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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한화손보, 부채 증가에도 빛난 영업성과·리스크 관리영업성과로 순금융손실 일부 상쇄…요구자본에서도 보험부채 증대 영향 적어

강용규 기자공개 2024-11-19 15:01:27

[편집자주]

국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요 요인으로는 할인율 인하가 꼽힌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보험부채 산출이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도록 할인율 산출 기준 현실화를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할인율이 떨어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이 커지고 자본은 줄어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한다. 금융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방안을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회사별 지급여력 변동 영향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5: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압박하는 동시에 요구자본상의 리스크를 부각시켜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효과가 발생한다. 올 상반기 한화손해보험(한화손보)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이 나타났다.

다만 자본적정성의 악화가 극적이지는 않았다. 한화손보는 이익잉여금과 보험계약마진(CSM) 증대를 통해 보험부채 증가에 따른 가용자본 감소분을 일부 방어했다. 심지어 요구자본 관리 측면에서는 다른 제도적 변화에 따른 리스크 증대가 상대적으로 눈에 띌 뿐 할인율 인하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익잉여금·조정준비금 늘려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 방어

한화손보는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이 209.3%로 집계됐다. 작년 말보다 23.4%p(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경과조치를 적용한 이후의 수치로 경과조치의 효과를 제외할 시 같은 기간 킥스비율은 183.3%에서 171.7%로 11.6%p 낮아진 것이 된다.

올들어 6개월동안 한화손보의 경과조치 전 기준 자본구조 변화를 살펴보면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감소하고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증가하는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의 영향이 전형적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말 가용자본은 5조3541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8%(1517억원) 줄었고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3조1179억원으로 3.8%(1136억원) 늘었다.

보험부채의 할인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보유 보험부채의 평가액이 증가한다. 이는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상 가용자본의 구성 요소 중 순자산의 하위 항목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계정에 마이너스(-) 순금융손익으로 기록된다.

상반기 말 한화손보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558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768억원이 감소했는데 이 기간 누적된 보험부채 순금융손익은 -5096억원이다. 사실상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을 쪼그라들게 한 것이다.

다만 이 기간 한화손보의 가용자본 감소분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분에 크게 못 미치는 1517억원에 그쳤다. 가용자본 감소 방어의 비결은 영업성과였다. 상반기 한화손보는 IFRS 회계기준으로 254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를 토대로 건전성감독기준 순자산 중 이익잉여금을 2조1554억원에서 2조3453억원으로 1899억원 늘렸다.

같은 기간 순자산의 다른 하위 항목인 조정준비금도 2조406억원에서 2조2337억원으로 1931억원 증가했다. 조정준비금은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제표와 보험감독회계기준 재무제표 사이 순자산의 차이를 기록하는 계정으로 보험계약마진(CSM) 등 보험부채 시가평가차액이 주요 항목이다.

한화손보는 올 상반기 신계약을 통해 3668억원의 CSM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보유 CSM 잔액을 3조9269억원에서 3조9613억원으로 344억원 늘렸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보험에 신계약 영업의 포커스를 맞춰 기대이익과 자본적정성을 동시에 관리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화손보)

◇커지기는 했으나 치명적이지는 않았던 보험 리스크

눈길이 가는 것은 요구자본의 변화다. 상반기 동안 한화손보의 요구자본은 1136억원 증가했는데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2212억원에서 3266억원으로 1054억원 증가한 기본자본요구상 운영위험액이다.

이는 올해 운영위험액에 기초가정위험액이라는 새로운 하위 위험이 신설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화손보 측 설명이다. 기초가정위험액은 실제 보험금이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축적해야 하는 자본으로 예실차의 영역일 뿐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와는 큰 관계가 없다.

정작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미치는 기본요구자본상 보험위험액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한화손보의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상반기 말 3조837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단 112억원 늘었을 뿐이다. 같은 기간 일반손해보험위험액과 시장위험액도 40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본요구자본은 하위 항목의 단순 합산으로 산출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의 분산효과가 적용된다. 이 점을 고려하면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에 직접 영향을 받는 두 위험액의 증가분이 요구자본 증가에 미친 영향은 500억원에도 못 미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그만큼 한화손보가 보험부채 평가액 증가에 따른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화손보는 각 보험 분야별로 위험액의 한도를 설정하고 한도 준수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자산-부채 매칭율을 높여 할인율 인하 및 금리 하락에 따른 순자산 감소를 최소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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