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보드]박막사업 매각 결정한 넥실리스 이사회, SKC와 한 몸SKC CEO·CFO 넥실리스 이사회 겸직, 상황 파악·직접 관여할 수 있는 위치
원충희 기자공개 2024-11-21 08:34:25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3: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가 2차전지 소재사업 계열사인 SK넥실리스의 박막사업을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에 매각한다. 매각주체는 SK넥실리스지만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SKC에서 행해졌다. SKC와 SK넥실리스는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사실상 한몸에 가까울 정도로 밀착돼 있다.특히 SKC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번 매각의 '키맨' 역할을 했다. 두 임원은 SK넥실리스의 이사회 의장과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 SKC 경영진 가운데 SK넥실리스의 사정을 직접 파악하고 관여할 수 있는 위치다.
◇박원철 SKC 대표가 넥실리스 이사회 의장, 유지한 CFO도 참여
SK넥실리스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디스플레이용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소재를 공급하는 박막사업을 950억원에 어펄마캐피탈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사회 직후 두 회사는 이 같은 내용의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SK넥실리스는 내년 2월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 의사결정은 표면적으로는 SK넥실리스 이사회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실질적인 결정은 지배회사인 SKC에서 진행됐다. SK넥실리스는 에스케이씨에프티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이 회사는 SKC에서 지분 100% 갖고 있다. SK넥실리스→에스케이씨에프티홀딩스→SKC로 올라가는 구조다. 에스케이씨에프티홀딩스는 인수합병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개념이다.
SKC와 SK넥실리스의 이사회는 구성을 보면 사실상 한 몸에 가깝다. SK넥실리스 이사회 의장은 박원철 SKC 대표이사이고 기타비상무이사로 유지한 SKC 경영지원부문장(CFO)이 자리하고 있다. SKC의 CEO와 CFO가 모두 SK넥실리스 이사회에 겸직 중이다.
이들은 SKC 이사회에 속해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이들이다. SKC에서 SK넥실리스의 상황을 직접 파악하고 관여할 수 있는 위치다. 박막사업 매각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처리될 수 있었던 것도 두 회사의 이사회가 강하게 밀착된 덕분이다.
◇SK넥실리스 현금창출력 약화, SKC 비핵심 사업 매각 진행
SKC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비핵심 사업의 적기 매각 및 유동화를 추진해 왔다. 그럴만한 게 2022년 말 연결기준 1조8470억원이었던 순차입금 규모가 작년 말 2조8588억원, 올 6월 말 2조7467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연속이다.
현금창출력이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차입금이 증가하니 채무상환에 부담이 가중됐다.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 이를 통해 SKC는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 재무부담을 낮췄다. 지난 9월 SK넥실리스에 대한 7000억원 유상증자 지원으로 인수금융 전액을 상환키도 했다.
2020년 1월 SKC가 품에 안은 동박 생산업체 SK넥실리스는 2021년만 해도 연결 EBITDA가 1326억원, 2022년에 1634억원을 이어오다 작년에는 2차전지 붐이 가라앉으면서 39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와중에 공격적인 투자로 순차입금은 2021년 1365억원에서 2022년 4566억원, 작년에는 9698억원으로 급증했다. 박막사업 매각은 현금유동성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결정이다.
SKC 관계자는 "박막사업 양도 대금을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비주력 사업 매각으로 재무건전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지속해 내년 이후 본격적인 반등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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