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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김수환 페리지 CFO “필리핀·두바이 진출 모색”④내년 발사체 매출 발생 예상…"상장 전 추가 투자 유치 계획 없어"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25 08:05:04

[편집자주]

위성, 우주발사체, 착륙선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가 다가온다. 2020년 37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경제는 2030년 6420억달러(약 86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컨텍을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더벨이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상장 로드맵,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사서비스뿐만 아니라 각종 우주산업 관련 부품을 개발하고 심우주를 탐사하는 등 뉴스페이스 시대에 걸맞는 종합 우주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김수환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페리지)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21년에 페리지에 합류한 그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심사역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회사에서 재무관리와 조직 운영,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을 총괄하고 있다. 사시

페리지는 발사체 상장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상반기 소형 발사체 블루웨일1 준궤도 수송 시험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크게 서울과 대전 사무소로 운영되지만 현재는 대부분 인력이 대전 연구개발 센터, 제주도 발사장으로 넘어가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김 CFO는 페리지가 상장을 염두에 두고 영입한 인물로 풀이된다.

◇준궤도 시험 발사 시작으로 본격 매출 발생 예상

페리지는 인공위성을 싣고 우주로 보내는 발사체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김 CFO는 페리지의 핵심 기술을 3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모든 발사체 개발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며 “페리지는 저비용 고성능 액체 메탄 로켓 엔진을 위한 터보펌프, 연소기 제작 기술, 경량 탄소복합재 동체구조를 위한 탄소 섬유 복합재 탱크 설계 및 제작 기술, 소형 항전장비 설계 및 제작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사체를 구성하는 대부분 기술을 페리지에서 구현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대목이기도 하다. 페리지는 사업 초기부터 다수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 러브콜을 받았다. 다만 2018년 설립된 페리지는 아직 본격적인 발사체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지 않음에 따라 매출 면에서는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는 “우주 스타트업은 초기 개발비가 많이 소요되고 본격적인 매출 발생 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바이오 산업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페리지도 지금까지 개발에 집중했으나 현재는 개발이 완료단계에 있어 올해 상반기 예정된 준궤도 시험 발사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리지는 소형 인공위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저궤도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김 CFO는 “자체 개발한 소형 우주발사체 블루웨일1을 통해 소형 인공위성을 500km 태양동기궤도(SSO) 등 지구저궤도(LEO)로 투입하는 서비스다”며 “현재 많은 소형 인공위성들이 개발되고 시장에 니즈가 있지만 소형 위성고객들을 위한 맞품형 운송 서비스가 없어 소형 우주발사체 시장은 철저한 공급자 우위 시장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인공위성을 발사체에 실어보내려면 미국 스페이스X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스페이스X 라이드쉐어 프로그램은 대기시간이 길고 원하는 위치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진다. 페리지는 소형 인공위성 고객들을 원하는 시간, 원하는 궤도로 운송해주는 맞춤형 발사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내년에는 블루웨일1의 완성체 모델을 시험 발사하며 본격적인 궤도 운송 서비스에 나선다. 김 CFO는 “위성 고객은 통상 1kg당 비용을 지불하고 페리지 발사체에 위성을 탑재하게 된다”며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궤도 투입 능력을 보여주는데 성공한다면 충분히 큰 폭의 매출발생과 함께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페리지는 지난해 6월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세마인베스트먼트, 우리금융캐피탈, 인라이트벤처스, 인라이트벤처스, 인탑스인베스트먼트, 하이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20억원 규모 시리즈C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이후 추가투자를 받을 계획은 없다. 김 CFO는 “상장까지 자금여력이 충분해서 상장 전 추가 투자 유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페리지는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약 570억원을 투자 받았다.

◇상장 이후 개발 인력 확보 주력…우주개발 초창기인 중동·동남아 협력 강화

페리지는 상장 후 연구 개발을 강화할 방침이다. 유능한 핵심 인재를 확보해 개발 및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페리지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3분기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한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대표 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을 선정했다.

김 CFO는 “페리지는 상장 이후에도 블루웨일1의 완성체 모델을 활용해 본격적인 궤도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며 “민간 우주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량 있는 인재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측면에서 IPO는 페리지를 알리고 우주산업 인재를 확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발사서비스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작업에도 한창이다. 페리지는 지난 2022년 필리핀우주청(PhilSA)와 함께 우주발사체 회수 등을 포함한 다목적 협력 MOU를 체결했다. 김 CFO는 “필리핀과는 우선 당사의 우주발사체 블루웨일1이 궤도에 인공위성을 투입 후 낙하할 필리핀 근해에서의 회수 협력을 하고자 한다”며 “또한 양국의 우주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프로그램 등도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필리핀우주청은 지난 2월에도 페리지 시설을 직접 방문해 구체적인 사업 논의를 진행했다.

블루웨일1은 발사과정에서 발사체가 1단과 2단으로 분리된다. 1단 발사체가 대체적으로 중간에 2단 발사체를 올리고 폭파하는 것과 달리 블루웨일1은 1단 발사체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페리지는 제주도에서 발사체를 쏘면 1단 발사체를 필리핀 랜딩 존으로 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

페리지는 필리핀을 발판으로 삼고 동남아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김 CFO는 “필리핀은 군도적 특성에 따른 독특한 통신 네트워크 구축 상황을 극복하고자 국가적으로 위성기술을 활용한 인터넷 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는 등 아세안 지역의 우주 주도권을 확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페리지는 필리핀이 동남아 우주산업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동남아 진출의 핵심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두바이 우주센터와도 협력을 강화한다. 그는 “지난 제주특별자치도청의 UAE 지역 경제사절단에 페리지도 참여해 두바이의 무하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와 미팅을 진행했다”며 “UAE와 두바이는 지난 2월 화성에 탐사선 '아말'을 보내는 등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우주 산업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고 페리지는 향후 두바이 우주센터와 함께 다양한 우주산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페리지의 목표는 발사체 서비스를 넘어 종합 우주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것이다. 김 CFO는 “중장기적으로 블루웨일1 상단 개량화를 통해 페이로드(탑재량)를 늘려갈 예정이고 발사체 재사용 기술을 통해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발사서비스 뿐만 아니라, 각종 우주산업 관련 부품 개발 및 심우주 탐사 등 당사의 우주 수송 역량을 바탕으로 뉴스페이스 시대에 걸맞은 종합 우주 플랫폼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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