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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신영, 15년 만에 자사주 전량 소각 '왜' 정춘보 회장 과세 물납 후 취득분 포함, 지분율 변화 없어…자본금 변화 미미

신상윤 기자공개 2024-09-20 07:29:2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세대 디벨로퍼 '신영'이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한다. 신영은 설립 초기 자본금을 출자했던 주주들의 지분을 자기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 외 정춘보 회장의 물납 주식을 정부로부터 다시 사들였던 주식 등을 포함해 8만주가 조금 넘는다. 자기주식 수량이 많지 않아 자본금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영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자기주식 8만1200주(8.12%)를 무상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11월 4일이다. 자기주식 소각을 마치면 자본금은 기존 121억원에서 113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정춘보 회장이 설립한 신영은 국내 1세대 디벨로퍼다. 정 회장은 신영을 필두로 부동산 개발 리딩컴퍼니 형태의 그룹사를 일궜다. 지난해 말 기준 신영그룹은 공정자산총액 5조3969억원 규모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는 81위다. 2022년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이후 3년 연속이다. 디벨로퍼업계에선 문주현 회장이 이끄는 엠디엠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자기주식 무상 소각은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이다. 신영은 자기주식을 제외하면 정 회장과 아들인 정무경 이사가 지분을 전량 들고 있다. 정 회장이 90.4%로 최대주주이며, 정 이사가 1.48%를 보유 중이다. 이번 자기주식 무상 소각으로 지분율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신영이 소각할 자기주식의 기원을 따지면 정 회장과 초기 자본금을 댄 주주들이다. 정 회장은 2009년 부과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신영 주식 3만9200주를 물납했다. 이어 신영은 정 회 장과 함께 신영을 설립할 때 자본금을 댄 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자기주식의 보유량을 4만2000주까지 늘렸다.

이후 신영은 2014년 기획재정부가 보유 중이던 국유재산 처분에 나서자 정 회장이 물납했던 주식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듬해인 2015년 6월 주식 대금을 완납하면서 신영의 보유 자기주식은 현재 규모인 8만1200주로 증가했다.

이를 고려하면 신영은 자기주식을 취득한 지 약 15년 만에 전량 소각하는 셈이다. 다만 신영의 경우 비상장 기업인 데다 주주도 정 회장 부자 2명인 만큼 기업가치 제고 등의 이유와는 무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이 세금으로 주식을 물납했던 2009년말 신영의 자산총계는 87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1조2265억원 상당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춘보 회장이 세금 대신 물납했던 주식을 다시 사들이며 자기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었다"며 "비상장 기업인 데다 자기주식을 소유할 필요성 등이 없는 만큼 소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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