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에서 M&A는 어찌보면 양날의 검이다. 기업의 외형을 불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장착하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지만 잘 활용하지 못하면 기존 사업까지 가라앉게 만드는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인수 과정에서 무리한 차입을 끌어 썼다가 비용을 감당 못하게 될 수도 있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에 실패해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유망할 것으로 보고 인수했는데 급격한 산업 사이클의 변화 등으로 곧바로 쇠퇴기로 접어드는 경우도 있다.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봤을 때 성공 확률보단 실패 확률이 더 높은 게 사실이다.
2020년대 들어 폴라리스오피스가 M&A를 통한 사세 확장 행보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의구심 어린 시선이 있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던 회사가 자동차 부품, 합성섬유, 바이오 기업을 연이어 인수하는 과정이 다소 생소하게 보였다.
폴라리스오피스의 M&A는 명확한 기준에 따라 냉철하게 수행됐다. 이종 사업이라도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 외형이 갖춰져 있고 이익이 확실히 나면서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인지를 따졌다.
이 방식으로 1~2년에 걸쳐 몇 건의 딜이 연달아 이뤄졌고 폴라리스오피스그룹이 출범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그룹엔 5곳의 상장사(폴라리스오피스·폴라리스세원·폴라리스우노·폴라리스AI·폴라리스AI파마)가 속해있다. 비상장사까지 넓히면 계열사는 15곳이다.
M&A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많겠지만 가장 먼저 따져볼 수 있는 건 ‘숫자’다. 재무제표를 보면 바로 확인된다. 올해 3분기 말 폴라리스오피스의 연결 매출은 1900억원을 넘어섰다. 연간 매출로 단순 환산하면 2600억원 규모다. 영업이익 역시 10년래 처음으로 다시 100억원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M&A가 본격 시작되기 전 2020년 전후의 연매출 규모는 200억원 안팎이다. 1~2년간의 M&A를 통해 몸집을 10배 이상 불린 셈이다. 수익성도 같이 챙겼다. 사업 면면을 들여다보면 한 부문에서 사이클 변동이 일어나더라도 다른 부문에서 이를 메워줄 수 있는 리스크 헷지 구조의 포트폴리오다.
물론 최종 성공여부를 따져보려면 인수 후 통합(PMI)을 비롯해 추가 성장과 수익성 여부 등 시간을 갖고 더 지켜볼 항목들이 있다. 다만 숫자로 봤을 때 현재까진 성공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M&A 행보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자산 5000억원대로 키워놓은 그룹을 어떻게 연착륙시키면서 추가 성장을 도모할 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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