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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U in Aerospace alley]HAU 둥지 코네티컷, '항공산업 집약' 경제 효과는한화에어로, 항공앨리 고른 이유…P&W, GE 등 주요 파트너사 포진

체셔(미국)=허인혜 기자공개 2024-07-01 15:24:18

[편집자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법인(HAU)이 출범 5년을 맞아 미국 코네티컷 주 현지 사업장을 공개하고 미래를 제시했다. HAU가 둥지를 튼 곳은 글로벌 항공사업의 산실이자 요충지인 코네티컷 '항공앨리(aerospace alley)'다. HAU는 P&W와 GE 등 항공엔진 산업의 핵심 기업들이 모인 이곳에서 부품 납품을 넘어 공동개발까지 기술의 단계를 높여가고 있다. 최종 종착지는 한국판 항공앨리 구축과 독자엔진 개발이다. 더벨이 코네티컷 현지를 직접 찾아 항공앨리 속 HAU의 성장기와 현재를 살펴보고 앞으로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결(Connect)'이란 단어 없이는 코네티컷(Connecticut)을 쓸 수 없죠(You can't spell Connecticut without Connect)."

폴 라보이(Paul Lavoie) 코네티컷 주정부 제조업 책임자(CMO·사진)의 말처럼, 미국 코네티컷 주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91번 국도에는 도로를 중심으로 수백 곳의 항공엔진 제조 기업들이 뭉쳐있다.

미국 뉴욕에서 북동쪽으로 약 180㎞를 달려 도착한 이곳의 애칭은 '항공앨리(Aerospace Alley)'다. 캘리포니아에 실리콘밸리가 경제 역군이라면 코네티컷 주에는 항공앨리가 있다.

◇코네티컷 91번 국도 '항공앨리', 인접지 고른 HAU

25일(현지시각) 방문한 코네티컷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의 사업장과 생산공장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체셔와 뉴잉턴, 이스트윈저와 글라스톤버리 등 네 곳이다. 설명에 나선 네이트 HAU사업장장은 "핵심 고객인 프랫앤휘트니(P&W)의 본사가 30분 거리에 있다"고 짚었다.

이날 방문한 사업장들은 항공앨리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었다. 생산공장에는 주요 파트너사인 P&W와 제너럴일렉트릭(GE)으로 납품될 부품들이 쉴새없이 만들어 졌다. 바쁘게 돌아가는 공정 속 글로벌 항공엔진의 중심지인 항공앨리에 속했다는 자긍심이 묻어났다.

HAU의 생산공장과 주요 납품처인 P&W, GE간의 거리는 20마일에 채 못 미친다. 가장 가까운 사업장과 핵심 고객사 간의 거리는 고작 4마일. 차로 달리면 늦어도 6분 내에 도착한다. HAU 출범과 함께 바투 가까워진 거리는 HAU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미국 코네티컷 항공앨리 지역의 기업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P&W·GE와 협력하는 HAU…공동개발까지 진일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9년 약 35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항공엔진 부품업체를 인수했다. 코네티컷에 위치한 항공엔진 부품 전문업체 이닥(EDAC)이다. 이곳이 현재 HAU의 허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 업체를 콕 집어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위치다. 코네티컷 항공앨리의 역사가 100년 남짓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주요 기업들이 주변에 자리하게 됐다. 이닥의 주요 고객은 굴지의 항공엔진 제조사들이다. HAU가 노린 것도 이들과의 협업 확대다.

코네티컷에 자리한 주요 항공업체로는 P&W와 GE,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록히드마틴의 시코르스키, 카만 에어로스페이스 등이 꼽힌다. P&W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62억달러다. HAU가 같은 밸류체인 안에 속하며 얻어낼 경제적 이익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항공엔진 사업 속 기업들은 크게 네 단계로 나뉜다. 단순히 소재만 공급하는 곳부터 부품을 제작해 납품하는 기업에서 공동개발(RSP)로, 다시 엔진 독자생산과 제작이 가능한 단계로 높아진다. P&W와 GE 등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조사들이 시장의 팔할을 장악하고 있다.

바꿔말하면 전복이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HAU는 이들과 RSP 협업을 맺고 있다. 개발을 함께하는 만큼 쌓이는 기술도 적잖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궁극적인 목표인 독자 엔진 개발의 꿈에 한층 다가갈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현재까지 독자 항공엔진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지역 먹여살리는 요충지…'코리아 항공앨리 꿈' 효과는

한 지역이 글로벌 사업의 구심점이 된다면 경제적 효과는 상상 이상이라고 주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항공앨리의 규모는 주단위를 넘어선다. 연간 GDP규모가 약 66억달러에 이른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한 국가의 GDP 수준이다. 창출하는 일자리는 1만5000개다. 미국 전체 항공 엔진 및 부품의 약 4분의 1이 코네티컷에서 생산된다.

코네티컷 주정부는 방산과 항공 사업이 주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세만 20억달러, 연방 정부세는 60억달러에 달한다. 약 100년간 소재와 부품, 엔진의 밸류체인이 구축되며 지역사회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 미국 제조업의 쇠락기 속에서도 항공앨리만은 자리를 잘 지켰다. 폴 라보이 CMO는 "미국에서 생산 중인 항공기 엔진의 4분의 1은 코네티컷에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판 항공앨리를 꿈꾸고 있다. P&W나 GE 등의 글로벌 기업이 모인 코네티컷과 한국의 사정은 다르지만 국내 항공엔진 사업을 이끌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이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제시카 테일러(Jessica Taylor) 코네티컷 항공부품협회 대표(Executive Director)도 벤더사와의 협업이 항공앨리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P&W와 GE가 항공앨리의 수요를 책임지고 있지만 소규모 제조 회사들의 협력과 지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성공의 키는 하위 사업자들과 함께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부연했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 주 HAU 체셔사업장에서 폴 라보이(Paul Lavoie) 코네티컷 주정부 제조업 책임자(CMO) 등 주정부·대학 관계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허인혜 기자
◇미 항공앨리 전문가들이 공개한 비법은 'Connect'

항공앨리를 직접 구축한 현지 전문가들은 '거대 경제구역'을 이룬 배경을 무엇으로 설명할까. 주정부 관계자들은 정부의 보조적 역할을 특히 내세웠다. 가려운 곳을 직접 아는 곳은 기업이고, 따라서 정부는 기업의 아쉬운 점을 청취해 양분을 공급하는 협력자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리즈 리네한(Liz Linehan) 코네티컷 하원의원은 주정부 관계자의 사업 이해도와 교육의 효과를 설명하는 한편 "기업이 원하는 사업적 혜택들을 설명해주면 정부는 갖고 있는 지원책들을 정리할 수 있다"며 "주정부에 속하는 동안 후임자들에게 끊임없이 항공우주 산업과 제조업의 힘을 설명하고 상기시켜주는 것도 나의 역할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코네티컷 주의 제조업청은 주 내부에 있는 4638곳의 제조업체와 모두 협력해 이들을 지원하는 한편 기업들이 '이 주(州)'에서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이런 일련의 과정이 우리 주정부가 해야하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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