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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락 기자공개 2024-08-22 07:54:0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07: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투자자와 주주에게 목소리를 내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다. 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이나 주주총회 등 공식적인 IR 자리다. CFO는 기업 성장성과 재무 성과를 시장에 어필하는 '세일즈맨' 역할을 수행한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도 소통한다. 2주 전에는 이커머스 업계 화두인 '티메프 사태'를 분석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CFO는 이번 사태가 '지극히 평범한 흔히 관찰 가능한 경영 실패 사례'라고 견해를 밝혔다. CFO가 공식적인 자리 밖에서 목소리를 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김 CFO는 이번 사안이 빚어진 구조적 문제를 언급했다. 아마존, 쿠팡, 코스트코 사례를 들어 소매유통 업계에서 지켜야 할 자금 관리 원칙도 설명했다. '낙전 이익'을 중장기적인 소비자 가치 증진에 재투자한 곳들이다. 근시안적이고 단기적인 경영 행위를 부추긴 자본 시장의 잘못도 꼬집었다.

그가 목소리를 낸 이유는 분명했다. '티메프 사태'를 특정인의 도덕적 잘못,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제도 부재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정부 당국에서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이커머스 기업 정산 기한 도입, 판매대금 별도 관리 등 각종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김 CFO는 규제를 겹겹이 쌓는 게 해결책은 아니라고 봤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고문도 SNS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대화법부터 그가 체득한 리더십, 자신이 가진 꿈 등을 공유하고 있다. 평소 직원들에게 했던 얘기들이 글감이라고 한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SNS를 시작했다.

지난달 권 고문을 만나 CFO 자리가 갖는 무게감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CFO는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하는 자리라고 했다. CFO가 제 목소리를 내면 최고경영자(CEO)가 심사숙고해 의사결정을 하고 잘못된 길로 접어들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권 고문이 CFO일 때도 목소리를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소화했다.

김 CFO와 권 고문은 소통의 문을 열어 여러 사람과 생각해볼 거리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에게서 CFO가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 현업에서 얻은 값진 경험 등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목소리가 사회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될 수도 있다. 두 사람의 SNS가 오래도록 운영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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