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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SSA 발행 고민하는 수은, 글로벌 IB는 '비추?'미국 경기·중동 전면전 리스크에 '보수적' 행보 권해…'고차방정식' 해법 찾기 분주

이정완 기자공개 2024-08-07 15:54:0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하반기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을 한 달 앞두고 글로벌 자본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과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이어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발행을 고민했는데 시장 환경 변화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IB(투자은행)도 주관사단에 들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SSA 스타일을 권하지 않는 IB가 여럿 나타났다.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SSA 발행은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어 수요가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PT서 직접 제안 듣는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5일 하반기 글로벌본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7일 PT(프레젠테이션)을 통해 IB 의견을 직접 청취한다. 이후 주관사단을 확정해 9일 킥오프 미팅에 나설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상반기부터 SSA 발행에 대한 고민을 이어왔다. 올해 2월 산업은행이 한국물 발행사 중 처음으로 선진국형 조달 방식인 SSA 스타일을 택해 30억달러를 조달한 뒤 또 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도 이를 택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이후 대한민국 정부도 지난 6월 SSA 스타일로 외평채를 찍어 이제 수출입은행만 남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수출입은행도 지난 1일 IB업계에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배포하면서 SSA 조달 제안을 들어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2일 미국 고용지표와 제조업 지수가 예상보다 부진한 탓에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

갑작스런 변동성 확대는 투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가뜩이나 SSA 스타일은 투자자 수 자체가 적다. SSA란 이름처럼 정부, 중앙은행, 국제기구 같은 초우량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발행인데 이들의 수요가 위축되면 수출입은행이 목표로 하는 20억달러 이상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 SSA 스타일로 발행한 산업은행과 외평채도 목표로 한 조달 규모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주문을 채웠다"며 "지금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는 방어적인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 우려가 확산되는 건 더 큰 문제다.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찾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후 이란은 보복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이란 공격에 대비해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설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SSA 투자자 중에선 중동 지역 투자자도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 지역에서 전면전이 발생한다면 수요가 위축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물 '벤치마크' 역할도 고민

수출입은행은 한국물 시장을 대표하는 이슈어다.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대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올해 1월에도 순수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시장을 찾았다. 이 때 20억달러를 확보했는데 수요예측 한때 최대 60억달러 규모 주문이 확인될 정도로 한국물 발행사 중 압도적 지위를 자랑한다.

결국 기존 방식으로 안정적 수요가 뒷받침되는 만큼 지금 같은 시기에 모험을 권하지 않는 셈이다. EM(Emerging Market)형 발행으로 아시아 시장의 집토끼 투자자부터 잡자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국책은행으로서 한국물 벤치마크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수출입은행이 상반기와 하반기 '1호' 발행사로 등판하는 건 이후 시장을 찾는 한국물 발행사에 금리 기준점을 형성해주기 위한 목적이 크다. 다른 공기업도 한국물 발행 시 수출입은행의 조달 조건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다만 최근 산업은행과 기획재정부가 SSA 발행을 택하면서 대한민국 정부의 벤치마크가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국채를 금리 산정 출발점으로 삼는 EM형과 다르게 SSA 스타일에선 유통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을 기준으로 금리를 매긴다. 투자자 구성도 EM형과는 완전히 다르다.

IB업계 관계자는 "SSA 스타일로 얼마나 많은 수요를 확보할 지부터 한국물 벤치마크 역할까지 고차방정식 해법을 찾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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