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Q&A 리뷰]현대글로비스, 육상·해상 왕좌 넘어 하늘길 정조준"아시아나화물 인수 장기 관점서 판단"…"올해 실적 가이던스 상단 찍는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4-11-01 08:41:49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 기업설명회(IR) 내내 시장의 관심은 고공행진하는 실적이었다. 매 분기 매출이 확대되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가운데 언제까지 호황이 계속될지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IR Q&A 세션 내내 애널리스트들은 다각도 질문을 쏟아내며 현대글로비스가 내놓은 미래지속가능성장의 진정성을 확인했다.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대한 계획도 중요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대글로비스가 인수합병(M&A) 펀드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가운데 향후 직접 인수에 나설지 여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현대글로비스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정상화 과정과 항공화물 수요를 고려해 최종 인수를 판단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사상 최대실적, 지속성장 가능할까
현대글로비스는 31일 2024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IR을 주최했다. IR에는 이규복 대표이사(CEO, 부사장)과 유병각 현대글로비스 기획재경사업부장(CFO, 전무)이 나란히 참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날 IR에서 국내외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또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IR에 맞춰 즉석에서 투자자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경영진이 직접 투자자의 궁금증을 해소하며 시장과 적극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의 주된 관심사는 실적이었다. 현대글로비스가 올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현재 수준의 매출과 수익성을 향후 언제까지 지속할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해운시황과 용선료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 부사장은 “해운시황이 조정되고 있고 저희도 장기계약 재조정과 용선료 협상 등을 진행 중인 상황인데 여러 조건 변동 등과 함께 전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용선료에서 해운시황이 고점일 때 빌린 배들이 내년부터 순차 반납되고 장기 저비용 용선이 투입될 것으로 원가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무는 “4분기 실적 관련해서 가이던스 상단을 맞추는 것은 충분할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실적 대비해서 일부 저하되는 측면은 있다”며 “전반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 등 영업일 축소와 환율 변수 등을 제외하면 현재 트랜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선 이후 영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후보는 완성차 등 관세 10%를 매긴다고 하고 있는데, 이런 시나리오 안에서 현대글로비스가 받을 영향과 대안은 어떻게 예상하는가”라고 물었다.
유 전무는 “모든 업계가 마찬가지 상황으로 완성차 쪽에서 현지생산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자동차공장 건설 기간이 길고, 현지 자동차 수요가 줄지 않는다고 보면 현 수준에서 수입과 현지생산 물량의 믹스 변화가 크게 없다면 저희 판단으로 2027년까지 큰 변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투자전략 발표…항공운송사업 확장 기대감
이날 IR에서 또 다른 관심사는 현대글로비스의 미래비전이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IR에서 주력사업들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항공운송에 대한 비전을 일부 공개했다. 최근 항공운송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존 사업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에어인천은 2025년 7월 1일부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인수해 통합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1500억 원을 투자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으며 에어인천의 우선매수권도 확보한 상황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에어인천의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에 자금을 출자하며 지분을 확보했고, 잔여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도 확보했는데 향후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것인지 궁금하고 이 부분이 현대글로비스 손익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이규복 부사장은 “긴급적인 고객사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으로 수송하는 구간이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6~7만톤(t)을 항공수송했다”며 “이런 부분을 고려할 때 항공수송 캐파 확대가 중요한데 현재는 에이전시를 통해 항공 스페이스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항공운송을 직영화하는 선에서 항공사와 화물 스페이스 확보 차원에서 저희의 상황과 그쪽의 요구가 맞았다”며 “안정적 스페이스 확보라는 차원에서 아시아나 화물부문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물류와 해외물류(육상)과 완성차해상운송과 벌크해상운송(해운), CKD사업과 오토비즈 및 기타(유통) 등을 주력으로 한다. 주로 육상과 해상 운송을 기반으로 종합물류업을 영위한다.
현재 육상과 해운의 경우 자체 인프라를 구축해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항공운송의 경우 에이전시를 통해 항공사에 물량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접 항공물류사업을 영위하는 것 대비 자체 육상 및 해상 운송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글로비스의 핵심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래차 시장에선 전장부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기가 작고 비용이 비싼 전장부품의 경우 해운보단 항공운송의 이점이 크다. 현대글로비스가 항공운송에 뛰어들 경우 빠르고 안전하게 글로벌 현대차그룹 생산기지에 첨단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
다만 현대글로비스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직접 인수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 부사장은 “투자를 결정한 요인 중 하나는 항공물량의 지속 증대 때문”이라며 “우선 지분투자를 하는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현대글로비스가 직접 항공운송까지 할수 있을지 여부는 향후 펀드 청산 때까지 꾸준히 지켜보며 판단할 부분”이라며 “우선매수권과 상관 없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가 다시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이랄까 그런 부분을 보고 판단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사장은 항공수요 증대 등 일감 확보가 향후 직접 인수의 결정적인 키라는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스페이스 확보가 중요하다”며 “현재 아시아나 화물사업부의 비행기 구성 및 인수 인후 정상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수익 증대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 부사장은 “현대글로비스 수익에 직접 반영되는 부분은 투자를 통해 이익이 나면 펀드가 배당을 할 예정으로 그 부분이 수익으로 잡힐 것”이라며 “그 중 일부는 재출자하고 일부는 이익으로 귀속할 것이고, 캐피털 게인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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