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정말 오래 준비했던 프로젝트잖아요.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죠. 제4인터넷은행이 들어오면 어느 정도 퍼즐이 맞춰지지 않을까 싶습니다."한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관계자가 건넨 말이다. 실제로 당국은 도입을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2010년대 초 핀테크 돌풍과 함께 금융업 경쟁력 향상과 소비자 편익 증대라는 일념 아래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물론 편의 제공, 대국민 홍보 등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은 분명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 전 은행권에서 빠르고 간편한 금융서비스 사용은 물론 최대 10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비대면 방식으로 가능케 했다.
그러나 한 가지 맞추지 못한 퍼즐이 있다. 바로 포용금융이다. 국회의 치열한 공방을 무릅쓰고 당국이 ICT기업에 추가 지분 소유를 허용하면서까지 인터넷은행에 기대했던 건 혁신 기술을 통한 신파일러 대상 금융 확대였다. 그러나 실상은 기존 중금리 시장 파이는 그대로인 채로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과 대출을 뺏고 뺏기는 형국이다.
원인을 인터넷은행 3사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인터넷은행의 포용금융 실패는 출범 초기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인터넷은행 사업자는 개인정보보호법 규제상 계획했던 주주사의 빅데이터를 제한적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었고 신용평가모형 구축 작업 속도도 더뎌졌다.
이후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신용 관련 데이터의 상업적 거래는 물론 타사와의 협약을 통한 데이터 확보에도 사용 가능한 데이터의 활용은 여전히 제한적이었다. 대표적 신파일러인 개인사업자 대출 관련 데이터 확보는 더욱 어려웠다. 규제의 틀 안에서 최대한 개발한 신용평가모델로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겨우 맞추고 있지만 질적 성장은 이루지 못했다.
결국 정교한 CSS 구축을 통한 신파일러 대상 포용금융을 위해서는 사업자 자체적으로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신파일러가 다른 고객에 비해 금융 관련 이력이 적은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체납, 회계 정보 등 유의미한 비금융데이터가 필요하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세 개의 컨소시엄 모두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KCD는 유일하게 개인사업자 전문 CB업을 영위하고 있다. 더존뱅크는 30년 이상 기업ERP 솔루션 등을 운영하며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해왔다. 유뱅크는 가장 많은 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대안데이터 확보에 협업한다.
당국은 세곳 중 하나의 컨소시엄에게만 인가 승인을 내릴 전망이다. 당국의 신중한 결정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최적의 제4인터넷은행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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