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ISC, 미약한 이사회 내 '사외이사 입지'③전담 지원 조직 부재, 사업 교육 미실시…"이사 다양성 확보 등 개선 계획"
김소라 기자공개 2024-11-11 07:42:24
[편집자주]
국민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국내 주식 비중을 지속 축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13.6%에 그친다. 2020년 대비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동 기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10.6%포인트 올랐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 간 투자액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 큰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따른다. THE CFO는 2024년 국민연금 투자 현황을 짚어본다. 지분율 감소, 증가 기업을 중심으로 이들의 재무와 지배 체계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08: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부품사 'ISC' 이사회는 사외이사진에게 다소 비우호적인 환경이다. 원활한 경영 의사 결정 시스템 참여 등 이사회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선 내부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관련한 회사 측의 노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경영진 대비 사외이사 전체 비중도 작다 보니 이들 본연의 견제·감독 역할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ISC는 현재 기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만큼 당장 거버넌스와 관련한 변화를 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영진 단에서 해당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 임원 다양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매출 증가, 자산 규모 확대 등 성장 속도와 발 맞춰 거버넌스 선진화 작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ISC는 현재 총 8명의 이사회 멤버를 두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를 포함해 내부 경영진이 6명으로 구성됐고 나머지 인원은 사외이사다. 이같은 체제는 지난 2021년 중순 헬리오스 사모펀드 측이 경영권을 새롭게 확보한 이후부터 계속해서 유지됐다. 세부적으로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비중엔 차이가 있지만 2인 구성 사외이사 체제는 동일하게 이어져 왔다.
표면적으로 보면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무게중심이 경영진 측에 쏠려 있다. 사외이사의 경우 상법 상 최소 충족 기준인 이사회 전체 구성원의 25% 비중을 충족했다. 최소 인원을 맞췄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소지는 없지만 주요 의사 결정이 내부 임원진 위주로 이뤄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동 임원진은 대부분 최대주주인 SKC 측 인사와 일부 헬리오스 사모펀드 인원으로 채워졌다.
선진 지배체계와 비교하면 현재 ISC 지배구조는 상당 부분 미흡하다. 한정적인 사외이사 인원 이슈 외에도 사외이사 지원 조직이나 교육 시스템 등이 부재한 상황이다. 외부 전문가가 경영 의사 결정에 효과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 내부 전담 조직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나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담당자가 배치돼 있지 않다. 사외이사가 비상근직인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지속적으로 내부 사정을 확인하고 경영에 관여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 사외이사진의 참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현재 ISC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김성현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경우 올 상반기 이사회 출석률이 25%에 그쳤다. 동 기간 개최된 총 4차례 회의 중 단 한차례만 참석했다. 직전 사업연도 이사회 출석률도 사외이사 두 명 모두 100%를 채우지 못했다. 이에 비춰볼 때 안건 처리 과정에서 내외부 임원진 간 충분한 사전 논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들의 경영 활동 참여를 적극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유인책도 잘 갖춰져 있지 않은 편이다. 보수 책정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ISC 사외이사는 각각 보수로 2500만원을 수령했다. 같은 해 사내이사 인당 보수(1억7900만원)와 비교하면 약 14% 수준이다. 사외이사 활동 평가와 보수 등을 연계하는 정책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거버넌스 체계는 기관 투자자 유입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배주주 중심의 의사 결정, 운영 폐쇄성 등 여러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서다. 즉 사업 전개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ISC 관계자는 "당장 사외이사 인원을 늘리거나 정책을 손보는 등의 계획은 없지만 경영진 단에서도 현재 사외이사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들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성별 다양성, 산업 경험 등을 두루 갖춘 후보풀을 확보할 수 있게 대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 설명했다.
ISC는 올해 지속 가능 경영 체계 평가에서 일부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산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 기관인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최종 B(보통)등급을 획득했다. 기존 D(매우 취약)등급에서 2계단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각각 사회와 지배구조 평가 등급이 상승했다. 지난해 SK그룹에 신규 편입된 후 모기업으로부터 내부 경영 시스템 개선 작업 등을 지원받으며 성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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