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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험사 적자탈출 미션]'김동원 작품' 캐롯손보, 한화그룹 경영승계 영향은⑤모회사 지원 업고 김동원 사장 전략 발맞추기…경영능력 입증 '상징성' 커

강용규 기자공개 2024-06-18 13:03:08

[편집자주]

보험업계 역시 디지털 전환이 화두다. 디지털 보험사의 태동은 10년이 넘었지만 준비상황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가입의 편의성 등 강점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보험사의 실적은 말 그대로 처참하다. 국내 5개사 중 단 한 곳도 순수 영업으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지상과제는 하나같이 적자탈출이다. 디지털 보험사가 처한 상황과 성과 창출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그룹 금융사업의 미래사업 발굴 및 디지털 혁신을 지휘하면서 후계자의 입지를 다져 왔다. 이 과정에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보험업계에서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작품으로 불린다.

그룹의 승계 구도가 이미 정리돼 가는 상황에서 캐롯손보의 성패가 김 사장의 금융사업 승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김 사장의 경영능력에 확신을 더하는 성과 사례가 될 수는 있다. 이에 캐롯손보의 모회사 한화손해보험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수혈하며 캐롯손보의 흑자달성을 지원하고 있다.

◇5년간의 적자, 계속되는 한화손보 자금지원

캐롯손보는 2024년 1분기 순손실 153억원을 내 전년 동기보다 적자 규모가 41% 불어났다. 보험손익이 -109억원에서 -159억원으로 확대되며 손실 확대를 견인했다. 다만 보험부문에서 비용을 제외한 보험수익만 놓고 보면 1089억원으로 분기별 증가세를 이어갔다.

캐롯손보는 2019년 출범 이후 적자만을 쌓고 있지만 이는 '계획된 손실'에 가깝다. 주력사업인 자동차보험에서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해 꾸준히 사업비 투입을 늘리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각종 비용 절감을 통해 흑자를 기록하는 것보다 외형성장을 통해 보험수익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손실이 계속되면서 B/S(대차대조표)상 자기자본에 결손금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2991억원의 결손금이 쌓였다. 이에 따른 자본총계 감소분은 유상증자를 통해 보전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설립 이후 3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4055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캐롯손보는 모회사 한화손해보험이 지분을 59.67%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SK스퀘어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현대차 등 전략적 투자자(SI), 카발리홀딩스와 알토스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나눠 들고 있다.

이 중 한화손보는 캐롯손보가 진행한 3차례의 유상증자에 모두 참여했다. 2021년 5월 1000억원 유상증자 중 616억원, 2022년 8월 1750억원 중 502억원을 각각 지원했으며 2023년 12월의 1305억원 유상증자에는 무려 1200억원을 출자해 총 2318억원을 수혈했다.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캐롯손보의 시장 안착, 김동원 사장 승계 정당성 근거

캐롯손보는 2019년 5월 설립된 국내 2호 디지털 보험사로 손보사 중에서는 최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상무로 디지털혁신실을 거쳐 미래혁신부를 맡는 등 그룹 금융사업의 디지털 전환 및 미래사업 발굴에 힘쓰던 시기다. 김 사장은 캐롯손보 출범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19년 8월 CDO(최고디지털책임자) 직책에 오른 뒤 그룹의 캐롯손보의 성장 지원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지난해 사장 승진과 함께 최고글로벌책임자(CGO)에 선임됐다. 캐롯손보도 올해 2월 인도네시아 리포손보와의 인슈어테크 협력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등 김 사장의 경영전략에 발을 맞추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항공우주·화학·에너지 등 거대 제조업을, 차남 김동원 사장이 보험 등 금융업을,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 및 로봇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 구도가 그대로 경영승계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는 시선이 많다.

오너 경영인의 경영권 승계에는 능력 입증의 조건이 따라붙기 마련이다. 김 사장으로서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금융부문의 성과가 필요하다. 한화생명과 한화손보 등 기존 그룹 금융사업의 핵심 계열사가 창출하는 이익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만들어낸 캐롯손보의 성과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승계 구도가 이미 사실상 굳어진 만큼 캐롯손보의 성과가 승계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캐롯손보는 김동원 사장이 시작한 도전인 만큼 흑자달성을 통해 시장에 안착한다면 경영능력 입증을 통해 승계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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