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스톡]'손실' 기록한 에쓰오일, 주가 시선은 이미 4분기로국제유가 하락에 3분기 손실 4149억원…내년 글로벌 정제설비 순증 축소 호재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06 09:18:1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으로 올 3분기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에쓰오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일회성 요인이 정유 부문의 적자 폭을 키웠다.실적발표 직후 에쓰오일의 주가는 되레 오름세를 보였다. 올 4분기부터 정유 업황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 수가 수준은 '과도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3분기 대규모 손실과 반대로 움직인 주가
5일 에쓰오일 주가는 전일 대비 1.19% 내린 5만81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오전 장중 한때 6만원을 터치했다. 전일 종가와 비교하면 2.04% 오른 수준이다. 에쓰오일 주가는 지난 1일 5만6900원으로 최근 3년 새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오르고 있다. 바닥을 다진 후 반등하는 그림이다.
지난 4일에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에쓰오일은 3분기 연결기준 41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전분기 대비 모두 적자 전환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영업손실 -2791억원)를 하회한 수준이다.
전체 매출에서 79%를 차지하는 정유 사업의 부진이 뼈아팠다. 윤활유 사업이 1538억원의 이익을 내 선전했지만 정유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5737억원)이 발생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영업손실이 발생한 배경엔 국제 유가, 정제마진 하락이 있다. 에쓰오일이 이번 분기에 재고 관련 손실로 계상한 금액은 2861억원이다. 정유 제품을 재고 원가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는 의미다. 두바이 원유 가격이 지난 6월 평균 82.8달러였으나 9월 평균 73.6달러까지 하락하면서 부정적 재고 효과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 하락과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도 적자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증권가는 정유 부문의 적자는 예견된 터라 에쓰오일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본다. 시장의 시선은 이미 올 4분기와 내년으로 향해있다는 얘기다.
에쓰오일이 당장 다음 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활유 실적이 지속해서 개선되는 데다 일회성 비용을 떨어낸 정유 부문이 난방유 수요 증가, 역내 정기보수에 따른 공급 감소 등으로 정제마진이 올라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3.5달러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 6달러를 넘어섰다.
내년 정유 업황도 올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2023년부터 올해 말까지 중동과 아프리카, 중국 지역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정제설비의 순증 규모가 내년부터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샤힌 프로젝트에 달린 '밸류 재평가'
에쓰오일의 단기 기업가치 수준은 '2025년 정유업황 개선→2026년 샤힌 프로젝트 가동'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스팀크래커를 구축하는 신규 석유화학 단지 조성 투자다. 총 투자규모는 9조2580억원으로 에쓰오일이 2022년부터 진행하는 창사 이래 최대 투자다. 에쓰오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샤힌 프로젝트에 달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말 기준 샤힌 프로젝트 EPC(설계·구매·건설) 공정 진행률은 42%다. 가동 시기는 2026년 중반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가동하면 현재 매출에서 12%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부문의 비중이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은 에쓰오일의 원유 정제 능력에 기반한 정유·석유화학 통합 시설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원유-나프타-에틸렌-폴리에틸렌'으로 이어지는 공정에서 모든 원료를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돼 원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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