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핵심 영업권 '경기' 확보…관건은 매각가③업계선 2000억 예상, 인수 주체 OK넥스트…부실자산 평가 중점 실사
김서영 기자공개 2024-12-04 13:30:07
[편집자주]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나선다. 올해 연말까지 대부업 청산 10년 로드맵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규모의 경제를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최윤 OK금융 회장이 꿈꾸는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영업 전략 변화와 시너지 효과, 그에 따른 리스크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4: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후 얻게 될 시너지 효과에 눈길이 쏠린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에 비해 부족했던 영업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서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핵심 권역인 인천·경기 영업권을 확보할 수 있어 기대하는 바가 크다.역시 문제는 가격이다. 앞서 우리금융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실사 과정에서 매각가를 조율했으나 이견이 커 딜이 결렬됐다. 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상상인저축은행이 보유한 영업자산의 부실 정도를 어떻게 평가할 건지에 따라 이번 딜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핵심 권역' 인천·경기 추가로 영업권 4개로 확대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는 '영업권 확장'이다. 국내 저축은행은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영업권에 제한을 받는다. 전국은 6개 권역으로 나뉘는데 △서울 △인천·경기 △충청권(대전·충남·충북) △전라권(광주·전남·전북·제주) △강원·경북권(대구·경북·강원) △경남권(부산·울산·경남) 등이다.
개별 권역에 따라 정해진 대출 비중을 준수해야 한다. OK저축은행은 서울과 충청권, 그리고 전라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세 권역에서 대출의 50%를 소화해야 영업권이 없는 나머지 권역에서도 대출 50%를 일으킬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대형사 중에서도 영업권 개수가 적은 편에 속한다. 자산 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은 경남권을 제외한 5개 권역에 대해 영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전신은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이다. 당시 이들 저축은행이 보유한 영업권이 적었기 때문에 OK금융 인수 이후에도 영업권이 그대로 유지됐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천·경기권에 영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OK금융이 OK저축은행에 더해 상상인저축은행을 품게 된다면 영업권이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어나게 된다. 영업권역 확대로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비대면 채널 영업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M&A에선 인천·경기 영업권 확보가 핵심이다. 인천·경기, 즉 수도권은 서울 권역 다음으로 인구가 많아 영업 측면에서 메리트가 크다. 반대로 지방에 거점을 둔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많이 올라왔으나 인수 매력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OK금융 내부에선 이번 M&A를 두고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부동의 1위인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역전할 기회라는 해석이다. OK저축은행은 영업권 개수에서 SBI저축은행에 뒤지지만, 1조원 정도 차이 났던 자산 격차를 올 상반기 말 5000억원 수준으로 좁혔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로 영업권을 4개로 늘려 자산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딜 완주 핵심은 '매각가'…자산 부실화 정도 관건
인천·경기 영업을 보유한 상상인저축은행은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결국 딜 완주의 핵심은 가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의 희망 매각가는 3500억~3800억원 정도로 전해진다. 다만 실제 매각가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실사 단계에서 언급된 매각가는 25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그 사이 업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저축은행업계에선 실제 매각가가 2000억원 정도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OK금융이 OK저축은행을 통해 시장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다 보니 실사 작업이 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언급된 2000억원은 상상인저축은행의 자본금 수준이다. 한 마디로 자본금 이외에 자산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단 의미다. 영업자산의 부실화 정도가 매각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상상인저축은행의 자본금은 219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2709억원) 대비 19.16% 감소한 수치다.
또한 양사간 여신 포트폴리오도 차이가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기업금융 비중이 70~80%로 높다. 기업금융에 브릿지론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채권이 많이 녹아있다. 이런 채권들이 부실이 아닌 자산으로 인정받아야 매각 가능성이 커진다. 영업권이 늘어나는 메리트에도 부실자산이 많은 건 인수자에게 부담이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주체는 OK넥스트로 점쳐진다. 저축은행은 상장 또는 비상장사 주식 보유에 대해 유가증권 투자 한도를 적용받아 인수 주체로 나설 수 없다. OK넥스트는 과거 러시앤캐시가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해 새로 탈바꿈한 계열사로 OK홀딩스와 함께 그룹 내 M&A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삼성카드, 5년 만에 '전자맨' 복귀
- [캐피탈사 CEO 연임 레이스]최대 실적에 성장동력 확보한 함석호 IBK캐피탈 대표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핵심 영업권 '경기' 확보…관건은 매각가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최하위 수준 떨어진 건전성…OK금융, 리스크 감내 가능할까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최윤 회장의 '종합금융그룹 꿈' 어디까지 왔나
- [제4인터넷은행 풍향계]유뱅크, '시니어·외국인' 고객군 차별화…주주구성은 고심
- [KB금융 인사 풍항계]새 행장 맞는 국민은행, 외부 영입 인사들의 운명은
- [우리은행 인사 풍향계]부행장 대거 퇴진 수순…계열사 CEO 인선 영향은
- 토스뱅크, 흑자 전환 앞두고 기업대출 속도 조절
- 삼성카드, 김대순 리스크관리실장 부사장단 합류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핵심 영업권 '경기' 확보…관건은 매각가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최윤 회장의 '종합금융그룹 꿈' 어디까지 왔나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대부업 탈피 OK금융, 본업 경쟁력 강화 나서나
- 한투저축, PF 부실관리와 신용대출 중심 영업 '투트랙'
- 다올저축, 분기 흑자전환…건전성 관리는 과제
- [롯데카드 베트남 공략]공성식 법인장 "탄탄한 중견 금융사로 우뚝 서겠다"
- [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우리금융]최동수 F&I 대표, 수익 성장 힘입어 그룹 내 존재감 '확대'
- [롯데카드 베트남 공략]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한 '협력 시너지' 강화
- [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독자결제망 성과…비은행 순익 '1위'
- [금융 人사이드]한삼주 솔브레인저축 대표, 경영 악화 속 '4연임'