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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MICE]'국내 최초 전시시설' 코엑스의 성장④파리 날리던 전시장, 서울 랜드마크로…팬데믹 여파 완전히 탈출

고진영 기자공개 2024-06-24 13:35:43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컫는 이 시대의 핵심 가치는 '연결'과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는 MICE산업의 본질과 그대로 일치한다. MICE산업은 기업회의(Meeting)와 기업 주관 보상여행(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vents/Exhibition)를 뜻하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고 붕괴 직전까지 갔지만 엔데믹과 함께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위기에서 기회로 전환한 MICE산업의 현황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엑스는 국내 최대의 PEO(전시기획사)이자 PCO(국제회의 기획사) 사업자로 꼽힌다. 국내 최초 전시시설로 서울의 랜드마크이기도 한 상징적 공간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휘청하긴했으나 후유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출자로 설립, 수차례 확장 거듭

코엑스(COEX)라는 이름은 ‘컨벤션(Convention)’과 ‘전시(Exhibition)’를 합쳐서 만들어졌다. 한국종합전시장이 그 전신이다. 70년대 쿠웨이트에서 '한국상품종합전시회'를 열었던 대한무역진흥공사(현 코트라)가 정부에 상설종합전시장 건립을 제안했다.

결국 수출목표 백억달러 달성을 기념, 한국종합전시장이 1977년 10월 첫 삽을 떴다. 2년 뒤인 1979년 준공했으며 한국무역협회가 100% 출자한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3만9500여평의 대지에 연건평 8300평 규모다. 138억원을 들여 지었다.

국제회의 및 대규모 심포지엄, 기념식, 공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코엑스 오디토리움

당시 아시아에서 단일 전시건물로는 코엑스가 가장 컸지만 초기 경영은 난항을 거듭했다. 개설 1년도 안돼 경영난으로 직원 40명을 줄였다. 위치상 바이어들이 찾아오기 불편했던 데다 불황으로 긴축 경영에 들어갔던 입주기업들이 속속 빠져나갔다. 임대료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바이어가 하루에 10여명에 불과하기도 했는데, 규모만 크게 지어 유지비만 엄청났다.

이후 코엑스는 1988년과 1997년 두 차례 확장공사를 거쳤다. 기존 무역회관과 전시장 외에도 한국종합무역센터(KWTC)를 건립하면서 호텔과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을 모두 아우르는 시설이 됐다. 명칭 역시 1998년 지금의 코엑스로 바꿨다. 2001년 부산 벡스코, 2005년 킨텍스가 개장하기 전까지 국내에 변변한 전시컨벤션센터는 코엑스와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가 전부였다.

코엑스가 도시 랜드마크로 부상하는 계기가 된 것은 2000년 5월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라고 봐야 한다. 또 2010년 제5차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매머드급 정상회의가 2000년대 들어 코엑스에서 세 차례나 개최됐다. 코엑스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시컨벤션센터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제 비즈니스 목적뿐 아니라 문화공간으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아셈회의 당시 컨벤션 시설에 대한 기능적 요구가 높아졌고 아셈 컨벤션센터와 아쿠아리움, 멀티플렉스 영화관, 쇼핑공간인 코엑스 몰이 차례로 추가됐다.

그 뒤로도 2004년 아트홀, 2009년 뮤지컬 전문공연장인 코엑스 아티움(Artium)이 개관했으며 코엑스몰이 리모델링 후 재오픈한 2014년엔 코엑스 일대가 강남 MICE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2017년 5월말에는 내부 집객공간으로 ‘별마당 도서관’이 오픈, 6개월간 코엑스 몰 방문객이 천만명에 달했다.

◇팬데믹 후유증 어디에…지난해 실적 '역대 최대'

다만 팬데믹 타격은 피해가지 못했다.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리던 코엑스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텅텅 비었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그 해 3~5월 전시회가 전면 취소됐다. 3개월 간 전시가 없었는데 코엑스 전시컨벤션센터 오픈 이래 처음 있던 일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23만3067건에 달했던 국내 마이스 행사는 2020년 3만431건으로 쪼그라들었다. 행사가 취소되거나 미뤄졌고, 설사 열리더라도 방문객이 찾지 않았다. 코엑스에서 가장 큰 행사장인 그랜드볼룸의 경우 워낙 행사가 없다 보니 듬성듬성 칸막이로 막아 사실상 닫아 두기도 했다.

학술회의, 연회, 기념식, 전시회 등으로 활용되는 코엑스 그랜드볼룸

전시업계가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것은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2년 하반기 즈음이다. 특히 코엑스는 가장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표적 전시회 '인터배터리'를 보면 2020년 고작 1만6000명이 관람했지만 올해는 전 세계 18개국, 579개 배터리업체, 1896부스가 참가했다. 참관객수는 약 12만명으로, 지난해(10만7486명)보다도 늘면서 역대 최대 인파가 몰렸다.

또 올 3월 열린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의 경우 참가 기업 450개사, 2000부스 규모로 성황리에 끝났다. 사흘간 6만917명의 참관객과 바이어가 다녀갔다. 전년대비 17% 증가한 수치로 역시 역대 최대 성과를 남기고 폐막했다.

현재 코엑스는 연간 250회에 이르는 전시회와 이벤트가 열리며 약 400만명이 찾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국내 27개 해외 9개의 전문 전시회를 직접 주최한다. 지난해 코엑스는 매출 983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거두면서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시업계 관계자는 "코엑스의 경우 회복단계라기보다는 사실상 정상화를 마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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