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사업 매각 불발' HDC랩스, 투심 달래기 통할까 배당금·배당성향 하한 설정, 예년보다 낮은 수준
이재빈 기자공개 2024-11-06 07:45:2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경사업 매각에 실패한 HDC랩스가 주주환원책으로 투심을 돌려세울지 이목이 쏠린다. 공간AIoT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최근 차선책으로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내놨다. 다만 발표된 배당성향과 최소배당금은 기존 수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일 업계에 따르면 HDC랩스는 최근 주주환원을 위한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향후 3개년 동안 별도기준 배당성향을 30% 이상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배당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배당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배당금의 하한선도 설정됐다. HDC랩스는 이번 발표에서 주당배당금을 최소 400원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시적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HDC랩스가 배당에 사용한 재원은 103억원이다. 2022년에도 같은 규모를 배당에 사용했고 2021년에는 총 108억원을 배당했다. 반면 상반기 말 별도기준 HDC랩스의 이익잉여금은 8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익창출이 부진해도 최소 2026년까지는 꾸준히 배당이 가능한 구조다.
중장기 배당정책이 발표된 배경에는 조경사업 매각 무산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HDC랩스는 지난 8월 조경사업을 HDC리조트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비주력인 조경사업을 떼어 내고 인공지능(AI)과 IT기술 등을 접목한 공간AIoT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매각을 통해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게 되면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시가총액 1조원이라는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조경사업을 양수할 예정이었던 HDC리조트의 소액주주가 극렬하게 반대하면서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발됐다.
주주 입장에서는 2027년 시가총액 1조 달성이라는 HDC랩스의 청사진에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에 제시된 주주환원책은 실망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다만 발표된 주주환원책이 주주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에 제시된 배당성향과 최소배당금이 기존 수치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현금배당성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HDC랩스는 1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76.9%다. 2022년에는 80.5%, 2021년에는 110.2%를 기록했다. 이번 주주환원책 발표로 HDC랩스의 배당성향이 기존 보다 높아질지는 확신할 수 없는 셈이다.
최소배당금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4년간 배당금보다 후퇴한 수준이다. 2017년 250원이었던 HDC랩스의 주당 배당금은 2018년 350원, 2020년 400원, 2021년 450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HDC랩스가 최소 주당배당금으로 400원을 제시하면서 배당금이 후퇴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HDC랩스 관계자는 "예년 대비 낮은 수준으로 최소배당금과 배당성향 하한선을 설정한 것은 맞다"면서도 "어디까지나 최저치를 설정한 것 뿐이고 실제 주주환원은 예년 이상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당금 지급여력의 기초가 되는 순이익은 내리막세다. HDC랩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71억원으로 87억원이었던 지난해 대비 1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HDC랩스는 줄어든 순이익이 근시일 내에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순이익 감소가 매출 축소가 아닌 R&D 비용 투입에서 기인한 만큼 기술력 제고가 매출 확대로 이어지면서 순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3분기 매출액은 15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며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HDC랩스 관계자는 "미래매출 증가를 위해 R&D 인력들을 대거 채용하면서 판관비가 증가함에 따라 순이익이 감소하게 됐다"며 "기술력 제고로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층이 확장되면 늘어난 판관비 이상으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은 HDC랩스의 이번 발표를 두고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장기 배당정책 공시 다음 거래일인 4일 HDC랩스 주식은 전거래일 대비 20원(0.25%) 내린 80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더프리포트, UAE 정부와 미술품 수장고 건설 논의
- 에누리 가격비교, 난방·방한용품 최저가 할인 행사
- SK 컨트롤타워에 'AI' DNA 심는다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최창원 SK수펙스 의장, 사장단 소집…키워드는 '환율'
- [1203 비상계엄 후폭풍]금융시장·실물경제 위협, 긴급 대응 나선 기업들
- [i-point]에이스엔지니어링, 1억 달러 수출의 탑 수상
- [IR Briefing]조창현 아이에스티이 대표 "반도체 장비 국산화 노력 결실"
- [i-point]한컴, 배당 위한 권리주주 확정 "잉여현금흐름 25% 상회"
- [i-point]라온시큐어, K-DID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 본격화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제61회 무역의 날' 산업포장 수상
이재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LS계열 예스코홀딩스, 아쉬운 평점…참여도는 양호
- 한화 건설부문, 잠실MICE 사전협상 '막바지'
- 허윤홍의 GS건설, '혁신 의지' 담은 쇄신인사
- [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부채감축 성과' 김우석 CFO, 유동성 관리 '숙제'
- [2024 이사회 평가]한국단자공업, 부진했던 '구성·견제·평가프로세스'
- [건설부동산 풍향계]책준신탁 모범규준, 계정대 변제순위 조정 두고 '이견'
- [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김동선 해외사업본부장, 경영능력 시험대 '비스마야'
- [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박철광 개발사업본부장, 대형 복합개발 진두지휘
- [2024 이사회 평가]NHN, 경영성과·구성·평가개선프로세스 개선 '숙제'
- [2024 이사회 평가]GS건설, 검단사태에 아쉬운 경영성과…참여도 고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