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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고민 커지는 한국타이어, '반대기류' 이사진 선택 촉각 주가 변동성 확대…신주 프리미엄 150%대로 급상승

이호준 기자공개 2024-08-08 09:54:3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 작업이 '고'냐 '스톱'이냐의 기로에 섰다. 최근 한온시스템 주가가 급락을 거듭하자 한국타이어 이사회 내부에서 강한 인수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사실 이사회의 결정을 둘러싼 의아함은 처음부터 있었다. 지난 5월 한국타이어 이사회는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50.5% 중 25%를 주당 1만250원(총 1조3679억원)에 인수하고 유증에 참여해 주당 5605원에 6514만주(총 3651억원)를 추가로 인수하는 데 결의했다.

관련 공시가 나오기 하루 전 한온시스템 종가가 587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주에 74%(4380원) 프리미엄을 더하고 신주는 할인된 가격으로 매수하는 셈이었다. 당시에도 이사회가 어떻게 높은 인수가에 찬성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타이어에 집중된 회사를 단숨에 글로벌 2위 공조 시스템 업체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조현범 회장의 영향력이 컸을 것으로 업계는 봤다. 그는 2015년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의 2대 주주로 올라섰을 때부터 사내이사로서 경영에 참여해 왔다. 한온시스템의 사명 변경(옛 한라비스테온공조)과 인도 법인 매각 등 굵직한 사안을 직접 추진한 만큼 이사회 역시 그의 전문성을 신뢰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한온시스템 주가가 4000원대로 하락한 6월부터다. 업계는 한온시스템이 한국타이어 아래에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장에 설득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온시스템이 전기차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핵심 사업을 보여주지 못했고 MSCI 지수 제외와 실적 악화 등이 겹치며 주가 상승의 재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결과적으로 한온시스템 주가는 400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6일 종가(4010원) 기준으로 인수가를 다시 계산해보면 한국타이어는 신주 프리미엄이 70%에서 155%(6240원)로 높아지게 된다. 할인된 가격으로 매수하기로 했던 신주도 이제는 웃돈까지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 심화로 하락 리스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한온시스템 주가 추이. 2024.05.02~2024.08.07. 출처: KRX)

한국타이어 측은 인수가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사회의 부정적 기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협상 진행 상황과 별개로 한국타이어 이사회 내부에서 일부 구성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현재 한국타이어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이수일, 박종호)과 사외이사 6인(김종갑, 표현명, 강영재, 김정연, 한성권, 문두철)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타이어 이사회의 경우 잘못된 결정이나 이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대해 이사회 의장에게 이사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앞서 한온시스템 인수를 의결했다 하더라도 본계약 전에 조건 등에 대해 반대하는 이사들이 재논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앞서 지난 3월 조현범 회장이 이사진 등과 협의해 한국타이어 등기임원 재선임을 포기한 만큼 현 이사회가 반대하는 인수 협상을 계속 강행하기에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인수가 결렬되면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은 수백억원대의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아무리 조현범 회장이라도 지금과 같은 가격 차이에 이사진을 설득할 만한 명분이 있겠느냐"라며 "기울어진 딜을 이행하느니 차라리 이행보증금을 포기하는 쪽이 회사 이익에 더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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