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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HD현대일렉트릭, 경영성과 대비 주주환원책은 '아쉬움'[Weakness]③중장기 계획 공시 안해…미흡한 예측가능성 지적

황원지 기자공개 2024-10-21 10:06:2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3: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이사회는 정보접근성 측면에서 유독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장기적인 주주환원정책이 공시되지 않았고, 배당 당일에 배당결정을 공시하는 등 예측가능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감점 요인이었다.

높은 실적과 비교해 배당과 재무건전성이 낮다는 점도 지적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성과만을 반영하는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모두 최고점인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수년간 지속됐던 적자가 영향을 미치는 재무건전성 항목에서는 점수가 낮았다.

◇정보접근성 5점 만점에 3.2점, 사외이사 추천자 공시 안돼

더벨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2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에 기반해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HD현대일렉트릭 이사회는 255점 만점에 179점을 받았다.


HD현대일렉트릭 이사회가 6대 평가지표 중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정보접근성이었다. 30점 만점에 19점을 받았다. 평점으로는 5점 만점에 3.2점이다. 정보접근성은 기업 스스로 이사회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주주환원정책을 제대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배당 방향성은 주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회사의 이익규모,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 및 재무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한다. 배당성향은 30% 이상(별도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장기 계획 및 연간 계획을 공시한 바 없다. 배당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는 정도만 제시했을 뿐이다.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도 자사주 소각 및 추가적 자사주 매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올해 초 배당을 실시했지만 배당결의 당일에 배당 결정을 공시하는 등 예측가능성이 떨어졌다는 점도 감점 요인이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투명하게 공개돼 있지 않다는 점도 최하점을 받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사외이사의 경우 이사로 재직중인 법인명을 공개하고 있고,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이사후보와 최대주주의 관계여부를 공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추천자에 대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아 최하점이 부여됐다.

◇재작년부터 실적 개선…경영성과는 만점, 재무건전성은 최하

경영성과 항목은 점수가 양 극단에 분포했다. 최근의 실적을 반영하는 항목에서는 모두 5점 만점을 받았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 등도 만점이었다. 하지만 회사 곳간의 상태를 보여주는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모두 최저점을 받으면서 평균 점수가 깎였다. 경영성과 항목의 평점은 3.5점으로 전체 6개 항목 중 3번째로 낮은 점수를 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이후 대부분 기간 순손실을 냈다. 2020년부터는 영업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곳간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2022년 선별 수주 전략을 시작한 이후에야 순이익으로 전환하면서 자금이 들어왔다.

때문에 최근 실적에 걸맞지 않게 재무건전성 항목들에서 최하점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부채비율은 175.32%였다. KRX300 소속기업을 금융사와 비금융사로 붕류한 데이터의 각 지표에서 상위 10% 및 하위 10% 기업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값 91.96%를 크게 넘는 수치였다.

순차입금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로 나눈 값도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의 순차입금을 EBITDA로 나눈 값은 1.48배로 평균(1.12배)를 상회했다. 이자보상배율은 8.03배로 평균값(9.72배)를 하회하면서 최하점을 받았다.

최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주가보상배율과 총주주수익률(TSR) 등 투자 항목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주당 8만원대 주가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현재 30만원대 초반을 오가고 있다. 1년도 되지 않아 3배 오른 셈이다. 이에 지난해 주가수익률은 103.21%로 평균(25.74%)를 크게 상회했다. TSR 또한 105.69%로 평균(27.64%) 대비 좋았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도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28.43%로 평균(27.64%) 대비 아웃퍼폼했다. 영업이익성장률도 136.93%로 평균(-2.42%) 대비 월등한 성과를 보였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각각 27.48%와 9.71%로 평균값(6.82%, 3.76%)를 웃돌았다. 다만 배당수익률과 재무건전성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으면서 평균 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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