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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KB국민은행 런던 '지점 전환·대형화' 전략 꽃피웠다'런던통' 이성한 지점장 주도 총자산 상승세…선제적 '국외자본시장유닛' 설치 적중

런던(영국)=최필우 기자공개 2024-10-22 12:52:29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이 법인에서 지점으로 전환한 지 6년이 흘렀다. 그사이 런던지점이 KB금융 글로벌 네트워크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점 전환과 대형화 전략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들여 탑재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자금, IB, 기업금융 등의 분야에서 균형잡힌 성장을 이어가는 게 런던지점의 과제다.

이성한 KB국민은행 런던지점장(사진)은 런던 법인의 지점 전환을 주도했던 멤버로 한국 본점 복귀 후 다시 런던지점에 돌아왔다. 그가 세팅한 국외자본시장유닛은 현지에 있는 다른 시중은행이 참고할 정도의 자금 조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지점장은 대외환경 급변을 극복하고 IB와 자본시장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는 포부다.

◇런던 자금조직 세팅 주역, 지점장 복귀해 성장 주도

올해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시중은행은 런던지점에 자금 조직을 세팅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외환거래 가능 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게 정책의 골자였던 만큼 시차를 고려해 런던에 조직을 둘 필요가 있었고 글로벌 금융 허브라는 상징성도 감안했다. KB국민은행 런던지점만큼은 기존에 세팅돼 있는 국외자본시장유닛 조직을 유지·발전시키는 것만으로 외환 당국 정책에 발맞출 수 있었다.

*이성한 KB국민은행 지점장(오른쪽에서 세번째)과 지점 직원들
국외자본시장유닛은 이 지점장의 첫 런던지점 근무 기간 중인 2018년 만들어졌다. 당시 KB국민은행은 런던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었다. 당초 법인으로 출범했으나 자금 조달 측면에서 국내 본점의 신용등급을 활용하려면 지점 형태가 낫다고 판단하고 2018년 전환 작업을 마쳤다. 런던 소재 점포의 핵심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자금 조달을 위한 조치였던 만큼 관련 조직을 꾸리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런던지점은 2018년 한국 금융감독원과 영국 PRA/FCA의 국외자본시장유닛 설립 승인을 받았고 2019년 외화채권 및 이자율 파생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런던지점 딜링룸은 기존의 외화채권, 이자율 파생에 더해 자금 조달, FX데스크 기능을 더했다.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을 포함해 9명의 딜러가 근무하고 있다. 또 IT, 미들오피스, 백오피스 부문에서도 각각 1명의 본국 파견 인력을 둬 국외자본시장유닛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외환거래 시간 연장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국외자본시장유닛은 본점 나이트(night) 딜러와 마켓 메이킹을 위해 협업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조직 운영 시스템이 재정비된 만큼 본점 마감시간 이후의 모든 거래에 대해 런던지점 미들오피스와 백오피스가 거래 확인 및 리스크 점검을 수행해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지점장은 "유럽이나 미국계 은행의 경우 자회사 보증이 자유로운 편인데 한국계는 법인 형태로는 자금 조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략적으로 본점에서 지점 전환을 결정했고 과거 자금부장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유닛을 세팅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런던지점은 지점 전환 후 새로운 비즈니스에 뛰어들면서 외형을 꾸준히 키워나갈 수 있었다. 순이익은 2021년 800만달러, 2022년 1520만달러, 2023년 2120만달러로 우상향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13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점 인력은 36명에서 51명으로 15명 늘어났다. 이 지점장 취임 후에만 12명이 늘었다.

이 지점장은 "선진 금융시장인 런던 특성상 영업에만 포커싱해서는 제도와 인력 충원 방식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며 "현지 규제와 시장 동향, 본점의 전략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지점장으로 목소리를 내고 내부적인 의사결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IB·자본시장 추가 성장 과제

이 지점장 재임 기간 총자산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런던지점 총자산은 2021년 25억4800만달러, 2022년 36억5900만달러, 2023년 40억1300만달러, 2024년 상반기 44억7700만달러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기업대출과 IB 여신이 나란히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기업대출과 IB 여신 규모는 각각 18억3700만달러, 14억7700만달러다.

이 지점장은 국외IB유닛을 통해 추가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외IB유닛은 부장급 유닛장 이하 3개 팀, 11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인프라팀 4명, 구조화팀 4명, 미들오피스팀 2명이다. 유닛장을 포함해 국내외 IB딜 경험이 풍부한 인력으로 조직을 구성했고 경력 15년 이상의 인프라, 부동산, 사후관리 전문가를 현지에서 채용했다. 이 지점장도 과거 국제금융부에서 IB 업무로 은행 커리어를 시작했다.

지난해 유럽 밴티지(Vantage) 통신타워 신디케이트론 거래를 글로벌 투자은행과 공동 금융주선한 게 국외IB유닛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1억4000만유로(약 2000억원) 수준의 규모로 올 상반기 독일계 은행에 일부 셀다운을 완료해 수수료 수익도 수취했다. 주재원과 현지 채용 전문 인력의 협업을 통한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비슷한 형태의 딜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IB와 자본시장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해 런던 금융시장에서 KB국민은행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게 이 지점장의 비전이다. 런던 금융시장 내 한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과거에 비해 인적 정보와 딜 기회 확보가 용이해졌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계 관련 비즈니스 등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가지면 시장 지위를 높이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이 지점장은 내다보고 있다.

이 지점장은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자본시장과 IB 관련 기능을 강화하는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며 "인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노하우를 쌓아 나가면 꾸준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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