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난항'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인수 완주하나 경영권 확보 장기간 염두, 매도자 한앤코도 새판짜기 부담
이영호 기자공개 2024-08-06 08:08:2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1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주가 하락 등 여파로 양측 입장차는 상당 수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국타이어가 인수전을 완주할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양측 모두 협상을 완주할 동기는 충분하다는 관측이다.5일 IB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 3일로 예정됐던 한온시스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이행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한온시스템 구주를 매입하는 동시에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온시스템 새 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었다. 몸값 격차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IB 관계자들은 양자가 금번 딜을 완주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한국타이어와 한앤코 모두 협상이 타결돼야만 하는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 당시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타깃 기업에 제3자 인수 제안이 들어올 경우 우선매수권자는 제3자 제안을 토대로 우선매수권 발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지난해 대광건영이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큐로CC를 인수했던 것과 같은 장치다. 우선매수권은 제3자의 인수 의욕을 꺾는 장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국타이어의 우선매수권은 지난 2021년 효력이 소멸됐다. 제3자의 한온시스템 인수를 가로막는 큰 장벽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앤코 입장에서는 외부 전략적투자자(SI)를 섭외하기가 쉽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거니와 조 단위 몸값을 감당할 원매자를 물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가 여전히 유력 원매자로 꼽히는 이유다.
한국타이어로서도 딜을 완수해야 할 동기가 있다. 지분 19.45%를 쥔 한온시스템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한국타이어가 투자 차익을 남기고 손을 뗄 것이란 예상이 다수였다. 주가 하락으로 수익을 챙기는 시나리오는 요원해졌다. SI가 2대 주주로 남는 상황은 실익이 없다.
IB 고위 관계자는 "지분이 전무했다면 충분히 딜을 깰 수도 있었겠지만 2대 주주라면 상황이 다르다"며 "한온시스템을 인수해 사업 시너지를 내는 게 대안"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당시부터 회사 경영권을 탐냈다는 점도 주목된다. IB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 의지는 비밀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에 필적할 대규모 자동차 사업을 원해왔다. 한온시스템은 한국타이어 눈높이에 부합하는 타깃으로 꼽힌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너무 높은 몸값 때문이었다. 이제는 상황이 반전됐다. 주가는 크게 떨어졌고 한온시스템은 새 주인을 찾아야 할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조 사업은 기술 변화와 무관하게 수요가 꾸준한 분야로 한국타이어가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며 "한온시스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현 시점이 한국타이어로선 인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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