출한 금액은 501억원으로 집계됐다. 프로야구단 운영비를 공개하지 않는 LG트윈스와 KT위즈를 제외한 8개 구단 중 5위였다. 8개 구단 평균 운영비는 533억원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20년에는 운영비 규모가 519억원으로 8개 구단 중 2위였다. 당시 1위는 삼성라이온즈(563억원)였다. 다만 삼성라이온즈는 프로야구단 사업과 레포츠 사업을 병행한다. 당시 프로야구단 기준으로만 따지면 엔씨다이노스가 가장 많은 운영비를 지출했다.


◇모기업 경영효율화 기조…긴축 불가피

그러나 최근 모기업 엔씨소프트 수익성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체급의 한계는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 영업이익은 1372억원으로 전년대비 75.4% 줄었다. 자회사 엔씨다이노스를 향한 연간 200억~300억원 수준 지원금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전사적인 비용절감 기조를 세우면서 엔씨다이노스 역시 긴축 경영의 칼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도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들이 야구단 운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서 "올해 (엔씨다이노스) 경영 지원금은 작년보다 대폭 낮춰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엔씨다이노스 매각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공동대표는 "신규게임 마케팅, 우수인재 리크루팅, 콘텐츠 기업으로서 야구단과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서 매각보다는 조금 더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라고 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엔씨다이노스가 운영비 감축에도 성적을 유지하느냐다. 올해 운영비가 감축된다고 해도 당장의 성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단 성적 핵심은 선수단"이라면서 "보통 선수들과 다년간의 계약을 맺는 만큼 운영비가 감소해도 선수단 구성이 급격히 변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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