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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케이뱅크와 동행 '1년만 더' '장기→단기' 계약기간 변경…1사·2은행 제휴 염두 가능성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9-20 08:52:2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케이뱅크 간 실명계좌 제휴 기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양사는 2020년 6월 처음 계약을 체결했는데 타사와 달리 계약기간을 대외 공개하지 않아왔다. 업계에서는 최초 3년 이상 장기 계약을 맺었을 것이란 관측만 있었다.

올해 7월 양사는 재계약을 체결했는데 케이뱅크가 IPO를 위해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관련 내용이 담겼다. 기간은 내년 10월까지로 단기다. 계약기간이 짧은 만큼 양사의 협업 관계에 향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주목된다.

케이뱅크가 최근 공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양사는 7월 '업비트 예치금 관리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용자보호법)'이 시행돼 계약 내용이 변경되면서 다시 체결하게 된 계약이다. 기존에 케이뱅크는 업비트 고객 예치금을 운용하며 0.1%의 연이율을 제공했지만 7월 19일부터는 2.1%의 이율을 제공 중이다.

계약 종료는 2025년 10월이다. 계약 만료 3개월 전까지 1년 단위로 연장 협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두나무는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제도가 도입된 2021년 이후 한 번도 실명확인계정 재계약에 따른 변경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1년 9월 이후 거래소는 은행과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변경신고를 접수해야 한다. 제휴사를 변경한 게 아닌 단순 계약 연장도 마찬가지다. 이에 코빗과 코인원은 총 4회, 빗썸은 3회의 실명확인계정 관련 변경신고 수리를 받았다. 업비트와 케이뱅크만 장기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다.

계약기간 단축에 대해 두나무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서는 새로운 파트너와의 계약도 염두에 두고 단기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 기간을 길게 가져가 굳이 가능성을 닫아둘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도 증권신고서에서 주요 사업 위험성으로 두나무와의 제휴 관계 변화를 언급했다. 양사가 당장 내년 이후 관계를 끊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가 상당 수준이기 때문이다. 업비트 예치금은 케이뱅크 주요 수신원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업비트 예치금은 3조6816억원으로 케이뱅크 전체 수신잔액의 16.8%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파트너로 인한 사업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두나무 펌뱅킹 매출 의존도와 수신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두나무가 다른 은행과 손잡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희박하지만 계약기간 만료 후 두나무가 다른 금융기관과 추가로 제휴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케이뱅크의 업비트 수신액이 급격히 줄어 들수 있다.

현재 법에서 정해진 내용은 없지만 각 거래소는 은행 한 곳과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제휴사 추가는 불가능하고 변경을 타진해야 한다. 이에 최근 NH농협은행과 계약 중인 빗썸이 KB국민은행으로 제휴사 변경신고를 제출하기도 했다. 거래소는 이런 그림자 규제를 완화해야 공정한 시장 경쟁이 가능하다고 꾸준히 어필해 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이 공고하게 지켜오던 계약기간을 보다 짧게 줄였다는 점에서 1사 1은행의 그림자 규제가 서서히 걷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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