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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매각' 삼척블루파워, 고금리 외면한 리테일 모집액 1500억·주문액 1393억…6%대 금리 메리트에도 투심 '미약'

권순철 기자공개 2024-09-06 15:48:1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1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가 또다시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오버부킹을 기록했던 지난 6월 발행 때와 마찬가지로 6%대 고금리를 제시했지만 리테일 수요가 기대만큼 유입되지 않은 영향이 컸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이날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트랜치는 3년 단일물로 구성했으며 태핑 결과에 관계없이 증액 발행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6곳의 증권사가 발행 주관사로 들어갔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6곳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들은 지난 6월에도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회사와 5년간 1조원 규모의 총액인수확약(LOC)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수요예측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총 1339억원의 주문이 들어왔지만 107억원이 모자라 모집액을 다 채우지 못했다. 지난 6월 공모채 발행 당시 1750억원의 유효수요가 확인된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물론 올해까지 LOC가 유효하기 때문에 모집액은 그대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미매각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순 없다. 이 회사는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1조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찍었는데 이중 67%가 미매각이 났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주로 운영하는 곳이라 ESG 패러다임에 적합하지 않은 이슈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향이 컸다.

그렇기에 시장에서 'A+,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금리를 높게 잡아 리테일 수요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A+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3.86%로 집계되지만 삼척블루파워는 6%가 넘는 금리를 제시했다. 등급에 관계없이 시장금리 하락 추세가 명확했음에도 의도적으로 고금리 매력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모집액을 채우기 충분한 수요가 유입되진 못했다. 지난 6월 오버부킹 이후 삼척블루파워는 6.59%에 1500억원을 조달했다. 전일 기준 회사의 3년물 금리가 6.084%였던 것을 고려하면 고금리 매력이 희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리보다는 회사의 중장기적 조달 리스크가 미매각에 기여한 부분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안그래도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반 ESG' 기업으로 알려진 와중에 6곳의 증권사들과 체결한 LOC도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간 LOC는 조달 전선이 불안정한 회사의 유동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했기에 이것이 사라지는 것은 중대한 이벤트로 여겨진다.

인수확약을 새롭게 체결하는 것도 난항이 예상된다. 근본적으로 ESG 패러다임 전환에 참여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선행되지 않는 한, 금융사들이 삼척블루파워에 대규모 자금을 대는 일은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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