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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영업이익률 비결]미국법인 수익률, 정의선 'V자 반등 전략' 주효⑧수석부회장 취임 후 해외법인 주도…매출·ASP 다 잡았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4-08-28 07:39:59

[편집자주]

판매량에 대한 의구심을 떨친 기업이라면 이제 브랜드 밸류가 수익성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좋은 물건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합당한 값을 치른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 브랜드를 공들여 키운 이유다. 다만 장인이 아닌 기업으로서 원가율 관리도 필수 요소, 재료비와 고품질의 균형 맞추기는 모든 제조기업의 딜레마다. 현대차그룹은 권역별 균형 성장이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더하며 복잡한 방정식을 가장 잘 풀어내고 있다. 더벨이 영업이익률 10%를 넘기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의 비결을 재료별로 분석하고 전략과 히스토리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HMA)은 해외 법인 중 비견할 곳이 없는 매출액과 탄탄한 수익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효자로 거듭난 세월이 길지는 않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이 대부분이었고 플러스(+) 수익률도 2%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순이익률은 마이너스이거나 1%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의선 효과'는 이제 현대차그룹에게는 특별하지는 않은 주제가 됐지만 그럼에도 언급해야 하는 건 취임 시기와 해외 실적 반등의 지표가 명징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법인은 2021년부터 확실한 체질 변화가 읽힌다. 현대차그룹의 북미 점유율 확대와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확대가 원인이다. 적자만 내던 미국 법인은 이제 현대차그룹의 실적을 떠받치는 장남이 됐다.

◇2021년 이후 반등한 미국 법인 수익률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법인은 2021년 이후 '믿을맨'이 됐다. 실적과 이익률 추이를 보면 현대차 미국 법인과 기아의 미국 판매법인은 2020년을 기점으로 양의 수익률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202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이익률에 보탬이 됐다.

현대차의 미국 법인 매출액을 보면 2014년 17조원에서 2019년 18조5900억원으로 5년간 상승세가 크지 않았다. 그 사이 15조~16조원을 기록한 해도 있었다. 2020년 19조6300억원으로 한 계단 더 올라온 매출액은 2021년 22조8800억원, 2022년 33조6800억원, 2023년 40조원 이상으로 성큼성큼 성장한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20조원이 넘는 매출액 성장을 이룬 셈이다. 두배로 뛰었다.

기아 판매법인도 유사한 동향을 보인다. 2015년 매출액이 14조5000억원 수준인데 2020년 16조8200원으로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21년 19조8000억원, 2022년 28조5000억원, 2023년 35조2600억원으로 성장한 속도와 비교하면 이전의 5년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기아 생산법인의 경우 외부 요인도 수익성을 좌우해 판매법인과는 다른 추이를 보인다. 품질비용 등의 일회성 요인과 원가율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판매법인과 같은 지표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2020년 적자 배경은 약 3조3600억원의 엔진 품질비용이 반영되면서다. 판매법인은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낸 시기다.


◇정의선이자 현대차의 키워드 'SUV·제네시스'

포트폴리오를 가리지 않은 매출액 확대가 기업에게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건 제조 기업들이 이미 겪어온 역사다. '완성차'라는 카테고리가 같더라도 세그먼트와 차종에 따라 수익성은 천차만별이다. 매출액 확대가 곧 순이익 성장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정 회장은 판매량 그래프가 꾸준히 하락하는 와중에도 매출 규모 확대에만 열을 올리지는 않았다. 부회장 시절부터 현대차그룹의 미래로 SUV와 제네시스를 낙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5년 이후 판매 그래프가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2018년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 입장에서 판매량 회복이 가장 큰 과제였다. 정 회장은 2018년 처음으로 현대차그룹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V자 반등 전략'을 주문한다. 이날 강조한 키워드가 미국 시장에서의 SUV 차종 확대와 제네시스 신차 판매였다.

이 전략과 현대차의 매출액, 당기순이익 추이를 비교해보면 효과가 있었다. 2018년 이후 현대차는 매출액은 늘리고 당기순손실의 적자폭은 줄여나갔다. 2020년 순이익률이 플러스로 올라섰다. 정 회장이 취임한 2020년은 더 어려운 해였다. 미국 내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이 9년 사이 최저치였다. 한해동안 약 122만5000대를 팔았는데 2011년 113만1200대를 판 이후 가장 차를 못 판 해였다.

하지만 동력이 있었다. 2020년은 펜데믹 초입으로 전반적인 이동수단 시장이 함께 내려앉은 때다. 2019년까지 현대차의 판매량은 점진적으로 확대됐다. 2012년 126만대에서 2016년 142만2600대로 규모를 키웠다. 이후 120만~130만대의 스코어를 안정적으로 기록해 왔다.

◇'제네시스 탄 드라이브' 가성비에서 명차 로드로

앞서 말했듯 판매지표만큼 중요한 게 수익성이다. 이 수익성은 판매단가(ASP)의 추이, 특히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단가 변화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시장은 그중에서도 SUV와 제네시스의 수요가 높은 곳이다.

현대차의 올해 해외 승용 평균 ASP는 1분기를 기준으로 6419만원이다. 해외 RV 차량 판매가는 6977만원이다. 평균 대비 500만원 이상 비싼 셈인데 상승률도 가파르다. 5년 전 대비 거의 100%가 올랐다. 기아도 마찬가지로 레저용 차량(RV)의 해외 시장 ASP가 5년 사이 50%가량의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차의 대표적 SUV인 투싼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9만2146대가 팔리며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네시스 GV80의 판매도 같은 기간 1만91대로 전년대비 22.2% 증가했다. 기아 역시 RV 비중이 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한 3630만원에 이른다. 북미에서는 RV 판매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ASP의 상승은 차 자체의 업그레이드도 있겠지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밸류를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가성비'로 이름을 알렸던 현대차그룹은 럭셔리 세단을 표방한 제네시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며 명차 브랜드로 거듭난다. 이 제네시스의 탄생을 주도한 인물이 정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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