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도 단기간에 300건 넘는 폭발 사고를 겪으며 국민들의 공포증(포비아)이 확산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안전성이 강화되며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97%까지 치솟는 등 우리의 삶에 스며들었다."이차전지 산업을 모태로 하는 국내 대기업 연구개발(R&D)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화재 관련 이차전지의 안전성 문제가 포비아로 번지자 근래 사내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초기 시장인 만큼 보급 속도에 맞춰 안전 인프라가 구축되면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국내 배터리 화재 역사는 신기술의 집약체로 주목받던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던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이 주인공이다. 출시 이후 판매된 159만대 중 310건의 폭발 사고가 접수됐고 배터리 발화는 총 140건으로 확인됐다. 노트7은 비행기에서 충전이 금지되는 등 안전 포비아로 확산됐다.
삼성전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출시 두 달 만에 단종을 결정하며 배터리 결함을 보완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를 담당하는 '부품 전문팀'을 신설하고 배터리 안전 설계 기준도 강화했다. 삼성전자의 후속작 노트8은 신뢰를 회복, 전작 대비 사전예약 판매량이 2.5배 늘어났다.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도 지나친 불안 심리가 거인처럼 커지는 것을 막고 있다.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에 지하 주차장 출입금지와 충전시설 지상 이전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며 포비아가 점차 확산되면서다. 비정상적인 방전 등 다양한 불량 유형을 파악하기 위한 관리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점검에 나섰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R&D 부서 내에서 인원을 차출해 '배터리 화재 방지'를 목표한 조직을 유연하게 운영 중이라는 후문이다.
사실 이차전지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지금처럼 안전 강화를 위한 시스템 재점검을 통한 기술 개선을 홍보하며 신뢰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일이 최선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완전히 기다리고만 있지는 못한다. 물밑에서 시장 반등 시기에 원활한 사업 진행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비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스마트폰 폭발 사고에 기업들은 배터리 검사를 전수 검사로 바꾸며 소비자들을 안심시켰다. 이차전지사도 이번 화재 사고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안전에는 정부와 기업, 민간 구분이 없다. 빈틈없는 제도적,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발전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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