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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코퍼레이션을 움직이는 사람들]'재무 설계자' 장안석 사장, 재도약 기틀 확립③정몽혁 회장과 동갑…현대종합상사 계열분리 '일등공신'

박완준 기자공개 2024-08-28 07:39:18

[편집자주]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종합상사에게 수출 역군은 옛말이 된 지 오래인 데다 '상사 무용론'까지 나오면서 차세대 먹거리 발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초부터 대규모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의 변화를 예고하며 기초 체력을 탄탄히 쌓아왔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승부수는 조직력이다. 올해 정몽혁 회장을 중심으로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올해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도약의 기틀을 확립하는 데 앞장선 재무 설계자.' 장안석 현대코퍼레이션 사장 앞에 붙는 수식어다. 2010년 워크아웃에서 탈출해 현대중공업그룹 품으로 다시 돌아간 현대코퍼레이션의 투자활동과 안정적인 재무관리를 위한 기틀을 마련한 주역으로 평가된다.

장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걸어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입사 초기부터 재경팀을 돌며 회계와 금융, 세무, 사업관리 등의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아울러 평소 임직원들과 토론을 즐겨하는 등 소통 능력까지 겸비해 그룹 내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5년 현대맨…재무 초석부터 계열분리까지 설계

장 사장은 범현대가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정통 현대맨'이다. 그는 1961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2003년 현대석유화학에서 재경을 담당했고 2003~2010년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에서 금융지역본부장을 지내는 등 재무 분야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2010년 현대종합상사가 워크아웃에서 탈출하면서 합류했다. 입사 초기 현대석유화학 재경팀에서 연을 맺은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경영기획부문장 상무로 직접 영입했다. 동갑내기로 알려진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까지도 정 회장과 경영 전략에 대해 격의 없이 토론한다는 후문이다.

장 사장은 현대종합상사의 경영기획실장 및 금융여신담당중역을 역임했다. 워크아웃 졸업 이후 재무와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며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전략 재구축 선봉에 섰다. 특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원개발 지분을 매각하며 차입금 관리에 나섰다. 이때 구축된 재무 프로세스는 그룹의 기본 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장 사장은 부실채권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그는 "관성에 따라 기계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을 넘어서, 위기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진짜 강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현대종합상사는 워크아웃 졸업 1년 만에 회사채와 기업 신용등급 A0(안정적)로 도약했다.

현대종합상사의 계열분리도 기획했다. 현대씨앤에프(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신설해 현대종합상사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과 계열분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대종합상사는 해외무역 및 자원개발을 담당하고, 현대씨앤에프는 지주사를 맡아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이에 현대종합상사 최대주주는 현대씨앤에프(19.37%)가 되고, 현대씨앤에프 최대주주에 정 회장(21.15%)이 올라서며 지배구조가 강화됐다.

계열분리와 동시에 장 사장은 현대씨앤에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주사 차원에서 식량사업 등 신사업을 총괄하는 미래 먹거리 발굴의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 그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에 농산물유통센터 건립을 성공시키며 열대과일을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는 길을 개척했다.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2020년 현대종합상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승진 이듬해 사명을 현대코퍼레이션으로 변경했다. 종합상사의 명칭에 갇힌 이미지와 사업 모델의 한계를 탈피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다변화해 글로벌 종합 비즈니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장 사장은 현대코퍼레이션 사업 다각화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사업목적에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제조와 판매업을 추가해 매출을 2022년 1조1300억원에서 지난해 1조9900억원으로 성장시켰다. 총매출 비중도 1년 새 18.5%에서 30.2%로 커져 철강(29.7%), 석유화학(28.9%)으로 완성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사업 리스크 관리 '선봉'…신사업 계약까지 총괄

"미·중 패권 전쟁은 점차 심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변화무쌍한 환경에 대비해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탄력성을 갖춘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
장안석 현대코퍼레이션 사장이 2024년 영업전략회의에서 회의 총평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현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5년 차를 맞이한 장 사장이 최근 임직원 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각종 대외 변수의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견된 탓이다. 종합상사는 매출액이 주로 해외에서 나와 대외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불안정한 국제 환경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코퍼레이션은 대외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준비하고 있다. 장 사장은 M&A 계약서를 검토하며 거래 리스크 분석과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통상 M&A는 본실사를 시작으로 계약서 등 거래서류 준비 및 협상, 거래 종결 단계로 진행된다. 장 사장은 M&A 과정에서 자사에 유리한 조항을 발굴 및 제안하는 역할을 맡았다.

장 사장은 차량용 부품 제조와 신재생 에너지, F&B, 유통, 물류뿐 아니라 전기차 부품 제조, 친환경 소재 및 복합 소재,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새로운 시장도 발굴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장 사장은 신사업 발굴 단계의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며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데 총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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