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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IBK 유럽금융벨트 거점, EU 전체로 금융지원 확대할 것"②김지욱 기업은행 폴란드사무소장 "다시 EU 진출 기반 마련"

브로츠와프(폴란드)=조은아 기자공개 2024-10-21 13:05:23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월 중순 직접 방문한 기업은행 폴란드사무소는 새로 합류한 두 직원을 맞기 위한 내부 공사로 정신 없는 모습이었다. 각각 일주일 그리고 하루 전부터 출근하기 시작했다는 본사 파견직원 두 명에게선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느껴졌다. 빠르게 늘어난 파견직원 수만 봐도 최근 기업은행 폴란드사무소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폴란드사무소는 지난해 5월 설립 이래 가장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김지욱 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제 막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직원들은 저마다의 역할을 하며 법인 전환 준비에 한창이었다

◇"비슷한 역사적 배경, 시너지 낼 수 있는 부분 많아"

김지욱 소장(사진)은 지난해 3월 폴란드에 입국했다. 폴란드사무소 개설위원장을 맡아 두 달을 동분서주한 끝에 5월 사무소를 열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가 빨리 지고, 계속 구름에 덮여있는 폴란드의 낯선 환경이 처음엔 낯설었다고 한다.

김 소장은 "처음에는 한국에서의 신속한 업무 처리와 다른 더딘 행정 절차로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며 "하지만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 두 나라 간에 많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어 한국과 폴란드의 협력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 처음 진출해 낯설고 힘든 우리 기업에게 큰 힘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자금 관련 부서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왔다. 1998년 1월 기업은행에 입행해 국제금융부, 자금부, 자금운용부, 외환사업부 등을 거쳤다. 이후 반월중견기업센터와 자금운용부에서 팀장을 맡았다. 폴란드로 오기 직전까지는 신평동 기업성장지점장으로 근무했다.

보통 동유럽에 위치한 다른 은행의 사무소장은 차장급이 맡지만 김 소장은 지점장을 지내다가 발탁됐다. 폴란드사무소가 처음부터 법인 전환을 염두에 두고 문을 열었던 만큼 이를 이끌 무게감 있는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소장은 지금도 일주일에 몇 차례씩 법인 전환 준비를 위해 바르샤바를 찾고 있다. 기차로는 4시간 이상, 비행기로도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다.

현재 폴란드사무소에서 근무 중인 파견직원은 김 소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명이었으나 올해 차장급 3명이 합류했다. 초창기엔 김 소장 혼자 근무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이미 갖춰진 인프라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지만 해외에 새로운 조직을 설립한다는 것은 현지 특성에 맞는 인프라를 처음부터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현지 문화나 제도 등에 대한 우선적 이해와 진출 기업 및 현지 기관들과의 원활한 소통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U 진출 기업 대상으로 금융지원 예정"

폴란드에 국내 은행이 법인을 세우는 건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만큼 할 일이 많고 또 쉽지 않은 여정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해외법인 3곳을 운영하고 있다. 폴란드사무소가 법인으로 전환하면 네 번째 해외법인이 된다.

사무소들은 법인이나 지점과 같은 영업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금융지원은 불가능하다. 기업은행은 일단 사무소를 통해 진출한 뒤 빠르게 법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김 소장은 "영국의 브렉시트로 EU 내 거점이 없던 기업은행이 폴란드사무소 설립을 통해 다시 EU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법인으로 전환하면 'IBK 유럽금융벨트'의 사업전략 거점으로서 폴란드를 비롯한 인근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EU 권역 전체의 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징적인 의미 역시 있다"며 "EU 안에서 폴란드의 위상을 한층 높임으로서 폴란드와 한국의 의 경제협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은행들의 해외법인은 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해 있다. 옛 헝가리 대우은행을 인수해 헝가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해오다가 유럽법인으로 전환한 산업은행 유럽법인(KDB유럽)만 다소 예외적으로 헝가리에 있다.

기업은행이 폴란드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또 법인 전환까지 추진하는 이유는 단연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설립 취지 자체가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해 설립된 정책금융기관이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정책적 역할 수행의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

김 소장은 "기업은행은 '해외 진출 중소기업을 위한 원활한 금융지원'이라는 정책적 역할 수행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특화한 중소기업금융 노하우를 통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들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인 전환까지는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된다. 설립인가 이후에도 영업인가가 남아있다. 국내보다 행정 절차가 느린 만큼 데드라인을 정하기 힘들 정도로 지연될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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