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부실한 최대주주 지분' 동운아나텍, 경영권 리스크 없나③특수관계인 포함 지분 약 15%, 자사주 매입으로 방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5-16 07:29:50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운아나텍은 최대주주인 김동철 대표의 지분이 11% 내외에 불과하다. 2017년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배구조 이슈가 상존하는 상황이다.동운아나텍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과거와 달리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를 비롯해 임원들이 최근 단행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 행보를 봤을 때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진을 구축하고 나선 모양새다.
◇오랜 숙제인 불안한 지배력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말 김 대표의 지분율은 11.15%다. 친인척, 임원, 관계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 몫을 더해도 14.95%에 그친다. 김 대표가 최대주주지만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부족한 수치다. 나머지 약 85%는 소액주주가 들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2006년 설립된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다. 당시 김 대표가 전신인 동운인터내셔널 대표로 재직하면서 인적 분할해 세운 것이 동운아나텍이다. 자동초점(AF) 드라이버 집적회로(IC) 등을 내세워 사세를 키웠고 2015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다.
문제는 코스닥 상장 당시에도 김 대표의 지분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18%대에 불과했다. 여러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한 영향이다.
2017년 2대 주주였던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주식 전량을 인수하면서 김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은 34.5%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스틱팬아시아테크놀로지펀드 청산을 앞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2대 주주의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려는 동운아나텍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다만 매입 이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김 대표는 일부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주식을 사들이면서 활용한 주식담보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의 지분은 10%대로 축소했고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은 지속해 낮아졌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김 대표 지분율이 지금의 수준(11.15%)까지 줄어들게 됐다. 적대적 M&A를 충분히 우려할만한 수준의 지분율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 등 임원 8명은 지난달 초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1만주를 늘린 김 대표를 비롯해 이재식 최고기술책임자(CTO), 임병배 경영관리본부장, 윤태준 응용기술이사, 박진 연구소장, 이연승 헬스케어본부장 등이 동참했다.
이번 거래로 김 대표의 경우 지분이 11.15%에서 11.2%로 소폭 증가했다. 나머지 임원들은 약 0.01% 정도 지분이 확대됐다.
당장 경영권에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동운아나텍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성장에 확신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호실적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배 이상 불어난 만큼 추가 매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운아나텍은 "그동안 경영권 관련 문제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는 점을 제외하면 경영 전반에 차질이 없다"고 전했다.
◇정점 찍고 내려온 주가, 자동차·헬스케어 사업 관건
변수는 주가다. 동운아나텍 주가는 지난해 7월 5만43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1만원 중반대에서 2만원 초반대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면서 4월 중순 이후 어느 정도 반등했으나 다시 주춤하는 분위기다. 동운아나텍은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자동차와 헬스케어다. 주력이던 스마트폰 부품이 전방산업의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동운아나텍은 차량용 부품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해외 고객까지 확보하면서 성과도 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타액 기반 당 진단 시스템 등 헬스케어 분야로 영역을 넓히면서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2027년 이후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청사진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김 대표 등의 지분 확보 속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올해 1분기도 호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 매출 3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분기 사상 최대치이기도 하다. 지난해 흑자 전환한 데 이어 1분기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사업부진·재무부담 이중고 SKC, '내실 경영' 본격화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금호타이어, 부채비율 199% ’매출·수익성·재무’ 다 잡았다
- [SK이노베이션 밸류업 점검]'ROE 10%' 목표…조건은 E&S 시너지-배터리 부활
- [ESG 등급 분석]'SKC 편입효과' ISC, 통합등급 두 계단 상승
- '27년의 수소 헤리티지' 현대차 이니시움, 특별한 세가지
- 주주환원 의지 재확인한 현대글로비스 ‘ROE 15%’ 타깃
- 리밸런싱 성과 '끝장토론'...SK CEO 총집결 현장 가보니
- '수소차 동맹' 토요타·GM 문 활짝 연 현대차
- 이상엽 부사장 "현대차, 디자인도 '퍼스트 무버' 고심"
- [컨콜 Q&A 리뷰]현대글로비스, 육상·해상 왕좌 넘어 하늘길 정조준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R Briefing]삼성디스플레이, 갤럭시·아이폰 부진에도 '선방'
- [IR Briefing]삼성전자, 트리폴드·보급형 폴더블폰 출시 시사
- [IR Briefing]삼성SDI, 배터리 수요 둔화에도 'ESS 성장세' 기대
- '변화 필요한' 삼성전자, '반도체 전문가' 이사진 합류하나
- [SEDEX 2024] LX세미콘, 디스플레이 의존도 축소 키워드 '자동차'
- 삼성 제친 SK의 자신감, 'HBM=하이닉스 베스트 메모리'
- 'HBM 타고 날았다' SK하이닉스, 메모리 1위 등극
- [Company Watch]'적자 탈출' 아바코, 2차전지 매출 반영 본격화
- [IR Briefing]'희망퇴직 단행' LGD, 재무구조·적자탈출 '파란불'
- [SK하이닉스는 지금]뚝심 있게 밀어붙인 HBM, 삼성 끌어내린 무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