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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는 지금]얽히고설킨 지배구조, ESG 'D등급 딱지'①옥상옥 계열사 활용해 아난티 간접지배, 내부통제 강화도 숙제

변세영 기자공개 2024-05-07 13:31:46

[편집자주]

아난티는 국내 럭셔리 리조트 지평을 연 업계 ‘톱티어’ 사업자다. 회원권이 무려 2억원에 육박하지만 완판을 거듭하는 등 불황을 빗겨가며 지난해 조단위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다만 성장가도 이면을 살펴보면 분양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과 PF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 등 직면한 문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더벨은 아난티가 걸어온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지배구조 및 향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난티는 한국형 리조트의 성공신화로 꼽힌다. 5성급 호텔과 풀빌라 콘셉트를 접목해 럭셔리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며 업계 톱티어로 등극했다. 2006년 아난티 남해를 시작으로 아난티 가평, 부산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국내 리조트업계 핵으로 등극했다.

다만 럭셔리 리조트 이면에는 다소 불투명한 거버넌스(G)로 시장에서 지적을 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임에도 최대주주 등과 관련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고, 옥상옥 형태로 지배구조도 엉켜있기 때문이다.

◇이만규 대표 일가, 최소한 비용으로 지배구조 정점에

아난티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이중명 전 회장은 1995년 중앙관광개발을 설립, 골프·레저 사업을 시작했다. 2004년 피혁 제조·판매업을 전개하던 코스닥 상장사 엠씨타운을 인수하며 우회상장했다. 인수와 함께 엠씨타운의 사업목적을 골프장 및 레저시설 운영업으로 변경하고 에머슨퍼시픽으로 사명도 바꿨다. 이후 2018년을 기점으로 리조트 네이밍과 법인명을 통일시키기 위해 에머슨퍼시픽의 법인명을 주식회사 아난티로 바꿨다.

회사의 전신은 중앙관광개발이지만 럭셔리 리조트 자체만 떼놓고 보면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만규 대표가 브랜딩부터 개발까지 전부 리딩해 내놓은 성과다. 이만규 대표는 2004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현재까지 장기간 실질적인 지휘봉을 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아난티의 최대주주는 중앙디앤앨(11.53%)이다. 대명디앤엘(11.14%)은 2대 주주다. 같은 기간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직접 지분율 7%대에 그친다. 이중명 전 회장이 2.23%, 장남 이만규 대표가 2.85%, 차남 이홍규 전 CFO가 2.45%의 지분율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오너일가는 비상장 옥상옥 계열사 4곳(동신디앤엘·대명디앤엘, 중앙디앤엘·대림디앤엘)을 활용해 아난티를 간접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크게 2개 축으로 나뉜다. 오너일가→동신디앤엘·대명디앤엘→중앙관광개발→중앙디앤엘→아난티, 오너일가→대림디앤엘·중앙디앤엘→세종에머슨→대명디앤엘→아난티다.

2009년 중앙디앤엘과 대명디앤엘을 투자회사(중앙관광개발·세종에머슨)와 사업회사(중앙디앤엘·대명이앤엘)로 물적분할하면서 아난티의 주주가 2개사가 4개사로 분리됐다. 이밖에 중앙디앤엘이 세종에머슨 지분 10%를, 대명디앤엘이 중앙관광개발 지분 30%를 보유하며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도 있다. 적은 지분만으로도 주 사업회사인 아난티의 실질적 지배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ESG 열위, 거버넌스(G) 매년 D등급 최하위 머물러

이 같은 복잡한 지배구조는 ESG 등급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아난티의 2023년 ESG 통합등급은 'C'다. 2020년과 2021년 최하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단계 상승한 수치긴 하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부문별로 보면 환경(E)은 B+, 사회(S)는 C, 지배구조(G)는 D등급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단연 지배구조(G) 지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G부문 등급 추이를 보면 2021년 D등급, 2022년 D등급, 지난해(2023년)에도 D등급에 머물렀다.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도 거버넌스 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이 대표는 동생인 이홍규 전 아난티 CFO(최고재무관리자)와 짜고 2015~2016년 사업보고서 중 지출을 증빙할 수 없는 회삿돈을 장부에서 누락시키는 등 허위로 공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이 전 CFO를 기소한 후 이 대표도 최근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와 관련 아난티는 ESG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운영위원회에 힘을 주며 ESG경영을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변화될 수 있는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난티 관계자는 “CSR과 ESG, 지속가능경영 등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인사운영위원회 조직을 2020년 10월부터 운영 중이다”면서 “조직 개편을 통해 전담인력,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장기적인 ESG 개선 목표를 설정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개선 프로세스를 마련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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