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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는 지금]20년간 무배당, 주주환원 '인색' 대립②별도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 930억 육박, 주가도 연일 박스권

변세영 기자공개 2024-05-08 07:48:02

[편집자주]

아난티는 국내 럭셔리 리조트 지평을 연 업계 ‘톱티어’ 사업자다. 회원권이 무려 2억원에 육박하지만 완판을 거듭하는 등 불황을 빗겨가며 지난해 조단위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다만 성장가도 이면을 살펴보면 분양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과 PF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 등 직면한 문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더벨은 아난티가 걸어온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지배구조 및 향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난티는 국내 리조트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에서도 럭셔리 숙박에 대한 수요가 늘자 아난티의 실적도 최근 3년간 급성장을 이뤘다.

이러한 배경 속 아난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불만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상장 이후 20년간 단 한 번도 배당을 진행하지 않은 점,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자사주 매입 등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와 맞물려 아난티의 주가는 지난해 8월 반짝 급등 이후 연일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3년간 매출·영업이익 고공행진, 20년간 무배당 '고수'

아난티의 지난해(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8973억원, 영업이익은 26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76%, 영업이익은 132% 늘어난 수치다. 창사 이래 최고 성과다. 아난티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은 1140억원, 2021년 2198억원, 2022년 3253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상승세다. 단순 일회성 매출인 분양매출을 제외해도 운영매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다. 2021년 영업이익은 597억원, 2022년 1152억원, 지난해에는 267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166억원, 2022년 339억원, 지난해 2104억원을 각각 올렸다.


최대 실적을 거두자 배당 요구 목소리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아난티의 전신인 중앙관광개발은 2004년 피혁 제조·판매업을 전개하던 코스닥 상장사 엠씨타운을 인수해 우회상장했다. 상장 이후 20년이 흘렀지만 아난티는 그간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진행하지 않았다.

아난티 경우 당장 배당을 단행해야 할 유인이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일례로 배당으로 오너일가가 누릴 수 있는 메리트도 크지 않다. 지분이 낮아서다. 아난티는 이중명 전 회장이 2.23%, 장남 이만규 대표가 2.85%, 차남 이홍규 전 CFO가 2.45%의 지분율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 직접보유 지분율이 7%대에 그친다.

◇주가 연일 하락세, 주주환원 규모 인색 '지적'

그러자 주주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난티 소액주주연대는 올 초 주주총회를 앞두고 1640만주(약 1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취득하고 이를 소각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아난티 측은 1640만주는 지난해 배당가능이익의 한도를 초과하는 범위라고 맞서며 상법과 정관을 위반한다는 점을 이유로 해당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사회 결의 없이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은 소액주주들 제안으로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아난티 정관에는 회사가 이사회 결의에 의해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286인의 소액주주들은 이 조항에 '주주총회 결의가 있는 경우 이사회 결의 없이도 자기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더하자고 제안했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아난티는 내부적으로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아난티는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180억원 규모 CB를 전액 소각했다. 잠재적 주식 매도 물량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하고자 한 취지다. 같은 해 12월 66억원 규모(1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 올해 3월해도 129억원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4월 29일 종가기준 아난티의 주가는 6340원이다. 최근 3년간 아난티의 주가 추이를 보면 2021년 10월 1만3000원대에 달했지만 2022년 5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단체관광 재개 소식에 주가가 반짝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금 줄곧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종가기준 아난티의 주가는 6340원이다.

소액주주들은 2023년 말 미처분이익잉여금 규모가 연결기준 1334억원, 별도기준 935억원에 달하는 점을 근거로 주주환원 규모가 인색하다고 평가한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순이익 중 상여금, 배당 등 형태로 처리되지 않고 회사에 축적된 잉여금이다. 당장 올해 주총에서는 소액주주의 제안이 수포로 돌아갔지만, 향후 주주환원을 둘러싼 대립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난티 관계자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을 결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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