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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디지털 동반자' KT·신한, 다방면 시너지·재무 관계 눈길③2022년 90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 수장 교체에도 결속력 굳건

이민우 기자공개 2024-10-02 09:38:53

[편집자주]

SKT와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빅블러(Big Blur) 시대 최전선에 있다. 희미한 산업 경계 속 선택한 전략은 홀로서기보다 우군 확보다. 첫 손에 꼽은 동반자는 금융사다. 양측은 서로의 위기와 시장 변화에 공감대가 있다. 생성형 AI 등 첨단 ICT를 매개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거나 기존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지분 교환, 사업적 결합을 바탕으로 고객 공유와 서비스 공급, 기술 발굴 등 공동 생존 모색이 한창이다. 교집합 확대를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선 통신·금융사의 연결고리와 그 의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와 신한금융그룹은 2022년부터 디지털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본격적인 동맹 관계를 구축했다.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ICT부터 각자 계열사 인프라와 금융 전문성을 결합한 부동산 시너지 등 무수한 협력 가능성을 생성했다. 대규모 지분 맞교환과 선행 협력 사례 누적으로 경영진 교체 이슈에도 흔들리지 않는 결속력까지 갖췄다.

양측은 현재 실제 사업 외에도 본사부터 계열사까지 깊고 넓은 금융 관계를 맺었다. KT는 운전자금 조달을 위한 차입 등에서 다른 금융사 대비 신한은행을 애용 중이다. 주주환원 목적의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도 주로 신한투자증권에 맡겼다. 이외 계열사도 주로 신한은행에서 통화스왑 등 파생상품 거래를 하고 있다.

◇경쟁력 다각화 목표 일치, IT·부동산 등 광범위 협력 가능

KT는 2022년 초 신한금융과 미래사업 동맹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결속력 강화를 위해 막대한 지분 맞교환을 시도했다. 각 사에서 4000억원 이상, 양사 총합 9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였다. KT는 신한금융지주 지분 2% 가량을 가져갔고 신한금융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총 5% 이상 KT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KT와 신한금융은 IT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신한은행은 진옥동 회장을 중심으로 금융사 중 모바일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앞장서 왔다. KT에겐 중요 고객사이자 연구개발(R&D) 등에서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파트너였던 셈이다. 반대로 KT는 본사와 계열사 사업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에게 적합한 금융 특화 솔루션, AI플랫폼 등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존재다.

양측의 협력은 디지털 외 부동산 영역에서의 시너지 기대도 컸다. KT의 경우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를 중심으로 막강한 부동산 사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등을 필두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전통적인 부동산 강자로 통한다. 특히 탈통신 사업 실적을 높여야 하는 KT에게 부동산 사업 성장은 상당히 중요한 목표였다.

디지털·부동산 등 신사업으로 얽힌 양측 동맹은 KT 구 전 대표 연임 실패와 경영공백 사태에도 연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지분 맞교환을 한 만큼 수장 교체만으로는 관계를 뒤집기 쉽지 않은 점. 이미 사업, 인적 교류 사례를 내부적으로 많이 쌓아놨던 점이 시너지 모색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신한금융은 양사 임직원을 공동 참여시킨 형태의 사내벤처 팀을 구축하기도 한 상태”라며 “최근 자리를 옮긴 이국희 본부장처럼 KT출신으로 신한금융 쪽으로 이직한 인재도 그간 꽤 됐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금 조달, 파생상품 거래…신한금융 활약 두드러져

KT가 지분을 맞교환 한 2022년 전후로 본사부터 계열사까지 폭넓게 신한금융과 재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대다수 기업처럼 신한은행 외 우리은행 등 다른 금융사도 이용하고 있지만 최근 2년 내외 동안 맺어진 계약 전반을 살펴보면 신한금융 계열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KT 본사의 경우 차입금 등으로 신한금융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올해 상반기 KT의 연결기준 사채를 제외한 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 포함)은 1조103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신한은행 등에서 조달한 차입금이 총 3781억원으로 전체의 24.6%에 달한다. KT가 다른 금융사 대비 자금조달에서 신한금융을 애용한 셈이다.


이외에도 KT는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도 신한투자증권을 주된 신탁사로 뒀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2023년 2월부터 8월 간 계약을 맺고 3000억원 상당 자사주 매입을 신한투자증권에 맡겼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초에도 KT의 270억원 상당 자사주 매입을 도맡은 바 있다.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와 KT텔레캅, KT엠엔에스 등도 2022년 이후 이자율·통화스왑 등 파생상품에서 신한은행을 주된 거래처로 두고 있다. 이 밖에 KT DS나 비씨카드 등 IT, 금융 분야의 다른 KT 계열사도 기간 차이 등은 있지만 파생상품 거래에서 신한은행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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