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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를 움직이는 사람들]그룹의 한 축 든든히 떠받치는 송호성 사장①연매출 100조 가시화…오너 3대 모두 경험, 기아만의 정체성 완벽 '확립'

이호준 기자공개 2024-08-21 09:20:46

[편집자주]

최근 성과 시즌마다 완성차 업계에서 주목받는 것이 기아의 실적 지표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급차 브랜드에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자랑한다. 기아는 어떻게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며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 부분에서 꼭 주목할 만한 부분이 기아의 경영진들이다. 그간 사명 변경에서부터 브랜드 리브랜딩까지, 결코 쉬운 일 하나 없었지만, 마음을 잡고 앉아 회사의 도약을 이끈 주역들이다. 더벨이 기아를 이끌고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정주영 창업주와 정몽구 명예회장을 모두 경험하고 이제는 3세 정의선 회장의 그룹 경영까지 일선에서 지원하고 있다. 기아의 안정적인 기반을 확립함으로써 그룹 경영의 한 축을 송 사장이 든든히 맡아 걱정을 덜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기아 고유의 색깔을 안정적으로 확립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 송 사장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의 미래 전략부터 인도 신차 라인업 부재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오너 3대 모두 경험…사장 부임 후 영업익 '5조→11조'

송 사장은 기아의 도약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196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36년의 재직 기간에 평사원으로 시작해 그룹 경영의 정점이자 양대 축인 기아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정주영 창업주부터 정의선 회장까지 그룹의 오너 3대를 모두 경험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5'로 오르던 시기 송 사장은 오너 일가의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며 신임을 얻었다. 송 사장은 기아로 자리를 옮겨 프랑스판매법인장으로 일하던 중 경제 침체로 유럽 판매 실적이 감소하자 정몽구 명예회장이 그를 지목해 기아의 유럽법인장으로 앉혔다. 이는 연말 정기 인사를 수개월 앞둔 전격 인사였다.

송 사장은 유럽사령탑을 지내며 정 명예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경영상의 난제를 여럿 해결해 왔다. 부임 이듬해부터 스포티지 등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4.6%)로 현대차(0.5%)를 앞질렀고 2015년에는 유럽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무대를 유럽으로 옮기며 친환경차 시대 개막에 따른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어려운 경영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자 뒤이어 등장한 정의선 회장도 송 사장을 향한 신임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자신이 현대차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기 수개월 전인 2020년 3월 기아의 새 사장 자리를 송 사장에게 맡겼다.

송 사장은 지난 5년간 기아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며 기아의 방향을 새로 정립했다. 2021년 그는 31년 만에 기아의 사명을 '기아자동차'에서 현재의 '기아'로 변경했다. 또 16년 만에 새로운 슬로건도 발표했다. 단순히 자동차를 만들고 파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PBV를 주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적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간의 실적 지표들을 보면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표현할 만하다. 그의 사장 데뷔 이듬해 기아는 전년 대비 연결 매출이 20조원 증가한 69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99조원으로 확대되며 성장세를 보여줬다. 올해는 매출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영업이익은 이 기간 5조원에서 11조원으로 커진 상태다.

◇100조원 도전 시작…그의 해외 사업 관리 능력 '주목'

기아가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지 올해로 24년이 지났다. 한때 현대차에 밀리며 설움을 견뎌야 했던 기아지만 지금은 송 사장 아래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특히 현대차와 확실히 구별되는 정체성을 갖춘 모습이다. 그 핵심 키워드는 유연함과 신속성이다. 기아는 내년부터 첫 중형 PBV 모델인 PV5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 쪽은 이미 한창이다. 2019년만 해도 전기차 종류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플래그십 SUV 전기차 EV9부터 저가형 전기차 EV3까지 라인업이 다양하다.

현대차처럼 대규모 신차 프로젝트나 수소 등 투자 위주의 접근보다는 실익을 중시하며 미래 먹거리를 유연하게 꾸리는 전략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현대차보다 작지만 기민한 기업 규모를 활용해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올해 기아의 매출 100조원 도전은 송 사장의 또 다른 대작으로 여겨진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물론 이형근 전 부회장이 기아를 7년간 이끌었다. 또한 그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이루고 있는 최준영 부사장과 공동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해외사업 쪽에서 송 사장의 경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PBV비즈니스사업부장 피에르 마르텡 보 디렉터(상무), 기아 송호성 사장, 기아글로벌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부사장 등이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컨퍼런스 이후 PBV 콘셉트카 PV5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의 해외 사업 관리 능력이 특히 주목받고 있어서다. 현재 기아의 인도 시장 전략 재정립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 현지 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것과 달리 기아의 인도법인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077억원으로 전년 동기(3173억원) 대비 66% 감소했다. 신차 출시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 기아의 입지를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미도 주목받고 있다. 남미는 꾸준히 볼륨 성장이 진행 중인 시장으로 신흥국인 콜롬비아 등에서는 토요타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기아는 올해 멕시코 공장에서 차세대 세단인 K4를 생산할 예정이다. K3의 후속 모델로 여겨지는 이 차는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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