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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섬세함 무장 채권운용 베테랑, 우리운용 서보민 본부장투자 경력 14년, 총 3조 규모 펀드 운용

윤기쁨 기자공개 2024-07-01 07:45:46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 명가인 우리자산운용이 올해 채권 조직 확대에 나섰다. 4월 채권운용본부를 채권운용부문으로 격상하고 라인업 강화를 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우리자산운용의 채권형 자산은 전체에서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채권 운용 규모와 기간, 수익률에서 모두 비교우위를 가진 하우스다.

서보민 채권운용본부장은 14년 간 채권 관련 직무에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2010년 5월 한국자산평가에서 채권 가격을 평가하는 직무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듬해 신한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로 이직하면서 본격적인 펀드매니저의 길로 접어들었다. 우리자산운용에는 2020년 6월부터 합류해 외형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성장스토리: 금융위기 시기 피어난 채권 전문가의 꿈, '잃지 않는 투자'에 집중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서보민 본부장(사진)은 2008년 전후 대학시절 금융학회에서 활동하며 자본시장에 발을 들였다. 세계를 강타했던 금융위기 여파로 투자상품 운용이나 위험관리에 관한 연구가 활발했던 시기다. 금융학회를 통해 채권 자산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자연스럽게 커리어가 이어지게 됐다. 첫 사회생활을 채권평가사에서 시작한다.

초년생 시절부터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을 매매하면서 투자 경험을 쌓았다. 이때의 경험은 그의 운용 철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기초 지식없이 투자를 시작한 초기 수개월 동안은 수익이 짭짤했다. 점차 욕심은 커졌고, 마침내 석달치 월급을 한번에 잃게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때 벌기 위한 투자보다 잃지 않는 투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 본부장은 "펀드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과도한 욕심은 잘못된 투자로 이어지기가 쉽다"며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위험 요소들을 살피고 투자하면 결국에는 우수한 성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퇴근 후에는 '식물 집사'로 활동한다. 올해 초부터 관리가 수월한 작은 화분들을 돌보면서 재미를 붙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펀드 운용과 식물 돌보기는 공통점이 많다. 소홀해도 안되지만 과하게 관리하는 것도 좋지않다. 때때로 상태가 나쁠 때는 화분을 갈아엎고 분갈이도 해야한다. 펀드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 서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운용이 잘 안 되고 있을 때에는 펀드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진단해야 하는데, 운용 포지션을 바꾸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식물 돌보기와 참 닮았는데 마음과 생각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항상심', 신뢰 바탕 '인내심'

운용 철학은 '항상심'으로 요약된다. 방향성을 추종하는 모멘텀 투자든, 본질을 분석하는 가치 투자든 한결 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는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서보민 본부장은 "투자 방법에 정답이 있진 않은데 어떤 방법으로 투자하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손익이 커지면 조바심이 날 때가 많지만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범위에서 충동적으로 매매를 한다면 결과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종목을 선별할 때에는 여러 요소를 통해 고려한다. 특히 기업에 대한 평가는 재무적인 숫자도 중요하지만 지배구조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좋은 재무 수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누가, 어떻게, 어떤 기업문화를 독려하면서 경영하는가에 달려있다. 그는 가치투자자인 워렌 버핏 사례를 들며 장기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경영진을 우선적으로 보고, 경영진은 웬만해서는 교체하지 않는 철학에 공감했다.

2015년에서 2020년까지 담당했던 물가채권 운용 경험도 그의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는 낮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물가채권에서 기대되는 이자수익이 미미했다. 물가채권은 고정된 이자가 지급되는 대부분의 채권과 다르게 소비자물가 수준이 높아질수록 지급되는 이자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물가채권 가격은 본질가치에 비해 매우 낮게 형성돼 있었다.

투자를 시작한 이후 상당기간 동안 물가채권 가격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아 상당한 불안감을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곧이어 저평가 구간이 해소되면서 펀드 수익에 크게 기여했다. 2020년에는 이전에 거둔 좋은 성과를 바탕으로 펀드평가사에서 수여하는 상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중도에 전략을 바꿨다면 성과를 누리기 어려웠을 텐데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도 충분한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고객들이 나를 믿고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 있도록 신뢰를 얻는 것이 운용에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3조 규모 채권 펀드 운용, 양호한 수익률로 투자자 만족도 높여

현재 우리자산운용은 채권형 ETF로 'WOORI대한민국국고채', 'WOORI단기국공채', 'WOORI25-09회사채(AA-이상)' 3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서보민 본부장은 'WOORI단기국공채', 'WOORI25-09회사채(AA-이상)' 책임운용을 맡고 있다. 모두 양호한 성과로 설정 이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WOORI 단기국공채 액티브ETF'는 단기간에도 안정적으로 자산을 굴릴 수 있는 상품이다. 예금이나 MMF(머니마켓펀드) 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설계 당시 목표했던 것처럼 설정 이후 매일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신용위험이 극히 낮은 국공채와 은행채에 투자하며 올해 3.72% 성적표를 받았다.

‘WOORI 25-09 회사채(AA-이상) 액티브ETF'는 만기일인 2025년 9월까지 예적금보다 높은 이자를 거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해진 만기에 맞춰 신용등급이 우량한 채권을 선별해 편입하기 때문에 매매시점에 거두는 만기 수익률을 일정 계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연초 이후 5.38%를 기록하면서 유사 유형 ETF 중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보민 본부장은 "ETF 외에도 수익증권 공모펀드 수탁고가 꽤 큰 편인데 만기가 짧은 단기형 펀드 위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는 금리인하기 시장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달 반만에 3000억원이 모집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공공기관 자금을 모아서 운용하는 연기금풀 채권형 펀드와 다수의 시중은행이나 보험사 기금 등을 위탁하고 있다. 전체 운용 규모는 3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채권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요구하는 바가 많아 이에 걸맞는 커스터마이징 운용이 필요하다.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 목적과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적 까다롭다. 그럼에도 이들을 모두 만족시키며 수익률 기준 피어 상위권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이외에도 '우리국공채중소형고배당20, '우리단기플러스', '우리BIG2플러스', '우리에이스공모주알파', '우리하이플러스채권', '우리베스트국공채' 등을 운용하고 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늘어나는 개인, 채권 시장 투자 기회 제공"

최근 개인도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투자 절차가 간소한 ETF(상장지수펀드)가 다양하게 출시된 영향도 크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채권이 예금보다 이자가 높고, CMA(자산관리계좌) 같은 단기 금융 상품보다 안정적이라는 인식도 커졌다.

금리에 따라 어떤 상품이 유리하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유튜브 채널도 많아지면서 금융시장과 채권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가 전문가 수준으로 높아졌다. 우리자산운용도 다양한 채권에 두루 투자하고자 하는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촘촘한 라인업을 확보해나갈 전망이다.

서보민 본부장은 "과거에는 관련 상품들의 공급이 많지 않았는데 다양한 ETF가 출시되면서 개인들을 중심으로 매수가 늘었다"며 "특히 기존 기관 전용으로 여겨졌던 장기채 ETF 수탁고도 커졌는데, 이는 개인들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펀드 운용은 고객 자금을 맡아 위험을 관리하고 수익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자금을 맡기지 않는다면 뛰어난 펀드매니저도 역량을 펼칠 수 없다"며 "안정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내야만 신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의성실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니어 매니저로서 조직 문화를 공고히 다지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며 "구성원들이 펀드 운용에 몰입하고 우수 성과를 달성해 자존감과 소속감을 높이는 선순환이 지속되면 수탁고 확대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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