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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세빌스코리아 투자자문본부 하기영 상무·유제도 이사

정지원 기자공개 2024-11-22 14:45:25

[편집자주]

상업용부동산 시장 침체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거시경기 악화로 자금시장과 기업경제 모두 얼어붙었다. 신규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자산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주요 딜들을 성사시킨 플레이어들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시장을 이끌었던 키 플레이어들을 더벨이 만나보고 올해 성과와 전략, 내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빌스코리아는 올해 랜드마크 딜이었던 '더에셋 강남(구 삼성물산 서초사옥)'의 매각주관사로 나섰다. 예상 거래가격이 1조원에 달했던 만큼 연내 딜 클로징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입찰에 8여곳의 원매자가 몰리는 등 트로피에셋(Trophy Asset)에 대한 식지 않는 관심을 시장에 확인시키기는 계기가 됐다.

세빌스코리아는 특히 트로피에셋 거래에서 압도적인 자문 역량을 자랑하고 있다. 역대 단 3건 존재하는 1조원 이상 규모 오피스 거래의 자문을 모두 세빌스코리아가 맡았다. 1조1000억원대에 팔린 더에셋도 포함된다. 더불어 3대 업무권역 내 오피스 평당 최고가 거래 자문 경력도 모두 세빌스코리아가 보유 중이다.

투자자문본부 하기영 상무는 더벨과 인터뷰에서 "세빌스코리아 시니어들은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손발을 맞춰왔다"며 "수많은 대형 거래들을 성사시키면서 업계 내 신임을 쌓아왔다"고 회사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유제도 이사는 시장 전망에 대해 "우량 물건에 다수 입찰자가 참여하는 쏠림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대형 거래 자문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조 몸값 '더에셋' 매입매각 자문 성료

세빌스(Savills) 1855년 영국에서 설립된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다. 전 세계 70여개국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한국사무소는 1994년 만들어졌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부동산 자문사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세빌스코리아는 BHP코리아 지분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사세를 키웠다. 2005년과 2008년에 각각 절반씩 지분을 사들였다. BHP코리아는 국내 부동산 투자자문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 회사로 수많은 1세대 전문가를 배출했다. 이수정 대표 역시 BHP코리아 출신이다.



하기영 상무는 투자자문(Investment Advisory)본부를 "회사의 네트워크와 지식·데이터가 집약되는 핵심 부서"라고 소개하면서 "1팀에선 중대형오피스·호텔·리테일·개발사업 등 다양한 부동산의 매입매각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빌스코리아는 현재 △투자자문 △오피스임대 △자산관리(Property Management) △프로젝트매니지먼트(Project Management) △리테일 △산업용부동산 △리서치·컨설팅 등의 서비스 영역에서 180여명의 전문가가 함께 하고 있다.

이수정 대표가 투자자문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00년부터 BHP코리아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마제스타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스를 거쳐 2011년 세빌스코리아 투자자문본부장으로 합류했다. 2018년부터 대표직을 수행해 왔다. 그가 매듭지은 거래 규모만 25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세빌스코리아 하기영 상무와 유제도 이사. (출처=세빌스코리아)

더에셋 매각 자문은 하 상무가 속한 1팀에서 담당했다. 투자자문본부는 이 대표 아래 하 상무가 이끄는 1팀과 한국희 전무가 리더로 있는 2팀으로 나뉜다. 한 전무 역시 BHP코리아 출신으로 상업용부동산 업계에서 20년 이상 몸 담았다. 그는 코람코자산신탁이 2018년 과거 '삼성물산 서초사옥'으로 불렸던 더에셋을 인수할 때 투자자문을 맡았던 인물이다.

하 상무도 이 대표와 인연이 깊다. 2003년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인 뒤 딜로이트, JLL, ING리얼에스테이트(현 CBRE글로벌인베스트먼트) 자회사 등을 거쳤다. 그는 "리테일 자산관리, 투자 물건 분석 등의 업무를 경험하면서 회사별 투자 가이드라인의 존재를 알게 됐고 관련 업무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떠올렸다. 이후 2008년 마제스타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스에서 이 대표를 만나 투자자문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2016년 클로징한 '강남역 나라빌딩(에이플러스에셋타워) 거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하 상무는 "당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매수자의 펀딩 실패, 전략적투자자(SI) 변경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GBD 평당가 기록을 경신해 딜을 마무리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 손바뀜이 될 때도 두나무를 유치하면서 다시 한번 GBD 평당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에이플러스에셋타워는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로 인수하면서 다시 '강남 DF타워'로 이름이 변경됐다.

유제도 이사는 하 상무를 도와 더에셋 매각 성사에서 주효한 역할을 했다. 유 이사는 부동산 관련 업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딜로이트에서는 부동산 컨설팅을, IBK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선 IB 업무를 맡았다. 자산운용사와 시행사도 거쳤다. 그는 "회계법인이 부동산 자문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던 201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하 상무와도 딜로이트에 있을 때 만나 인연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는 세빌스코리아에 합류하기 전까지도 시장에 알려진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다수 수행했다. △경인아라뱃길 마케팅 전략 수립 △엘시티 사업화 방안 컨설팅 △현대자동차 한전부지 매입 컨설팅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투자 심사 △독일 아마존 물류센터 매입 등을 진행했다. 그는 "폭넓은 커리어를 쌓은 덕에 매수자와 매도인 양방향의 시각으로 거래를 검토할 수 있게 됐다"고 강점을 설명했다.

◇올해 3조 클로징 목전…거래 점유율 40%

세빌스코리아는 올해만 3조원 이상의 거래를 매듭지을 전망이다. 주요 업무권역 모두에서 거래를 성사시켰다. 강남업무지구(GBD)에선 더에셋(1조1000억원)을 비롯해 T412(3270억원) 등의 투자자문을 세빌스코리아가 맡았다. 시내업무지구(CBD)에선 씨티스퀘어(4281억원), 정동빌딩(3500억원), 광화문G타워(2890억원) 등이 거래됐다. 여의도업무지구(YBD)에선 미래에셋증권 빌딩(3727억원) 매입매각 자문을 수행했다. 위 클로징된 거래들의 규모만 합산해도 이미 3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오피스 거래의 약 40% 세빌스코리아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 상무는 "세빌스코리아 리서치본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오피스 거래 규모는 7조6000억원이었다"고 말했다. 또 "4분기 중에도 정동빌딩·미래에셋증권빌딩·센터플레이스 등의 거래가 완료됐고 코레이트타워·돈의문디타워·더익스체인지서울 등의 거래가 종결을 앞두고 있다"며 "작년 9조3000억원을 웃도는 10조원대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빌스코리아는 이 중 코레이트타워 매각 주관사를 맡아 자문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한국토지신탁이 세빌스코리아를 단독 자문사로 선정했다. 거래 가격 4400억원 규모로 클로징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엔 페블스톤자산운용이 퍼시픽타워의 매각 주관사로 세빌스코리아를 택했다.

특히 세빌스코리아는 트로피에셋 자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 이사는 "2017년 이후 2만5000평 이상의 트로피에셋 거래는 총 9건 이뤄졌다"며 "이 중 7건을 세빌스코리아가 클로징시켰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 중 미래에셋증권 빌딩 매각이 성사되면서 3대 업무권역 평당 최고가 거래 트렉레코드 모두 세빌스코리아가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YBD 미래에셋증권 빌딩은 올해 평당 3150만원에, CBD 서린빌딩은 2021년 평당 3955만원에, GBD 에이플러스에셋타워는 2022년 평당 4751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더에셋 매각 1조원 이상 메가딜(Mega Deal) 트렉레코드 역시 세빌스코리아가 모두 휩쓸게 됐다. 하 상무는 "3대 업무권역에서 오피스가 1조원 이상에 거래된 건 역대 단 3건 밖에 없었다"며 "2018년 센트로폴리스를 1조1200억원에, 2021년 서린빌딩을 1조원에, 올해 더에셋을 1조1100억원에 매각 성사시켰다"고 덧붙였다.

하 상무는 '시니어 리더십'을 세빌스코리아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저를 포함해) 이수정 대표와 한국희 전무 모두 세빌스코리아에서만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왔다"며 "시니어 역시 실무 최전선에 나서 업무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호 존중 문화로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췄다"며 "세빌스코리아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1세대 전문가들이 계속 함께해 오고 있는 점은 세빌스코리아가 트로피에셋 거래를 주도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하 상무 이사가 언급한 에이플러스에셋타워(현 강남 DF타워)와 올해 더에셋 거래 모두 세빌스코리아에서 과거 한 차례 이상 자문을 수행한 바 있다. 하 상무는 "업계 내에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같은 자산에 대해 여러 차례 자문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유 이사는 국내 오피스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면서 "지난 3~5년간 오피스 공급 둔화와 임대료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다른 국가에 비해서 오피스 물건 거래가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 "최근 기준금리 인하 추세로 담보대출 금리와 캡레이트와의 차이가 빠르고 좁혀지고 있는 점은 내년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별·자산별 양극화에 대한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유 이사는 "CBD를 중심으로 2028년 이후 다수 대형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어 임대 시장과 거래 시장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많은 딜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특정 우량 물건에 다수 입찰자가 참여하는 쏠림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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