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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MICE]일할 사람 없다…인력난 시달리는 MICE산업②서울 사업체 65.5%, 가장 큰 어려움은 '전문인력 수급'…인력 수요·공급 미스매치

고진영 기자공개 2024-06-18 16:53:29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컫는 이 시대의 핵심 가치는 '연결'과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는 MICE산업의 본질과 그대로 일치한다. MICE산업은 기업회의(Meeting)와 기업 주관 보상여행(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vents/Exhibition)를 뜻하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고 붕괴 직전까지 갔지만 엔데믹과 함께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위기에서 기회로 전환한 MICE산업의 현황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ICE산업은 고질적으로 전문인력 부족에 시달려왔다. 임금과 전망에 대한 부정장 인식 때문이다. 게다가 원래도 풍부하지 못했던 인력 풀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 얄팍해졌다. 업체 대부분이 휴직이나 근로시간 조정으로 버티다 보니 인력 이탈이 불가피했다.

엔데믹 전환으로 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긴 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맨파워에 있다. 행사가 늘면서 필요 인력은 많아졌는데 부족한 일손은 그대로다. 채용 수요에 공급이 한참 미달하는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023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까페쇼

MICE산업은 기획력이 핵심이다. 그리고 전시, 회의 등 행사기획 역량은 전문 인력의 존재와 직결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인력이 없어 아예 행사 수주를 포기해 버리는 사례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련 기업들이 우수수 문을 닫은 데다 생존한 기업은 남은 인력이 업무를 떠안았다.

새로운 유입마저 팬데믹 이후론 씨가 말랐다. MICE 관련 업종에 대한 취업 지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했던 만큼 컨벤션전시경영학과 등 MICE 관련 학과에 대한 학령인구 진학률이 자연히 감소했다.

한국마이스협회 관계자는 "코로나 전에도 인력 문제가 있긴 했지만 팬데믹 사태로 더 유실된 와중에 업황이 다시 회복되면서 일손이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업계에서 채용을 계속하고 있으며 협회도 마이스산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 대해 인턴십을 진행하는 등 교육사업을 통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관광재단이 발표한 '2023 서울 MICE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MICE 사업체의 65.5%는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전문인력 수급'을 꼽았다. 지난해 서울 MICE 사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가 평균 21.3명으로 2022년(18.2명) 대비 17.0% 증가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런 MICE산업의 인력난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딜로이트가 내놓은 '2023년 유럽 호스피탈리티산업 전망(The Europeana Hospitality Industry Outlook)'을 보면 업계 전문가의 83%가 숙련된 노동력 부족이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산업이 살아나도 인력이 채워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는 인력 수준과 인건비의 불균형에 있다. MICE산업은 해외 클라이언트와 일을 추진하거나 교류하는 일이 잦은 만큼 영어 등 언어능력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또 산업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온라인과 하이브리드 관련 역량도 갖춰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러나 여기에 맞는 급여 수준을 맞추긴 쉽지 않다. 국내 MICE산업은 아직 입찰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다 보니 마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MICE 업계는 행사 주최 측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 모두 인력 유입이 잘되지 않고 있고 그나마 유입된 인력은 역량이 과거에 못 미친다"며 "전시 비즈니스의 매력에 대한 홍보 역시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무시할 수 없는 고민 중 하나로 네크워크 손실이 있다. 행사의 기획과 설계는 인맥이 중요한데 기존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보유 네트워크를 같이 잃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인력 이탈이 가져온 관계 손실에 따라 네트워크 재건을 중요한 숙제로 보고 있다.

맨파워 유출을 막고 새로운 인력을 끌어오기 위한 대책은 없을까. 임금도 중요하지만 복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가 효과적인 당근책으로 부각되고 있다.

영국 헤드헌팅업체인 'You Search and Select'와 기업 이벤트 매니지먼트 회사인 씨벤트(Cvent) 등이 진행한 '2023년 이벤트산업 급여 조사(The Annual Event Industry Salary Survey)'에 따르면 직원들이 원하는 혜택 1위는 주 4일 근무제가 차지했다.

1300명이 이 설문에 응답했으며 55%는 주 4일 근무를 원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분의 3은 하이브리드 또는 완전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54%는 사무실에서 2~3일 근무하고 있다. 또 80%는 정신건강 지원에 대한 회사의 입장이 근무를 계속할 것인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씨벤트의 유럽 마케팅 이사는 이 결과에 대해 "올해 연구가 우리에게 해결책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며 "협력적인 태도로 듣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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