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캡 리포트]미원화학, 모체 '미원상사' 보다 한발 앞선 이사회②사외이사 과반 이상, 참여율 '우수'…견제 기능 강화 필요
김소라 기자공개 2024-07-30 08:09:54
[편집자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상위 100개 기업이 시가총액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반대로 나머지 700여개 상장사의 비중은 10%대에 그친다. 코스피 내에서도 자본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벨은 이같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미드캡 기업을 파악하고 그간 시장의 관심에서 한 발짝 비껴나 있던 중형 상장사의 가려진 재무 체력과 경영 역량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6: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원 그룹의 화학 계열사 '미원화학'이 모체인 '미원상사' 대비 안정적인 거버넌스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 및 운영 면에서 금융 당국에서 권고하는 지배구조 모범 규준에 더 부합하는 모습이다. 경영진 견제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 활동이 기대된다.다만 향후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 역시 상당하다. 주주, 이사회 등 거버넌스 세부 구성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자산총액 기준 현재 관련 공시 등이 의무화된 것은 아니지만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변화는 필요한 상황이다.
미원 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총 22개 계열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상장사는 총 6곳으로 코스닥 법인인 '잉크테크'를 제외하고 모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1959년 설립된 그룹의 모체인 미원상사를 중심으로 신규 법인이 몇 차례 분할 설립되며 현재에 이르렀다. 계열사 대부분이 화학, 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말 6개 상장 계열사 별도 자산총액을 단순 합산하면 약 1조5000억원으로 집계된다.
◇미원상사 이사회 참여도 들쭉날쭉…김정돈 회장 출석률 10%대
적극적인 구조 재편을 통해 다수 상장 법인을 거느린 화학 그룹으로 성장했지만 거버넌스 선진화 활동은 더딘 상황이다. 이사회가 내부 경영진 위주로 운영되는 등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경영 활동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장치들이 미흡한 편이다. 향후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및 평가 시스템 강화, 소위원회 설치, 구성원 다양성 확보 등 이사회 측면의 보강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현재 미원상사는 그룹 지배주주인 김정돈 미원홀딩스 회장 등이 참여하는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김 회장을 포함해 5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가 보드멤버(이사회 구성원)로 활동 중이다. 이에 따른 사외이사 비중은 38%다. 상법상 상장사 이사회 사외이사 의무 선임 비중이 25%인 점을 고려하면 대체로 여유있게 사외이사를 배치한 그림이다.
활동성 면에선 의문이 따른다. 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들쭉날쭉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열린 이사회에 빠짐없이 참석한 등기임원은 홍창식 대표와 강신우 대표, 가제순 전무 등 3명에 그쳤다. 이사회 절반 이상이 주요 경영 활동에 온전히 참여하지 않은 셈이다. 김정돈 회장은 당해 열린 총 일곱 번의 이사회 가운데 단 한 번만 참석, 출석률이 14%로 가장 낮았다. 사외이사진 출석률은 70~80%대로 집계됐다.
사외이사 정책도 아직까진 공백이 많은 상태다. 미원상사는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천해 선임하고 있다. 즉 사내이사진을 중심으로 사외이사들이 추려지는 구조다. 현재 자산총액 기준 의무 설치 대상도 아닌 만큼 별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구성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이사 선출과 관련한 독립성 기준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지난해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회사 측 교육 역시 부재했다.
◇이사회 교육·참여 미원화학 앞서…이사 선출 독립성 기준은 부재
이와 비교하면 미원화학은 이사회 운영 면에선 상대적으로 앞선다. 표면적으론 미원상사 보다 이사회 전문성과 객관성이 더 담보된 형태를 띄고 있다. 지난해 말 미원화학 이사회 사외이사 비중은 60%로 집계됐다. 김정돈 회장의 동생인 김정만 대표와 김 대표의 아들인 김태호 대표가 2인 사내이사 체제를 이루고 있고 사외이사 3명이 함께 포진해 있다. 지난해 5명 전원 이사회 출석률은 100%를 기록했다.
사외이사 대상 교육도 실시했다. 지난해 총 2차례 교육 시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다. 2번 모두 사외이사 전원 참석했고 회사 내부 및 외부 교육을 각각 1회씩 진행했다.
다만 미원화학 역시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차원의 보완이 요구된다. 미원상사와 마찬가지로 현재 이사회 인원 선출 과정에서의 별도 독립성 기준은 부재한 상태다. 감사위원회를 제외한 이사회 내 소위원회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외부 전문 인원들이 경영진을 객관적으로 감시·감독할 수 있도록 보다 선진화된 거버넌스 체제 구축이 필요한 단계다.
미원화학 관계자는 "현재 감사위원회가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위원회를 꾸려 지배구조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며 "배당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 노력도 재무 여건이 되는 한 지속할 계획"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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